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논란 (feat. 약국 업계의 반발과 그 이면)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논란 (feat. 약국 업계의 반발과 그 이면)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약국 업계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논란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 시작과 반응

2025년 2월 24일, 다이소는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30여 종의 1개월분 건기식을 3,000~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기존 약국이나 온라인 판매 가격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다이소의 이러한 가격 전략은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과 유통 단계 축소를 통해 가능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건기식은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로, 일상적인 식사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주로 저용량, 단기 복용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건기식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약국 업계는 즉각적으로 반발했습니다. 대한약사회를 중심으로 한 약국 업계는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가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건기식이 전문적인 상담과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며, 약사의 조언 없이 판매되는 것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약사들은 더 나아가 다이소에 건기식을 공급한 제약사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압박으로 인해 결국 일양약품은 출시 5일 만에 다이소 판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일양약품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약국 및 소비자와의 신뢰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의 압박이 주요 원인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2. 왜 약국은 다이소에 민감한가?

건기식은 원래 약국에서 주로 판매되던 제품이 아닙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약국의 건기식 시장 점유율은 4% 내외에 불과했고, 온라인이나 해외 직구가 더 저렴했습니다. 그럼에도 약국이 다이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객층의 차이

다이소는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대가 이용하는 채널로, 약국과 같은 동네에서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입니다. 올리브영이나 온라인 쇼핑몰이 주로 2030 여성이나 특정 제품에 관심이 높은 고관여 고객을 타겟팅하는 것과는 달리, 다이소는 사실상 모든 소비자층을 아우르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약국의 주요 고객층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결과를 낳습니다.

 

2) 과거 경험

약국은 이미 다이소의 영향력을 체감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염색약 '세븐에이트'입니다. 원래 약국에서 7~8천 원에 판매되던 이 제품이 다이소에서 5천 원에 출시되자,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약국이 과도한 마진을 취한다고 비난했고, 이는 약국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과적으로 세븐에이트는 지금도 다이소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약국의 염색약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3) 저관여 소비자 유출 우려

약국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저관여 소비자들의 유출입니다. 건기식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건기식을 구매한 후, 이후에도 약국 대신 다이소나 온라인 채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약국의 고객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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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이소의 성장과 영향력

이번 논란을 통해 다이소의 강력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바이럴 마케팅 효과

다이소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건기식 판매 소식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다이소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잘 보여줍니다. 주요 언론사는 물론 인스타그램 매거진까지 다양한 채널에서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를 다루었고, 이는 무료 광고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2) 제조사들의 선호

다이소는 전국 1,5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제조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유통 채널입니다. 일단 다이소에 입점만 되면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도 안정적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더 많은 제조사들이 다이소와의 협력을 모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3) 성장 가속화

다이소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군을 확대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건기식 판매는 이러한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이소의 2024년 매출은 3조 원을 넘어섰으며, 업계에서는 4조 클럽 입성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4. 향후 전망

1) 시장 점유율 변화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가 전체 매장으로 확대되더라도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함량 제품이나 특수 목적의 건기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온라인이나 전문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용량, 단기 복용 제품 시장에서는 다이소가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

저관여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약국에서 다이소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건기식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이 다이소를 통해 진입한 후, 이후 온라인으로 구매 채널을 옮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약국의 건기식 판매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가격 정책의 도전

다이소의 '최대 5,000원 균일가' 정책은 강점이자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다이소가 취급할 수 있는 품목과 타겟 고객층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향후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정책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 논란은 단순한 유통 채널의 확대를 넘어, 소비자 구매 행태와 업계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약국 업계는 이에 대응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선택지와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다이소와 약국 업계, 그리고 소비자들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이 논란은 단순히 건기식 시장의 문제를 넘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유통 구조의 혁신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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