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한국에만 있다는 쇼핑 기능 (feat.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오로지 한국에만 있다는 쇼핑 기능 (feat.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지금 세계에서 온라인 쇼핑몰 경쟁이 가장 치열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본거지인 미국? 어마어마한 인구의 중국? 쟁쟁한 나라들을 다 제치고, 한국이 세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어요. 안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유튜브가 ‘우리도 쇼핑 기능을 출시하겠다’라며 도전장을 내밀었거든요.

 

1. 유튜브에서 쇼핑이 가능해진다고?

지난 25일, 유튜브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쇼핑 전용 스토어’를 출시했어요. 유튜브 영상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만든 기능이죠. 지금까지는 유튜브에서 직접 광고하는 상품이라도 링크를 타고 외부 쇼핑몰에 접속해서 구매해야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별도의 절차 없이, ‘구매하기’ 버튼만 누르면 유튜브 앱 안에서 상품을 살 수 있게 돼요.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필수 정보만 입력하면 바로 주문이 가능하죠.

 

유튜브가 쇼핑 기능을 출시하자, 유튜버들이 가장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뷰티, 패션, 게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벌써 쇼핑 스토어를 연결한 영상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어요. 또 ‘유튜브 쇼핑 스토어 설정하는 방법’, ‘유튜브 쇼핑 스토어 후기’ 등 새로운 기능과 관련한 영상도 다수 업로드됐고요.

 

2. 세계 어디에도 없던 기능을 한국에서?

유튜브가 미국도, 유럽도, 중동도 아닌 한국에서 쇼핑 기능을 처음으로 소개한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에요. 보통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는 미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유튜브가 이렇게 이례적인 시도를 한 건, 한국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여요. 먼저 한국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좀 살핀 뒤에, 점차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인 거죠.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카페24’와 손잡고 이런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구글은 지난해 말 카페24에 260억 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어요. 구글이 다른 회사에 직접 투자하는 건 상당히 드문 경우인데, 그만큼 이번 사업에 공을 들인 것으로 해석돼요.

 

카페24는 온라인 쇼핑몰의 운영 및 관리를 돕는 기업인데, 쇼핑몰의 결제 중개수수료가 핵심 수익이에요. 쇼핑몰의 거래대금이 늘어날수록 매출도 증가하는 구조죠. 유튜브와 협업한다는 소식에 카페24의 주가는 지난달 대비 3배 가까이 치솟았어요.

 

반응형

3. 유튜브는 왜 한국을 찜했을까?

1) 못 말리는 한국인의 유튜브 사랑

유튜브는 한국인들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앱이에요. 지난달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튜브를 이용한 시간은 18억 210만 8천 시간으로,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네이버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어요. 전체 스마트폰 앱 사용 시간 중에서 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3%에 이른다고 해요. 한국인이 스마트폰을 켜면 3분의 1은 유튜브 시청에 쓴다는 소리죠.

 

2) 한국만큼 트렌디한 나라 있을까?

한국의 소비자들은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 봐도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에요.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온라인 쇼핑 문화도 굉장히 발달해 있어요. 세계에서 온라인 쇼핑이 가장 발달한 나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유튜브나 틱톡 등 영상 플랫폼이 인기를 끈 이후로는 물건을 사기 전에 유튜브에서 상품 추천이나 후기 영상을 먼저 찾아보고 결정하는 문화가 생겼어요. 유튜브는 이런 종합적인 이유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출시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커요. 

 

4. ‘이커머스 격전지’로 부상한 한국

유튜브까지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말 그대로 포화상태가 됐어요. 원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압도적인 1등 쿠팡과 네이버를 필두로 한 ‘반 쿠팡 연대’가 경쟁하는 구조였는데요. 지난해부터 알리익스프레스(알리)나 테무와 같은 중국 직접구매 업체들이 국내에서 덩치를 키우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어요.

 

최근에는 중국의 떠오르는 패션 플랫폼인 ‘쉬인’까지 국내 진출을 선언했어요. 쉬인은 지난 2022년 말에 한국 법인을 설립했지만, 한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쉬인은 2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앱에 등극할 만큼 이미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패션 플랫폼이에요. 주로 가격이 저렴한 패스트 패션 제품들을 판매하는데, 국내 앱인 ‘지그재그’나 ‘에이블리’와 고객층이 많이 겹칠 것으로 보여요.

 

복잡해진 경쟁 구도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시름이 짙어지는 모양새예요.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응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유튜브라는 더 강력한 경쟁자까지 맞닥뜨린 상황이니까요. 이제는 생존을 위해 정말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 있는 거예요.

 

728x90

5. 이제는 동영상 쇼핑의 시대

유튜브 커머스 시장 진출이 의미하는 또 다른 바는, 바로 ‘영상 커머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거예요. 기존 온라인 쇼핑이 사진과 상품 설명 위주였다면, 이제는 동영상으로 보다 입체적으로 상품을 구경하고 구매하는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거죠.

 

영상 커머스의 대표적인 방식은 ‘라이브 커머스’예요.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커머스’의 합성어로,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쇼핑하는 방식을 말해요. 시청자와 즉석에서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평균적인 이커머스에 비해 실제 구매로 연결되는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라이브 방송의 구매 전환율은 30% 수준으로, 일반 온라인 쇼핑 구매 전환율인 2.06%보다 10배 이상 높아요. 일반적으로 100명이 접속하는 쇼핑몰에서 2명만 상품을 구매한다면,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100명이 방송을 시청하면 30명은 지갑을 연다는 뜻이죠.

 

우리나라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원 수준으로, 전체 이커머스 시장 규모(226조 원)의 1.3% 수준이에요.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죠. 하지만 그만큼 빠르게 성장할 여지가 커요. 실제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대비 약 25% 성장했고, 이 정도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2028년에는 시장규모 24조 원(점유율 6.6%)까지 몸집을 불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현재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 유튜브가 시장에 뛰어든 데다 곧 틱톡도 국내에 자체 쇼핑 기능인 ‘틱톡숍’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어요. 해외에서 온 동영상 플랫폼 계의 양대 산맥이 경쟁에 참전하는 모양새가 된 거예요. 틱톡숍은 이미 미국, 영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유튜브와 틱톡은 패션이나 뷰티 업계에서 특히 장악력이 높은 플랫폼이에요. 이미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많기 때문에, 팬들이 어느 정도 구매력을 뒷받침해 주는 구조죠. 이런 팬덤 문화가 없는 기존 라이브커머스 업계 입장에서는 견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특히 홈쇼핑 업체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다만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요. 홈쇼핑 업체나 온라인쇼핑 업체들이 유튜브나 틱톡 등의 플랫폼을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거죠. 실제로 지금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높은 매출을 올리는 쇼핑몰들이 있고요. 과연 ‘유튜브 쇼핑’은 앞으로 온라인 쇼핑 업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오게 될까요?

---

 

결국 소송으로 가는 SM과 첸백시의 갈등 (feat. EXO의 첸, 백현 그리고 시우민)

찌라시와 가짜 뉴스에 골머리 앓는 대기업 (feat. 근거 없는 가짜 뉴스)

 

메타버스에서 게임이 잘 나가는 이유 (feat.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그리고 마인크래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