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한국 공략이 활발합니다. 한국 이커머스 업체는 초저가 전략과 명품 직구 강화 등으로 방어에 나섰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1위인 쿠팡도 위기감을 느꼈던 걸까요? 거래를 중단했던 업체와 관계 회복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1. 화해의 손 내민 쿠팡
1) 양사, 드디어 화해
쿠팡이 4년 9개월간 이어진 LG생활건강(LG생건)과의 냉전을 깨고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쿠팡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이번 달 중순부터 LG생건 제품의 로켓배송이 다시 시작됩니다.
2) 갑질로 과징금 물었던 쿠팡
2019년 4월, LG생건은 쿠팡이 최저가 납품을 요구하고 판촉비를 떠넘기는 등 '갑질'을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고발하고,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결국 쿠팡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33억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쿠팡이 공정위의 제재에 불복하며 제기했던 행정소송의 판결은 일주일 남아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LG생건과의 거래를 복원한 것입니다.
3) 쿠팡 따라잡으려는 알리 및 테무
쿠팡이 LG생건과 화해하려는 주된 이유는 중국 이커머스의 약진입니다. 작년 국내에서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1, 2위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입니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90%에 달하는 할인까지 진행한 덕분입니다.
4) 따라 잡히지 않으려면
쿠팡은 중국 업체들에 초저가 상품의 점유율을 일부 뺏기더라도, 크고 무거워서 해외배송이 어려운 세제, 음료 등의 상품 점유율은 지켜내고자 합니다. 이 세제, 음료는 모두 LG생건의 주력 상품입니다.
2. LG가 화해받아준 이유
1) 쿠팡의 양보
LG생건은 거래 중단 후 약 5년간 쿠팡 없이 견조한 실적을 내왔습니다. 화장품 매출이 감소했을 뿐, 국내 음료와 생활용품 분야 매출은 탄탄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쿠팡이 LG생건에 유리한 조건으로 화해를 제안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옵니다.
2) 온라인 필요한 LG생건
그래도 LG 생건이 얻는 게 없진 않습니다. 온라인 판로 개척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된 겁니다. LG생건은 최근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의 가맹점 사업을 중단하는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3) 이제 LG생건도 로켓배송
오휘, 숨37 등 LG생건이 보유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상품은 뷰티 브랜드 전용관인 ‘로켓럭셔리’에서 구매 가능해집니다. 엘라스틴, 페리오 등의 생활용품과 코카콜라 등 음료도 모두 로켓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3. 앞으로 쿠팡과 유통업체, 모두 화해할까
1) 反쿠팡연대, 화해할까
쿠팡이 CJ제일제당을 필두로 한 반(反) 쿠팡연대와 화해를 이어갈지 이목이 쏠립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11월 '햇반대첩'으로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햇반 납품가를 두고 갈등을 벌이다 쿠팡이 햇반 발주 자체를 중단한 것입니다. 이후 다른 제품군으로 갈등을 퍼진 상태입니다.
2) 아직은 각자도생
다만, 아직까지 두 회사는 별다른 기류 없이 각자의 생존을 모색하는 분위기입니다. 쿠팡은 중소기업과 거래를 늘리며 CJ제일제당의 빈자리를 채웠고, CJ제일제당은 신세계의 유통 3사(SSG닷컴, 이마트, G마켓), 11번가, 티몬, 컬리 등과 협업하며 '反쿠팡연대'를 확대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에 익일 배송 서비스 '내일 꼭!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3) 가능성만 보이는 단계
쿠팡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습을 견제하는 만큼 이번 사례처럼 CJ제일제당과의 관계도 급진전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두 기업이 거래 중단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협상 가능성은 적게 점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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