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갈등의 시작: 독점 공급망이 무너지다
2017년부터 8년간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단독 공급해 온 한미반도체와의 관계가 2025년 3월 균열을 맞았습니다.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420억 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복수 공급망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 직접적 계기입니다. 이 장비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의 핵심 장비로, D램 다이를 수직 적층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한미반도체는 이 결정에 대해 "특허 침해 제품이 경쟁사에 공급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2. 충격적인 대응: CS 엔지니어 철수와 가격 인상
한미반도체는 즉각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 상주하던 50여 명의 CS 엔지니어를 철수시키고, 무료 유지보수를 유료화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더 나아가 TC본더 가격을 25~28%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8년간 가격 동결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한화세미텍 장비의 대당 35억 원(한미반도체 25억 원) 가격 차이를 근거로 한 조치입니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이 긴급히 한미반도체 본사를 방문해 협상을 시도했으나, "공급망 다변화 방침은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섰습니다.
3. SK하이닉스의 고민: 리스크 vs 원칙
반도체 업계에서는 2~3개 공급사 유지가 표준 관행입니다. SK하이닉스는 생산 라인 중단 리스크 분산과 가격 협상력 강화를 위해 이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신규 공급사인 한화세미텍의 기술 신뢰도였습니다. HBM3E 12단 양산에 성공한 한미반도체와 달리, 한화세미텍 장비는 안정성 검증이 미흡한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세미텍 장비로 HBM 생산량의 30% 이상을 처리하면 수율 위험이 커진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 삼각 관계의 변화: 마이크론·삼성전자까지 경쟁 구도에 합류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의 갈등을 계기로 마이크론·삼성전자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부터 마이크론에 30~40대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2025년 상반기까지 동일 규모 추가 납품을 진행 중입니다. 삼성전자와도 10년 만에 관계 정상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삼성은 HBM3E 재설계 과정에서 TC-NCF 공정 도입을 검토 중이며, 한미반도체 장비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5. 2025년 TC본더 시장 전망: 3배 성장 예상
HBM 수요 증가로 TC본더 시장은 2024년 4.61억 달러(약 6,500억 원)에서 2027년 15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현재 한미반도체가 7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한화세미텍의 공격적 영업과 SK하이닉스의 공급망 재편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2025년 SK하이닉스의 2,000억 원 규모 발주 중 70% 이상을 한미반도체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6. 갈등의 본질: 특허 분쟁과 기술 주권
한미반도체는 2024년 12월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TC본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1년에는 한화세미텍으로 이직한 전 직원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금지 소송에서 승소한 전적이 있습니다. 이번 소송 결과는 향후 HBM 장비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받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미반도체의 기술 우위가 법적으로 인정되면 SK하이닉스의 공급망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라고 분석합니다.
7. 향후 전망: 5월 IR 행사가 분기점
한미반도체는 4월 22일 예정된 IR 행사를 5월 15일로 연기하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상 결과와 마이크론·삼성전자 수주 현황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업계는 "한미반도체가 28% 가격 인상을 유지할 경우, 연간 매출이 3,000억 원에서 3,840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동시에 삼성전자와의 협력 재개 여부도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8. 투자자 주목 포인트
① 5월 IR 핵심 키워드: 가격 인상 수용 여부, 신규 수주 물량 배분, 삼성전자 협력 진전
② 리스크 요인: 한화세미텍의 기술 검증 속도, 미국의 HBM 수입 규제 가능성
③ 성장 동력: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한 HBM 생산 확대, TC본더 시장 3배 성장 전망
"TC본더 전쟁"은 단순한 공급망 갈등을 넘어, HBM 시장 주도권 쟁탈전의 서막으로 평가됩니다. 5월 한미반도체의 IR 행사 결과가 양사의 관계 향방을 결정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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