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법인세 1위에 오른 이유와 경제적 의미

한국은행이 법인세 1위에 오른 이유와 경제적 의미

 

2025년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납부할 법인세가 2조 5,782억 원에 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전통적인 대기업들을 제치고 법인세 납부 1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한국은행이 기록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 7조 8,189억 원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1. 한국은행의 수익 원천

한국은행이 이처럼 막대한 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증시의 활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증시 투자 수익이 8조 3,172억 원에 달했고, 채권 이자 수익은 11조 5,9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습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287원에서 1,542원으로 상승하면서 외화자산의 평가이익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채권 가격도 상승하면서 운용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2. 대기업들의 부진 상황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3년에 11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못했고,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12조 4,000억 원으로 회복했지만 전년도 적자 공제로 인해 법인세 납부액은 수천억 원에 그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 역시 법인세 납부액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법인세 납부액은 크게 줄어든 반면, 한국은행은 법인세 1위에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3. 경제 전문가들의 진단과 우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법인세 1위를 차지한 현상을 경제 구조의 불균형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전 국회의원 유승민 씨는 “공공기관이 법인세 1위를 하는 것은 실물경제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체납세가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등 산업 전반의 어려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 법인세 총수입은 62조 5,000억 원으로 전년 80조 4,000억 원 대비 약 22% 감소했고, 국세 총수입도 정부 예상치보다 30조 원 이상 부족한 336조 5,000억 원에 그쳤습니다. 수출기업의 매출이익률도 전년 대비 하락하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부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4. 원인과 영향

한국은행의 수익 대부분은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발생했지만, 이는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취약성을 의미합니다. 2024년 기준 한국은행 외화자산 중 미국 국채가 64%, 미국 주식이 21%를 차지해 높은 집중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할 때마다 한국은행의 평가이익은 약 4조 원 증가하는 구조인데, 2024년 환율이 약 255원 상승하면서 약 10조 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의 원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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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향후 전망과 정책 과제

2025년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이 5조 원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건설업체의 체납세가 더 늘어날 우려도 있습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따른 한국은행의 평가이익 증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 강화, 외화자산 운용의 다변화, 그리고 기업 부채 조건 개선을 위한 금융지원 패키지 마련 등을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6. 결론

한국은행이 법인세 1위를 차지한 현상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특히 민간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임을 반영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축적된 외환보유고가 오히려 민간 경제의 부진을 가리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진정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수출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내수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합니다.

 

2025년이 한국 경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해가 될지, 아니면 현재의 어려움이 장기화될지는 정책 당국과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과 기업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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