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격적인 여당 참패
1) 조기 총선 참패한 자민당
지난 27일 치러진 제50회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당인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참패했습니다. 자민당은 191석, 공명당은 24석을 얻어 215석에 그쳤는데요. 기존 의석수인 279석 대비 64석이나 줄어든 것은 물론 과반인 233석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 15년 만에 깨진 과반
자민당과 공명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놓친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입니다. 자민당은 2012년부터 2014년, 2017년, 2021년까지 총 4차례 총선에서 한 번도 단독 과반을 놓치지 않았는데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가 최악의 결과로 돌아온 겁니다.
3) 입헌민주당은 약진
반면,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 의석수가 기존 98석에서 148석으로 늘며 크게 약진했습니다. 총선으로 제1야당이 된 정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해당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입니다.
2. 총선 참패 원인은?
1) 비자금 스캔들
최악의 성적표 이면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이 있습니다. 자민당 일부 의원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하면서 할당량 이상 티켓을 판 의원에게 초과분의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비자금을 조성해 왔던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징계를 받은 의원 수만 39명, 공천 대상에서 배제된 의원은 12명에 달했습니다.
2) 이시바 총리에 대한 실망?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거셉니다. 그간 자민당 내 소수파로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이시바는 기존 자민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요. 그러나 야당과 소통 없이 조기 총선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엎고 총리 취임 8일 만에 조기 총선을 발표하는가 하면, 비자금 문제로 공천하지 않은 출마자를 대상으로 활동비 2천만 엔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죠.
3) 고물가로 실질임금 감소
최근 물가가 크게 올라 실질 소득이 줄면서 민생이 피폐해진 영향도 큽니다. 교도통신이 지난 1~2일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9%가 새 내각의 우선 과제(복수 응답)로 '경기·고용·물가 대책'을 꼽았는데요. 그러나, 이시바 총리가 경제 대책에서 특별히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자 국민의 불만이 더 커진 것입니다.
3. 혼란스러워지는 일본 정계
1) 정권 교체 가능성도?
여당의 과반 확보 실패로 정권 구성을 위한 공방이 시작되면서 일본 정치권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일각에선 입헌민주당 중심의 정권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다만, 야당 의석을 모두 합쳐도 과반에 못 미치는 데다가, 국정 운영 경험이 부족한 만큼 당장 정권 교체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2) 이시바 내려와!
그래도 당내에서는 반대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책임론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는데요. 다만, 이시바 총리는 아직 중도 퇴임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죠.
3) 약해진 정책 추진 동력
자민당은 오사카 중심의 우파 정당인 일본유신회나 중도우익 정당인 국민민주당 등 다른 정당과의 연합으로 의석 과반을 확보해 정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레 정책 추진 동력은 약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시바 총리가 내세우던 아시아판 나토(NATO) 창설 등도 힘을 잃을 전망입니다.
나토(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란 북대서양 조약 기구의 표기 중 하나로, 약 30개국의 회원국을 보유한 정치, 군사 협의체입니다. 이름에 포함된 북대서양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북아메리카(미국, 캐나다)와 유럽 국가(독일, 프랑스, 영국 등)가 NATO의 회원국으로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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