1. 전설적 투자자의 마지막 편지
2025년 2월, 투자의 神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이 공개되었습니다. 9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이 편지는, 어쩌면 버핏의 마지막 주주서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15페이지에 걸친 이 편지에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경영 원칙,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담겨 있습니다. 1965년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이후 60년 동안 누적 수익률 5,502,284%라는 믿기 힘든 성과를 달성한 버핏의 마지막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2. 버핏의 핵심 메시지: "실수를 인정하고, 빠르게 해결하라"
버핏은 이번 서한에서 "실수를 인정하고, 빠르게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연례 서한에서 '실수(mistake)' 또는 '오류(error)'라는 단어를 총 16번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버핏은 "실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면, 이들은 자신의 실패를 숨기거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기업들이 "마치 경영진이 완벽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도를 저하시킨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버핏은 아마존을 긍정적인 예로 들며, "대부분의 대기업은 실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아마존은 예외적으로 연례 서한에서 정직하게 실수를 인정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였다"라고 칭찬했습니다. 반면 "다른 많은 대기업들은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happy talk)'와 이미지 개선용 사진만을 제공하며, 실수를 숨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3. 버크셔 해서웨이의 놀라운 성과
버크셔 해서웨이는 1965년부터 2024년까지 약 5,502,284%에 달하는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연평균 19.9%의 복리 수익률에 해당합니다. 이를 쉽게 이해하자면, 1965년에 버크셔 해서웨이에 10만 원을 투자했다면 2024년에는 약 55억 원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2024년 기준 버크셔의 연간 영업이익은 474억 4000만 달러(약 68조 원)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약 32조 원)의 2배를 웃돌았습니다. 버크셔가 확보한 현금은 무려 3342억 달러(약 480조 5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1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4. 버크셔의 사업 구조와 투자 전략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 철도, 에너지, 제조업을 아우르는 다각화된 지주회사입니다. 2024년 영업이익 기준 사업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보험 인수: 90.2억 달러
② 보험 투자 수익: 136.7억 달러
③ 철도(BNSF): 50.3억 달러
④ 에너지(BHE): 37.3억 달러
⑤ 제조·유통·서비스: 130.7억 달러
⑥ 비지배 지분 수익: 15.2억 달러
⑦ 환차익: 13.9억 달러
버핏은 보험사들이 받은 보험료 중 아직 보험금으로 지급되지 않은 돈인 '플로트(Float)'를 활용해 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버크셔의 성장을 이끌어왔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보험 인수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내어 자금 조달비용을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버크셔가 운용 중인 플로트 자금은 1710억 달러(약 245조 원)에 달합니다.
5.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
버핏은 이번 서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보험금 지급 증가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최근 허리케인, 홍수, 산불, 폭풍 등의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보험료 수입은 6.1% 성장한 데 반해 지급은 17%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버크셔의 플로트 활용 전략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버크셔는 장기 보험 계약(10~20년)보다는 1년 단위 계약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조절하고 있으며, 보험 인수 기준을 강화해 고위험 고객을 줄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6. 투자 포트폴리오와 미래 전략
버크셔는 189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대형 기업들의 주식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주요 보유 주식으로는 애플(1,740억 달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59억 달러), 코카콜라(256억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293억 달러) 등이 있습니다.
버핏은 미국 주식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은 강력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지난 235년 동안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이뤄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버핏은 일본 5대 종합상사(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에 대한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들 기업의 저평가된 주가, 꾸준한 배당, 그리고 미국 기업에 비해 낮은 경영진 보수를 투자 이유로 꼽았습니다.
7. 경영 승계와 미래 전망
94세인 버핏은 그렉 아벨(Greg Abel)이 CEO로 역할을 승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벨은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보험 사업부 담당 부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버핏은 "아벨이 버크셔의 경영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주주들에게 솔직한 보고를 하는 문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영진이 주주를 속이기 시작하면, 결국 자신도 속이게 된다"라고 강조하며 경영진의 솔직함과 정직성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8. 결론: 버핏의 유산과 버크셔의 미래
워런 버핏의 2025년 주주서한은 그의 투자 철학과 경영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빠르게 해결하는 문화, 장기적 가치 투자, 그리고 주주와의 솔직한 소통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습니다.
버핏은 "주식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핵심은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라며 자신의 투자 철학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것이 최상의 투자 전략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버핏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러한 가치를 계승하며 새로운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기술 혁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 새로운 위험과 기회 속에서 버크셔 해서웨이가 과연 과거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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