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 부동산 대책을 정리한 적 있어요. 정부는 부동산 빅 이슈가 있거나 시장이 불안정하면 대중들을 안심시키고자 '대책'을 내놓아요. 앞에 붙은 날짜는 대책을 발표한 날이고요. 그래서 8.8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공급 많이 할게'였어요. 당시 집값이 무섭게 오르는 건 앞으로 아파트 신규 공급이 줄어들 거라는 불안 심리가 있었거든요.
그럼 어떻게 공급을 많이 할 건데?... 에 대한 대답 중 하나가 '그린벨트를 풀겠다'입니다. 즉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어놓은 곳을 오픈하여 아파트를 짓겠다는 거죠. 그 지역이 어디일까에 대한 여러 추측이 있었는데요, 드디어 지난 5일 발표됐습니다. 거기에 유일한 서울로 '강남'이 포함되어 있어 시끌시끌합니다.
1. 강남 서리풀지구를 아십니까
그린벨트 풀겠다고 한 지역부터 보고 갈게요. 서울 서리풀지구(2만 호), 고양대곡 역세권(9000호), 의정부 용현(7000호), 의왕 오전왕곡(1만 4,000호)입니다. 유일한 서울은 서리풀지구, 나머지는 서울 경계로부터 10km 이내에 있는 곳들이에요.
서울 지도에서 가장 하단에 '서리풀지구'가 있어요. 신분당선이 흐르고 향후 GTX-C도 지나갈 거예요. 정확한 지역으로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과 내곡동, 우면동 일원을 말해요. 다시 지도를 볼까요?
양재2동이라 적힌 부분 반경으로 개발이 될 거예요. 초록초록하죠? 서리풀지구는 강남이라고 하지만 비닐하우스가 즐비한 곳이에요.
2. 과반을 신혼부부에게
바로 저 서리풀지구에 2만가구가 들어설 건데요, 여기서 55%가 서울시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미리 내 집)으로 공급돼요. 미리 내 집은 또 뭘까요? 부동산엔 이름도 참 많네요.
3. 미리 내집이란,
전국에서 출산율 꼴찌인 서울시가 팔 걷어붙이고 선보인 출산 장려 정책이에요. '아기 안 낳는 이유=내 집 없어'로 보고 주거환경을 계속 개선하고 있는데요, 3년간 신혼부부에 공공주택 4400호를 공급하겠다. 가 핵심입니다. 그 1호가 '올림픽파크포레온'이었어요. 지난 7월, 300호 공급에 60대 1의 평균 경쟁률로 큰 호응을 얻었죠.
대개 공공주택이라고 하면 도심과 조금 떨어져 있거나 비선호 지역에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미리 내 집'은 1호부터 올파온이었으니 휘황찬란했죠. 그 여세를 몰아 서리풀지구에 1만 가구가 넘는 미리 내 집이 들어간다는 거죠.
4. '미리 내 집' 브랜드를 달고 나왔으니 혜택이 있겠죠?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이 주택은 10년 거주 후 출생아 수에 따라 거주기간을 최대 10년 연장할 수 있고 20년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 전환(2자녀 출산 시 90%, 3자녀 출산 시 80% 가격)할 수 있어요.
출산 장려 정책의 일환이니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어야겠죠? 그래서 서리풀지구도 어린이집, 독서실, 서울형 키즈카페, 미니 워터파크 등 육아환경을 갖춘 아파트로 기획한다고 해요.
5. 그럼 왜 서리풀지구가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낙첨된 걸까요? 우선 해당 지역은 주거 환경과 도심 접근성 등 측면에서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선호도가 높아요. 그리고 이미 훼손돼 개발제한구역으로 보존할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며, 대중교통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 추가 재원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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