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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거시경제

원자력 발전소의 트렌드인 소형모듈원자로 (feat. SMR)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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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소의 트렌드인 소형모듈원자로 (feat. SMR)
원자력 발전소의 트렌드인 소형모듈원자로 (feat. SMR)

 

전 세계적으로 AI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전력 수요도 늘어납니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필요하게 되면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전기 생산에 대한 기업의 고민도 늘었는데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소형모듈원자로(SMR)입니다. 오늘은 차세대 원전, SMR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소형모듈원자로(SMR)란?

1) 원자력 발전의 원리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핵분열이라 원자핵이 작은 원자핵과 몇 개의 중성자로 나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요. 대개 핵분열은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최초 핵분열 시 발생한 중성자가 다른 핵분열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이런 연쇄반응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데워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만드는 게 원자력 발전의 원리입니다.

 

2)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무엇이 다른가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는 기존의 원자로 대비 규모가 작으며, 모듈식 설계를 적용한 원자로를 말합니다. 우선 SMR의 설비용량은 300 메가와트(MW) 규모로 1,000MW 이상인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훨씬 작습니다. 그만큼 크기도 작은데요. 핵분열이 일어나고 에너지가 방출되는 원자로의 핵심 부분인 ‘노심’, 증기를 발생시키는 ‘증기발생기’, 노심을 식히는 냉각재 순환을 돕는 ‘펌프’, 냉각재가 끓어 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압력을 가해주는 ‘가압기’ 등 주요 기기가 하나의 용기 안에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죠.

 

또한, ‘모듈원자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SMR은 모듈식 구조로 만들어집니다. 각 부분이 따로따로 공장에서 제작되고, 현장에서는 이 부품들을 끼워맞춰 조립하기만 하면 되는데요. 즉, 실제 건설 현장에서 작업해야 할 분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대신, 대량 생산을 위해 각 부품마다 표준화된 규격과 설계가 필요하죠.

 

2. SMR의 장단점은?

1) 장점: 높은 안전성

SMR은 이론적으로 기존의 원자로 대비 안전성이 높습니다. 우선 크기가 작기 때문에 핵분열을 하는 원료도 그만큼 적고, 덕분에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도 적습니다. 사고가 발생해서 노심을 식히는 냉각수 펌프 시스템이 중단되더라도, 발생하는 열 자체가 적기 때문에 큰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자연적으로 식을만한 수준이라는 거죠. 또한, SMR은 유사시에 방사선 유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작습니다. 원전 사고 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여러 부품을 연결해주는 배관인데, SMR에선 원자로 내부의 주요 부품들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취약점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기존 원자로에서 연결 배관이 노후하거나 파손되어 방사선 물질이 흘러나오는 사고가 구조적으로 예방되는 거죠.

 

2) 장점: 경제성

SMR의 경제성은 기존 원전보다는 화력 발전과 비교해야 합니다. 기존 원전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짓기 때문에 그만큼 단위 당 발전 비용이 저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SMR은 소형 원전이기 때문에 대형 원전보다는 발전 단가가 비싸지만, 화력 발전과 비교했을 때는 발전 단가가 월등히 낮습니다. 또한 기존 원전 대비 SMR은 건설 비용이 적고 훨씬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3) 장점: 탈탄소

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탈탄소입니다. 온실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화력 발전과 달리, 원자력 발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발전으로 꼽히죠. 특히 SMR은 높은 안전성 덕분에 지역난방에도 활용할 수 있으며, 해수 담수화, 수소 생산 등에도 활용이 가능한 탈탄소 솔루션으로 주목받습니다.

 

4) 단점: 핵폐기물

다만, 기존 원전과 비교했을 때 발전량 대비 핵폐기물이 많이 나온다는 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핵폐기물은 처리하는데 꽤나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SMR이 상용화하려면 핵폐기물을 저렴한 비용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함께 개발되거나, 핵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3. SMR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

1) SMR 쌍두마차, 테라파워 &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기업입니다. 테라파워의 SMR은 냉각제로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는 게 특징인데요. 테라파워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345MW급 출력의 SMR을 만들고 있습니다.

 

뉴스케일파워는 2020년에 가장 먼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 심사를 받은 기업입니다. 덕분에 현재 SMR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데요. 2030년까지 77MW급 출력의 SMR을 미국과 루마니아에 건설할 계획입니다.

 

2) SMR 향한 빅테크의 관심

구글과 아마존 등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은 일찌감치 SMR에 투자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AI로 인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졌고, 탄소 규제 등을 충족하면서도 전력을 충당하려면 SMR이 필수적이라는 계산인데요. 아마존은 에너지 기업 도미니언 에너지와 SMR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고, 전력 공급 기업 에너지 노스웨스트와도 계약을 체결해 SMR 건설 사업을 지원합니다. 또한, SMR 스타트업인 X-에너지에도 투자했죠.

 

구글은 SMR 기업 카이로스파워가 향후 SMR에서 생산할 전력을 구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오픈AI는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SMR 기업 오클로에 투자했고, 오라클은 앞으로 SMR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고 선언하며 SMR 3기에 대한 건설 허가를 획득했죠. AI를 위한 막대한 전력 사용을 대비한 기술 기업의 발 빠른 움직임이 돋보입니다.

 

3) 우리나라 기업의 SMR 전략은

우리나라 기업 중 SMR 시장과 가장 연관성이 깊은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6년 전부터 SMR 분야에 투자했습니다. 적자를 보는 와중에서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에 두 차례나 투자(총 1억 400만 달러)했고, 결국 지난해 뉴스케일파워의 핵심 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2조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죠. SMR 분야의 선두를 달리는 뉴스케일파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게 되면, 이후 다른 기업의 핵심 부품 공급 계약도 수주하며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SMR 핵심 부품 생산 기지가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SK그룹은 테라파워에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에 등극했습니다. 또한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에, DL이앤씨는 X-에너지에 투자하며 이후 SMR 건설에서 시너지를 내고자 하죠. 테라파워에 투자를 진행한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SMR 기반 선박 디자인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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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MR 시장의 현황

1) 글로벌 SMR 시장은?

현재 글로벌 SMR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SMR 기술에 대한 공급 체인까지 만들고자 하며, 이에 다른 국가는 미국의 공급 체계 안에서 협력 관계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죠. SMR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등 SMR 생산에 한 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전략을 펼치는 우리나라의 두산에너빌리티가 좋은 예시입니다.

 

한편, 중국은 세계 최초의 육상 SMR 링룽 1호(ACP-100)를 올해 말 본격 가동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세계 최대의 원전 운영국을 목표하고 있으며, 이번 링룽 1호를 시작으로 SMR 수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전략입니다.

 

2) 한국의 SMART100

우리나라는 20208년까지 혁신형 SMR(i-SMR)의 개발을 완료하고, 2035년부터 i-SMR의 상용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SMR 기술의 일종인 ‘SMART’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는데요. 이후 작년 9월에 한국형 SMR인 ‘스마트100’의 표준설계 인가가 의결되면서 스마트100과 동일한 설계의 원전을 반복해서 건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100과 같은 3.5세대 SMR에서는 세계적으로 선두권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4세대 SMR에서는 선두 국가와 다소 격차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SMART100의 생산과 수출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의 4세대 SMR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원전세대 구분

원전은 크게 1세대부터 4세대까지로 구분됩니다. 1950~1960년대 초반 개발된 시제품 형태의 원자로를 1세대, 이후 1970년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원자로를 2세대라고 부르는데요. 1977년 국내 최초로 완공된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모두 2세대 원자로죠.

 

3세대 원자로는 1990년대 이후 원자로를 표준화하고 개량화한 모델을 일컫죠. 우리나라가 체코에 수출한 APR-1400이 대표적인 3세대 원자로입니다. 다만 최근에 경제성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계속 향상됐다는 점에서 3세대 플러스 원전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4세대 원전은 기존 원전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바로 냉각수로 물 대신 다른 물질을 사용한다는 점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납 냉각 고속로(LFR)입니다. 냉각재로 납을 사용하는데요. 납은 고온에 강하기 때문에 원자로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도 일정 수준까지는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듐 냉각 고속로(SFR) 역시 4세대 원전으로 분류되며, 냉각재로 액체 소듐을 사용합니다. SFR은 배관이 원자로의 용기 안에 설치되기 때문에, 방사선이 녹아 있는 냉각재가 외부로 새어나올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용융염 원자로(MSR)는 높은 열로 녹인 소금을 냉각재로 사용합니다. 사실 냉각재뿐만 아니라 연료로도 사용되는데요. 우라늄 등 핵분열성 물질을 녹인 소금과 합쳐서 연료로 사용하는 동시에 액체 상태의 소금(융융염)이 냉각재 역할까지 하는 구조죠. 만약 원자로에 문제가 생기면 액체로 변한 소금이 굳기 시작해 일종의 방벽 역할을 수행합니다. 안에 있는 핵물질이 폭발하더라도 소금 속에 갇혀있기 때문에 유독가스 등 유해 물질의 유출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선박 추진체로 주목받는 SMR

최근 SMR이 대형 선박의 추진체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업계에서는 탈탄소 규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SMR을 대형 선박 아래에 배치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는데요.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화오션은 한국전력기술과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초로 SMR 추진 컨테이너선의 설계 모델을 공개하며, 2030년까지 해상 원자력 사업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SMR은 높은 안전성 덕분에 전력이나 에너지를 근거리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분야와 큰 시너지를 낼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2030년을 SMR 상용화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SMR의 생산을 담당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물론 조선, 건설 업종의 기업들이 SMR의 트렌드 속에서 어떤 수혜를 누릴지 지켜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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