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어요. 이번 대선은 누구도 승자를 장담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다들 두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세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전망하느라 바빠요.
특히 선거 직전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어요. 1~2개월 전만 해도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뀐 거죠. 여러 기관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제 지지율은 정말 50대 50이라고 봐야 할 정도예요.
두 후보의 정책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선거를 하루 앞두고 두 후보의 주요 정책들을 정리해 봤어요.
1. 서로 다른 정책들
1) 무역
무역 분야에서 강한 정책 변화를 주장하는 건 트럼프예요.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확 끌어올려서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고,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이에요.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와의 무역에서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 관세를 무기로 삼는 ‘보호무역’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요.
반면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바이든 정부의 기존 정책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여요. 트럼프 후보처럼 관세율을 확 높인다든지 보호무역을 대놓고 강화한다든지 하는 방식은 택하지 않을 전망이에요.
2) 친환경
친환경 정책은 해리스 후보가 더 적극적인 분야예요. 바이든 정부처럼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해 나가는 정책을 추진하겠죠.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에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화석연료로 얻는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바꿔나가는 정책이에요. 기존보다 더 강해질 거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기조는 그대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에요.
반면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완전히 뒤집겠다고 공언해 왔어요.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강하게 펴는 바람에 에너지에 쓰는 비용을 너무 많이 늘렸고, 이게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해요. 아직은 비싼 친환경 에너지보다 저렴한 화석연료를 사용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요.
3) 세금
해리스 후보는 법인세, 재산세 등 기업이나 부유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은 더 걷겠다는 입장이에요. 기업으로부터 걷는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고, 1억 달러(약 1,38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사람에겐 세금을 더 부과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죠.
반면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율을 오히려 15%까지 대폭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어요. 법인세율을 내려서 기업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보는 거예요. 트럼프 후보는 지난 26일(현지시간)에 법인세 인하 공약을 다시 언급하며 “일본‧중국‧한국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법인세를 내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2. 더 중요한 건 서로 같은 점?
선거에서 경쟁하는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특색 있는 정책을 내세우는 건 당연해요. 자신을 지지해 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같은 이유로 두 후보의 정책이 점점 비슷해지는 부분도 있어요. 표를 잃지 않기 위해 양측 모두가 따르는 일종의 ‘대세’가 있는 거예요. 두 후보의 서로 다른 공약 못지않게 이 부분도 중요해요.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향후 몇 년간 펼쳐질 흐름이기 때문이에요.
두 후보 모두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고, 첨단 기술 패권을 지키려는 정책은 이어나갈 것으로 보여요. ‘아메리카 퍼스트’로 불리는 이런 흐름은 이제 대세로 자리 잡은 분위기예요.
3. 계속되는 ‘미국 우선주의’
해리스 후보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펼친 기술 패권 강화 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커요. 대표적인 게 반도체지원법이에요. 이 법은 미국 내에 반도체 시설을 짓는 기업에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을 주는 정책이에요. 미국에 첨단 시설을 많이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죠. 해리스 후보는 이러한 정책에 더해 AI, 블록체인 등 다른 첨단 분야와 철강‧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까지 지원해서 미국 주요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요.
트럼프 후보는 앞서 설명했듯 높은 관세율을 적극 활용해 해외 기업들의 미국 수출을 불리하게 만들고, 미국 내 기업의 법인세율은 내리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을 지원할 방침이에요. 이런 정책은 특히 해외로 이전했던 미국 기업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유도에 효과적이에요. 무역 정책으로 일종의 차별 대우를 해서 미국 내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예요.
두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점 또한 같아요. 미국 우선주의 정책 중 하나로 볼 수도 있죠.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중국에 아주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예고했어요. 해리스 후보도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칩4(Chip4)를 결성하는 등 여러 정책을 펼쳤던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커요. 선거 결과가 어떻든 미‧중 갈등은 계속된다는 거예요.
4. 우리나라는 어떤 영향받을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나라 기업들은 걱정이 많은 상황이에요. 미국과 중국 사이가 계속 좋지 않아서 그 중간에 낀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두 후보가 서로 다르게 내세운 정책 중에서도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짓고 있는 현대자동차(전기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은 아주 난처해져요.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혜택을 볼 수 있기에 미국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공언한 대로 IRA를 폐지해 버리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겠죠.
해리스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런 걱정은 없겠지만, 법인세 인상이 부담이에요. 대체로 기업에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미국에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걱정할 만해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을 긴장시키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요? 이제 하루만 더 있으면 알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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