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은행이 다른 중앙은행들과 다른 점
모든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 즉, 물가가 목표 수준만큼만 상승하기를 원합니다. 대다수 선진국 중앙은행의 목표 물가는 2%. 일본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일본은행을 뺀 나머지 중앙은행들은 모두 이 목표 물가 달성을 위해 물가를 대체로 억누르려고 합니다. 일본은행은 다릅니다. 20년 넘게 이어진 저물가 영향에 우에다 총재와 일본은행은 목표 물가 달성을 위해 물가를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한 많은 중앙은행들은 ‘임금 – 물가 상승’ 악순환의 연결 고리가 생성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편입니다. 연초 연준이 이걸로 시끄러웠고 한국은행도 한동안 임금 상승이 기조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했었습니다. 일본은 반대의 입장입니다. 임금이 올라서 물가를 상승시키고, 상승한 물가가 임금 상승을 견인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수요 압력에 의한 물가 상승을 원하는 것이 일본은행입니다. ‘임금-물가 상승’ 구조가 만들어져야 정책 정상화의 밑그림이 그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일본 임금 현황
임금은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야 오르게 됩니다. 미국이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들의 이익 현황, 전망 모두 긍정적. 고용도 채용 또는 고용 건수가 구직건수를 크게 상회(9월 기준 1.3배)하며, 단칸지수에 따르면 기업들은 당분간 노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고용주가 아쉬운 이 상황에서 10월 말 렌고(일본노동조합 총 연합회, 일본 최대 노조)가 2024년 춘투에서 기본급 3% 인상을 목표로 세웠으며, 총 인상률 목표는 5%입니다. 8월 기준 일본 제조업 임금의 기본급 상승률은 yoy 기준 1.7%입니다. 돈도 잘 벌고, 사람도 부족한 게 일본 기업들의 입장이니 렌고의 목표 달성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고 보입니다.
3. 정책 정상화를 위한 길
일본은행이 정책 노선에 변화를 주려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환율 안정과 수요가 견인하는 물가 상승. 일단 수요가 견인하는 물가 상승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지 않을까 합니다. 환율도 연준의 ‘Longer’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면 정책 정상화의 명분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 일본 통화정책의 변화는 확실해 보입니다.
'경제 > 거시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플레이션의 종료와 금리 인하 기대로 증시 상승 (feat. 채권시장의 분석) (58) | 2023.11.16 |
---|---|
인플레이션의 해결방안 (feat. 새로운 시대의 노인에 대한 관점과 소비패턴) (49) | 2023.11.14 |
지속적인 고금리에도 미국 경제가 식지 않는 이유 (feat. 금융시장) (52) | 2023.11.05 |
11월 FOMC 기자회견 핵심 정리 (feat.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기자회견 주요 내용) (47) | 2023.11.02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주식시장의 붕괴를 주도 (feat. 블랙스완) (63) | 2023.10.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