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민국 배달앱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 교촌치킨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독점 제휴를 맺고, 업계 2위 쿠팡이츠에서 전격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한 사건입니다. 이른바 ‘배민 온리’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죠. 이 결정은 단순히 한 프랜차이즈의 입점 플랫폼 변화에 그치지 않고, 배달앱 업계 전반에 걸쳐 새로운 경쟁 국면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이슈의 배경과 파장,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교촌치킨, 왜 ‘배민 온리’ 전략을 선택했나?
1) 독점 제휴의 배경: 수수료 인하와 플랫폼 락인 효과
2025년 6월, 교촌에프앤비와 배달의민족은 ‘배민 온리’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핵심은 교촌치킨이 쿠팡이츠에서 철수하고, 배민을 비롯해 요기요, 공공배달앱, 그리고 교촌치킨 자체 앱에만 입점하는 것입니다. 실제 시행 시점은 7월 중순으로 예상되며, 계약 기간은 2~3년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결정의 가장 큰 동인은 바로 ‘중개 수수료 인하’입니다. 배민은 쿠팡이츠 입점 철회를 조건으로 가맹점주들에게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배민의 수수료는 매출에 따라 2~7.8%로 책정되어 있는데, ‘배민 온리’ 협약을 맺은 가맹점에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됩니다.
2) 가맹점주 반응: 수수료 절감 vs. 매출 감소 우려
교촌 본사는 협약 체결 전 전국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90% 이상의 가맹점주가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수수료 인하가 가져올 이익이 쿠팡이츠에서의 매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일부 점주들은 쿠팡이츠 철수에 대해 신중한 입장입니다. 특히 쿠팡이츠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나, 쿠팡이츠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해 온 매장에서는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합니다. 점주들은 수수료 인하로 인한 이익과, 쿠팡이츠 철수로 인한 매출 감소를 면밀히 비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배달앱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
1) 배민의 ‘승부수’와 독점 전략의 의미
배민의 ‘배민 온리’ 전략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전례 없는 시도입니다. 지금까지는 특정 프랜차이즈가 신규 플랫폼에 입점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이미 입점한 플랫폼에서 철수시키는 독점 계약은 처음입니다. 이는 배달앱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할인·프로모션 경쟁을 넘어, 브랜드 독점 파트너십을 통한 ‘락인 효과(Lock-in Effect)’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이용자를 유인하듯, 배달앱도 인기 프랜차이즈를 독점 유치해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입니다. 교촌치킨은 ‘허니콤보’, ‘레드콤보’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로, 락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입니다.
2) 쿠팡이츠의 맹추격과 배민의 방어전
쿠팡이츠는 2025년 4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44만 명을 기록, 1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하며 요기요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랐습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중심으로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로켓배송 등 구독 생태계를 구축하며 이용자 락인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배민은 왕좌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배민클럽’과 ‘티빙’ 결합 유료 구독 모델을 선보였고, 1인 가구 트렌드에 맞춘 ‘한그릇’ 메뉴, BBQ의 ‘황올반마리세트’ 등 1인분 세트 메뉴도 도입했습니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은 단순한 배달앱 경쟁을 넘어, 구독경제와 플랫폼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3. 프랜차이즈 업계, 자사앱 강화와 독점 계약의 미래
1) 외식 브랜드의 ‘탈배달앱’ 움직임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기 위해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자사앱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BBQ는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 경기 티켓 구매 고객에게 치킨을 증정하는 ‘골든티켓 페스타’ 프로모션을 통해 자사앱 가입자를 6배나 늘렸고, BHC 역시 신규 회원 할인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앱을 통합해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을 낮췄고, 배스킨라빈스도 ‘배라앱’을 새롭게 출시하며 멤버십 프로그램을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배달앱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브랜드 자체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앞으로는 배달앱과 자사앱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2) 독점 계약의 확산 가능성
교촌치킨과 배민의 독점 제휴는 배달앱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독점 계약’의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치킨, 커피,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브랜드가 배달앱과 독점 계약을 맺고, 수수료 인하와 락인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입점 브랜드에 따라 배달앱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4. 소비자와 점주, 그리고 시장에 미칠 영향
1) 소비자: 선택의 폭은 좁아지나, 혜택은 다양해질까?
교촌치킨을 먹고 싶다면 앞으로는 배민(혹은 교촌 자체앱, 요기요, 공공배달앱)에서만 주문해야 합니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다소 줄어드는 단점이 있지만, 독점 제휴로 인한 다양한 할인·프로모션 혜택이 제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별로 자사앱에서만 제공하는 특별 메뉴나 이벤트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2) 점주: 수수료 인하 vs. 매출 다각화
점주들은 낮아진 수수료로 인한 이익과, 쿠팡이츠 철수로 인한 매출 감소를 저울질해야 합니다. 특히 지역별, 매장별로 플랫폼별 매출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각 점포마다 최적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소통과 데이터 분석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3) 시장: 경쟁 심화와 혁신 가속화
배달앱 시장은 이제 브랜드 독점, 구독경제, 자사앱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이 혼재하는 ‘춘추전국시대’에 진입했습니다.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 더 많은 혜택과 혁신이 제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플랫폼 독점에 따른 시장 왜곡, 점주와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 등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5. 배달앱 시장의 미래, 소비자와 점주 모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교촌치킨의 ‘배민 온리’ 전략은 배달앱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합니다. 브랜드 독점 계약이 확산될수록, 소비자는 브랜드별로 앱을 선택해야 하고, 점주는 플랫폼별 매출 구조를 꼼꼼히 분석해야 합니다. 외식 브랜드는 자사앱을 강화해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이고, 배달앱은 락인 효과와 수수료 인하로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 것입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소비자와 점주 모두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배달앱 시장이 어떻게 진화할지, 그리고 이 변화가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상으로, 교촌치킨과 배민의 독점 제휴를 둘러싼 배달앱 시장의 변화와 전망을 심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경제, 유통, 소비 트렌드의 핵심 이슈를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블로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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