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대인과의 갈등, ‘버디패스’ 논란의 본질
한때 건물주들의 ‘최애’ 임차인으로 꼽히던 스타벅스가 최근 일부 임대인들과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스타벅스가 도입한 유료 멤버십 ‘버디패스’가 있습니다. 오후 2시 이후 커피 구매 시 30% 할인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고객 입장에서는 환영받았지만, 임대인들에게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습니다.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의 대부분에서 임대료를 순매출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데, ‘버디패스’ 할인 금액이 매출에서 제외되면 임대료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벅스 측은 “버디패스 가입자가 임대료에 영향을 줄 만큼 많지 않다”라고 해명했지만, 성공을 인정하면 임대료 갈등이 커지고, 실패를 인정하면 브랜드 전략의 실패를 시인하는 셈이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논란의 본질은 스타벅스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에도 워낙 매출이 좋았기에 임대인들의 불만이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2. 성장률 둔화와 할인 프로모션의 한계
스타벅스의 최근 실적을 보면 위기감이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2024년 연간 매출은 3조 원을 넘기며 외형상 성장을 이어갔지만, 성장률은 5.8%에 그쳤습니다. 2025년 1분기 매출도 7,619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3.7%로 더욱 둔화되었습니다. 지속된 가격 인상과 매장 수 증가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역성장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이런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스타벅스는 더 공격적인 할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4월에는 일부 메뉴에 한해 두 번째 음료를 60% 할인해 주는 ‘원모어 커피’를 정식 도입했고, 오후 5시 이후 디카페인 음료 할인 ‘이브닝 이벤트’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의 목적은 직영 운영 특성상 높은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 한산한 시간대의 매출을 늘리고, 저가 커피 브랜드의 시장 잠식을 막으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모바일인덱스 INSIGHT에 따르면, 가격 인상 효과로 건당 결제 금액은 오르고 있지만, 핵심 지표인 인당 주문 건수는 오히려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즉, 할인 프로모션이 고객의 행동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3. 고객 행동 변화의 어려움: 주문 시간 분산도 실패
스타벅스는 ‘버디패스’, ‘원모어 커피’, ‘이브닝 이벤트’ 등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주문 시간 분산 효과도 노렸지만, 이마저도 뚜렷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2025년 5월 기준 전체 주문 중 오후 2시 이전 비중은 56.3%로, 오히려 전년 대비 0.9%p 증가했습니다. 즉, 고객의 소비 습관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프리퀀시 이벤트(스탬프 적립 이벤트)가 진행될 때만 인당 주문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됐을 뿐, 할인이나 멤버십만으로는 고객 행동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4. 복잡한 전략의 함정: 단순함이 해법
스타벅스의 최근 전략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는,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원모어 커피’의 경우, 첫 번째 음료는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음료는 선택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매장 파트너의 효율성을 고려한 결정이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유인 요소가 약해집니다. 커피 소비 시간대 자체를 바꾸는 것도 어려운데, 여기에 메뉴 제약까지 더해지니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벅스는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정체된 고객 행동과 주문 수를 반등시키려면 보다 단순하고 과감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시간대나 메뉴 중 적어도 하나는 과감하게 풀어줘야 고객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5. 스타벅스의 다음 전략은?
스타벅스는 지금까지의 복잡한 멤버십과 할인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단순하고 강력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소비자 행동에 맞춰, 보다 과감하고 혁신적인 한 수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스타벅스가 어떤 전략으로 반전을 꾀할지 주목하며, 브랜드의 다음 행보를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지금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그 해답은 ‘고객의 진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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