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광고로 먹고사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구글의 메인 페이지에는 광고가 없습니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페이지의 하나 일 텐데 단 한 줄의 광고도 없습니다. 처음 구글이 생겼을 때 UI에서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 페이지는 구글의 상징과 같습니다.
UI는 컴퓨터와 사람이 대화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방향성이 결정됩니다. 네이버의 홈페이지는 수백 개의 타일과 광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검색창에 뭘 입력하기보다 아래쪽에 있는 팬시한 뭔가를 클릭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네이버의 사업 모델은 검색이 아닌 다른 무엇이라는 것을 UI로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목소리와 스피커로 대화하는 UI가 자주 나옵니다. 오늘 발표한 챗GPT의 서비스도 바로 그것입니다. 목소리로 하는 인터페이스는 일견 편해 보이지만 불편하다. 주변 소음이 문제가 되고 공공장소에서는 목소리를 내서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하고 보안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점점 더 메신저를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시리와 수많은 인공지능 스피커가 실패했듯 챗GPT의 음성 서비스도 그냥 데모용 일 뿐 쓰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일 것입니다. 어떤 질문을 할 때 글로 작성해도 자기가 원하는 걸 정확히 적는 사람이 드문데 그것을 말로 한 번에 깔끔하게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앱 개발을 하면 여러 가지 색상과 재미있는 아이콘, 이미지를 배합해서 UI를 구성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처음 느낌은 이쁠지 모르지만 만약 그 앱을 자주 쓰게 된다면 그 화려함은 금방 질리게 됩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이런 앱은 차문 색상이 문짝마다 다르고 범퍼 색도 다르며 손잡이에는 특별한 색상을 적용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복잡한 UI의 또 다른 문제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빼거나 할 때 일이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뭘 빼기도 어렵고 더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필요 없는 것도 그냥 두게 되고 새 기능은 잘 등장하지 않습니다. 겉모습이 내용을 재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백 수천 가지의 스크린 크기가 존재하는 요즘 세상에서 이런 UI는 대부분 개발자의 폰에서나 이쁘고 다른 사람에게는 쓸 수 없을 만큼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볼 때 네이버를 사용합니다. 원래 미디어 홈페이지를 보고 싶은데 너무나 많은 광고 때문에 기사를 읽기가 너무 불편합니다. 그냥 광고 한 개만 하고 그 집에서 큰돈 받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신문사들은 기사는 포털에서 보고 자기 홈페이지는 광고나 보는 곳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 AI의 목소리 쇼를 보고 드는 UI에 대한 생각을 무질서하게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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