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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시멘트 업계 불황과 업계 반응 (feat. 건설경기 침에의 영향)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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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업계 불황과 업계 반응 (feat. 건설경기 침에의 영향)
시멘트 업계 불황과 업계 반응 (feat. 건설경기 침에의 영향)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시멘트 생산량 및 출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멘트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IMF 외환위기 때보다 출하량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는데요. 이외에도 환경 설비 투자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 악화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기간산업인 시멘트 산업의 불황은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시멘트 산업 불황과 업계 반응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시멘트 생산량 및 출하량 감소

전방산업인 건설업의 부진이 시멘트 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멘트 생산량은 2,274만 t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수치입니다. 출하량 역시 12% 감소하여 2,284만 t을 기록했죠.

 

자연히 재고도 늘어났는데요. 상반기 시멘트 재고는 126만 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습니다. 이 126만 t을 가지고 102.5 제곱미터 규모의 아파트 6만 3천여 가구를 지을 수 있을 정도니, 현재 쌓여있는 재고 규모가 상당함을 알 수 있죠.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의 재고는 무려 78.7%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이 급격하게 감소한 이유는 건설업 불황으로 신규 주택 착공도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4년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주택 착공 물량은 16,024호로, 22.6% 감소했습니다. 7월 누계(1월~7월) 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27.5%가 증가한 143,273호를 기록했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주택 착공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10년 평균치와 비교해 보면 2022년을 기준으로 주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죠.

 

월별 착공 추이 및 연간 7월 누계 착공 추이
월별 착공 추이 및 연간 7월 누계 착공 추이

 

주택 인허가 역시 전월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22.8% 감소하여 시멘트 수요 진작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는 생산량 조절을 위한 부분적인 설비 가동 중단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시멘트 제조 설비는 큰 규모 탓에 한번 가동을 멈췄다가 재가동 하는 데만 수억 원이 투입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유지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월별 인허가 추이 및 연간 7월 누계 인허가 추이
월별 인허가 추이 및 연간 7월 누계 인허가 추이

 

시멘트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2-3년 내 연간 출하량이 역대 최저점인 4,000만 t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내놓았는데요. IMF 때도 4,000만 t 이하로 떨어지진 않았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2. 비용 상승

시멘트 업계에 들이닥친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전기요금 상승 가능성과 환경 설비 투자 압박으로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직·간접적인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악재로 뽑힙니다.

 

1) 전기요금 상승

전기요금은 시멘트의 핵심 원재료인 유연탄과 같이 시멘트 제조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데요. 2022년 4월 kwh당 101.4원이었던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은 현재 153.5원까지 치솟았는데요. 지난 2년 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51.3%가량 상승한 셈입니다.

 

이미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상승한 상태지만, 추가적인 전기요금 상승도 예견되어 있어 비용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 4분기 전기요금의 경우 일단은 동결됐지만, 한국전력의 부채가 202조 원에 달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어 연내 인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에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은 떨어졌지만,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복병 때문에 원가 절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죠.

 

2) 환경 설비 투자 부담 증가

이에 더해 환경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환경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정부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죠. 주 골자는 충북 지역 시멘트 업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2025년 135ppm에서 2029년 110ppm까지 줄이는 것인데요. 이에 한국시멘트협회는 질소산화물 규제 기준 강화에 대한 공동 성명을 내고 배출량 기준 강화 시점을 유예해 달라고 건의했죠. 정부가 제시한 규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고효율의 질소산화물 저감 시설을 도입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시설은 독일 등 일부 국가만 가지고 있는 데다, 효율 저하 및 부적합 등을 이유로 재시공하는 사례가 있을 만큼 효과가 입증된 시설은 아니라는 게 협회의 설명입니다.

 

시멘트 업계는 이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발맞춰 환경 설비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요. 한국시멘트협회 회원사들의 설비투자 계획 6,076억 원 중 80%가 환경영향 저감 투자일 정도죠. 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3194억 원의 순이익이 나긴 했지만, 올해 예상 순이익을 모두 환경영향 저감 등을 위한 설비 투자에 투입한 수준이라고 평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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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설업계와 정부의 반응

하지만 건설업계와 정부가 시멘트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건설업계는 유연탄 가격 인하와 업계 고통 분담을 근거로 시멘트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죠. 또한 중국산 시멘트 수입 카드도 꺼내 들었는데요. 건설업체 구매 담당자들로 구성된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지난 6일 중국산 시멘트 중개 업체와 중국산 시멘트 수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죠. 사일로의 위치와 개수, 공급 물량과 출자금 및 지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미루어 보아 국내 시멘트 업체와의 가격 협상을 위한 수 그 이상의 의미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정부도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시멘트의 가격 하락을 유도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는데요. 국토교통부는 시멘트 수입 및 비축 방안 관련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을 만큼 시멘트 가격을 잡아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죠.

 

4. 시멘트 업계 반응

시멘트 업계는 수요는 줄고 비용은 늘어나는 악재가 겹친 상황에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인데요. 올 상반기는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하반기부터는 매출 감소 및 이익률이 악화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죠.
또한 현재 가격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현재 국내 시멘트 가격은 t당 11만 2000원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t당 9만 6082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의 시멘트 가격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입니다. 게다가 저렴하다 알려진 중국산 시멘트 예상 가격도 9만 5400원 정도고, 여러 비용을 추가하면 오히려 비싸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죠.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축, 토목, 주택 등 모든 인프라 건설에는 시멘트가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요. 침체기를 겪고 있는 시멘트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수요 진작과 비용 감소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사비 안정이 이루어져야 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요. 시멘트업과 건설업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을 희생시키는 게 아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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