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고관세 전략과 미란 보고서의 실체 (feat. 기축통화 발행국)

트럼프의 고관세 전략과 미란 보고서의 실체 (feat. 기축통화 발행국)

 

2025년 들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과 예측 불가한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를 매일같이 뒤흔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세 부과 발표 직후 뉴욕 증시에서만 약 9,60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 뒤에는 ‘미란 보고서’라는 경제 전략 문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 ‘미란 보고서’란 무엇인가

미란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책사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작성한 40여 쪽 분량의 전략 문서로, 공식 명칭은 ‘세계 무역 시스템 재편을 위한 사용자 안내서’입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이 보고서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대통령이 된 뒤 미란을 경제정책 총괄로 영입해 고관세 정책의 이론적·실무적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보고서의 핵심 논지는 미국이 기축통화(달러) 발행국으로서 누리는 이점이 오히려 ‘강달러’라는 구조적 문제를 낳아 미국 제조업과 무역수지에 장기적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달러가치가 높아질수록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무역적자가 심화되며, 이는 제조업 쇠퇴와 중산층 붕괴로 이어진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미란은 미국 중서부 ‘러스트벨트’의 쇠락을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2.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 미란 보고서의 실전 적용

미란 보고서는 미국이 직면한 ‘트리핀 딜레마’(기축통화국의 쌍둥이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동맹국 포함 모든 주요 교역국에 최대 20%의 고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관세를 통해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일본 등 동맹국에도 20% 넘는 상호관세를, 중국에는 104%라는 초고율 관세를 매기며 세계 무역질서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미란은 “세계는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와 달러 기반 무역 시스템이라는 글로벌 공공재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즉, 미국의 무차별적 관세는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와 금융 인프라에 대한 ‘정당한 청구서’라는 논리입니다.

 

3. 고관세 정책의 기대효과와 현실적 한계

미란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는 상대국 통화가치 하락(환율상쇄 효과)을 유도해 부담을 상대국에 전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관세 인상은 공급망 재편을 촉진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미 수출국의 경제적 부담을 키워 미국에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더 복합적입니다.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거나, 주요 교역국의 환율 변동폭이 제한적일 경우 미국 내 수입업자와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관세의 실질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글로벌 성장률 전망도 하락하는 등 단기적 부작용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국가별 차등 관세 전략은 EU,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의 보복 관세와 교착 상태를 야기하는 등 정치·경제적 복잡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면 영국, 멕시코처럼 협상과 양보로 충격을 일부 완화한 사례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치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4. ‘100년 무이자 국채’라는 극단적 카드

미란 보고서는 관세 다음 단계로, 동맹국에 100년 만기 무이자 미국 국채를 강제로 판매하는 방안까지 제안합니다. 이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감수하며 세계 경제에 기여한 만큼, 동맹국들이 그 대가로 미국에 장기 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줘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이 정책이 도입된 적은 없지만, 고관세 정책이 현실화된 만큼 다음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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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트럼프노믹스의 세 기둥: 관세, 규제완화, 감세

미란은 트럼프노믹스를 ‘무역협상-규제완화-감세’라는 세 기둥으로 설명합니다. 관세를 통해 무역적자를 줄이고, 관세 수입으로 기업·가계 감세의 재원을 마련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2024회계연도 미국은 국채 이자로만 1조 1,330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관세 수입이 늘어나면 그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6. 세계 경제는 어디로?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과 미란 보고서가 제시하는 전략은 미국의 구조적 경제 문제(강달러, 무역적자, 제조업 쇠퇴)에 대응하는 새로운 실험이자, 글로벌 무역질서에 거대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미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지, 아니면 세계 경제에 더 큰 불확실성과 비용을 안길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돌발 행보와 고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그리고 ‘100년 무이자 국채’ 같은 극단적 카드가 현실이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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