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회복되고 물가 오름세가 둔화 추세를 지속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경제는 통화긴축 지속의 여파로 성장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IT 부문의 회복, 상승 사이클이 통상 2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2.1% 및 2.3%까지 개선될 전망됩니다. 그러나 IT 제조업을 제외한 성장률은 1.7% 예상됩니다.
물가상승률은 점차 2%에 근접해갈 것으로 전망되나 목표 수준에 안착되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은 우리 내부 여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정책을 결정할 여지가 커졌습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필요한 최적의 정교한 정책조합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상 마라톤에서의 마지막 구간, 즉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가장 어려움이 있습니다. 긴축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금융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상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유사시 금융시스템 내의 유동성 안전판 강화를 위해 한국은행 대출의 적격담보 범위를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세부 시행 방안 등 관련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힘을 보탤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재정의 확대와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 증대에 의존하여 임기응변식으로 성장을 도모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간 가파르게 증가한 가계부채 규모는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느라 충분히 살피지 못했던 여러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을 것입니다.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 및 PF 부실화의 구조적 원인과 제도적 보완책은 무엇인지,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요도를 고려해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 장치는 더 개선할 사항은 없는지, 높아진 대외건전성에 걸맞게 환율의 대외충격 흡수 기능이 충분히 활용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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