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팩트 체크가 안 된 속보나 언론에서 다루기 어려운 뒷이야기를 담은 소식지를 뜻하는 말인데요. 최근 찌라시를 통해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떠돌면서 증권가가 들썩였습니다. 대부분 근거 없는 가짜 뉴스로 판명 났지만, 관련 기업은 후폭풍을 겪어야 했습니다.
1. 삼성전자, 1조 원 손해 가짜뉴스 퍼져
1) 반도체 결함 루머에 떨어진 주가
지난 26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과정에서 대량의 결함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언론 보도까지 이어졌는데요. 삼성전자가 웨이퍼 20만 장 폐기를 검토 중이며, 피해 규모가 1조 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8만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웨이퍼란 주로 실리콘으로 만들어지는 반도체의 핵심 재료입니다. 얇은 원판 모양의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려낸 뒤 알맞은 크기로 자르면 우리가 아는 반도체가 탄생하죠.
2) 해명에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지난 24일, 수십 장의 불량이 나와 폐기하긴 했지만, 통상적인 수준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는데요. 2021년 미국 텍사스주 폭설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을 때 피해 규모가 웨이퍼 7만 1천 장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20만 장 폐기는 믿기 어려운 수치긴 했습니다.
3) 이번이 처음 아니야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가짜 뉴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미국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루머였는데요. 이에 주가가 3% 넘게 떨어졌죠. 이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를 부인하며 소동은 일단락됐습니다.
2. SK·현대차도 속앓이
1) 합병 루머에 주가 오른 SK
SK그룹도 근거 없는 찌라시에 속앓이 중입니다. 전반적인 그룹 개편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을 통해 확산된 탓인데요. 특히 계열사인 SK온과 SK엔무브,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소식이 퍼지며 구성원의 동요가 컸죠. SK그룹은 “다양한 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정해진 것이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2) 건강 이상설에 들썩인 현대차 주가
지난 14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망설이 퍼졌습니다. 이에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장중 14%가량 치솟았는데요. 정몽구 명예회장의 사망으로 현대차그룹 지분 구조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현대자동차의 지분 약 21%를 보유한 현대모비스에 관심이 집중됐죠.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당일 오후, 증권가에서 만들어 낸 이야기라며 반박했고, 현대모비스 역시 이와 같은 풍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 공시를 냈습니다.
3. 가짜 뉴스, 없는 곳이 없네
1) 엔터주, 신약 개발도 민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엔터주나 뉴스와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이오주는 찌라시와 가짜 뉴스에 훨씬 민감합니다. 지난 4일, 소속 연예인 관련 찌라시가 퍼진 SM엔터테인먼트는 주가가 8% 이상 하락하는 일을 겪어야 했죠. 항암제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 HLB도 지난 3월 신약 개발 중단 루머가 돌며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2) 코인 시장에도 가짜 뉴스가
최근에는 가상자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상장폐지 예상 코인 리스트’가 떠돌기도 했습니다. 오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가 해당 가상 자산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해당 리스트가 거짓이라고 일축했습니다.
3) 파급력이 3배야
찌라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 역시 가짜 뉴스로 혼란을 겪죠. 주로 주가 변동이나 정치적 혼란, 광고 수익 등이 목적인데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0년 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에 비해 주식 거래 물량을 더 많이 늘리고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3배나 더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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