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챗GPT가 오픈AI에 의해 출시됐던 후 2년이 지났습니다. 이미 AI는 취미생활, 직장, 학업 등 모든 분야에 활용되며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죠. 오픈AI부터 앤트로픽,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 시장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가운데, AI 검색 서비스에 집중하며 빠른 성장세를 자랑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퍼플렉시티인데요. 과거 구글이 검색 시장을 장악하며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우뚝 섰던 것처럼, 퍼플렉시티는 AI 시대 구글의 대항마로 꼽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각광받습니다. 오늘은 퍼플렉시티의 성장 비결과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퍼플렉시티, 스타트업의 반란
1) 다크호스로 떠오른 퍼플렉시티
퍼플렉시티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기존의 생성형 AI 시장은 오픈AI의 챗GPT와 더불어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라마,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등 주로 빅테크 기업이 각축을 벌이던 상황인데요. 창립 3년이 지나지 않은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는 최근 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릅니다.
생성형 AI: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하는 기존 AI와 달리 스스로 학습해 텍스트, 이미지, 음악, 비디오 등의 새로운 결과물을 직접 생성하는 AI입니다. 질문하면 스스로 답변을 내놓은 챗GPT, 글을 입력하면 걸맞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2(DALLE-E 2) 등이 대표적인 생성형 AI입니다.
퍼플렉시티는 기존 출시됐던 모델에 비해 더욱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답변을 출처 문헌들까지 첨부해 제공하며 인기를 끕니다. AI가 제공하던 거짓 정보들에 염증을 느끼던 사용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셈이죠. 최근에는 더 나아가 기술적 측면의 발전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까지 추진합니다.
2) 창립과 성장
퍼플렉시티는 2022년 8월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현 최고경영자(CEO) 등 엔지니어 4명이 공동 창업했는데요. 특히 아라빈드 CEO는 과거 UC버클리 대학원 박사 과정 재학 중 AI의 강화학습에 관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죠.
창업 전 아라빈드 CEO는 인도 출신으로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자신의 어머니가 AI 기반 검색 엔진 이용에 불편을 겪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AI 검색 엔진이 산출하는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우선 사용자의 질문을 세분화해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한 후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는 모델을 구상했는데요.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2. 퍼플렉시티, 성공의 비결
1) 최대 난제, 할루시네이션 문제 개선
퍼플렉시티는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기존 생성형 AI 서비스에 비해 답변의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기존 AI 서비스는 할루시네이션 문제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곤 했는데요. 처음부터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퍼플렉시티는 경쟁자에 비해 거짓 정보의 제공을 최소화했죠.
① 검색 증강 생성: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에 대해 미리 학습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외부 문서 집합에서도 관련 정보를 검색한 후, 신뢰성 있는 정보를 통합해 응답으로 출력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그래도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에 퍼플렉시티는 보완을 위해 답변에 활용한 모든 출처 문헌들을 첨부하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또한 문헌이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에 따라 ‘신뢰 점수(Trust Score)’를 할당해 답변 작성 과정에 참고함으로써 부정확한 답변 출력을 최소화했죠.
② 할루시네이션: 환각 또한 망상을 의미하는 용어로, AI 모델이 정확하지 않거나 조작된 정보를 생성하는 현상을 지칭합니다.
2) 또 다른 혁신, 공간 기능
퍼플렉시티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공간 기능이 꼽힙니다. 공간 기능은 검색 모델의 개인화라는 가치를 내세우는 퍼플렉시티가 강조하는 기능인데요. 사용자는 각 공간에 필요한 자료를 자유롭게 업로드할 수 있고, 본인이 선호하는 AI 모델을 선택해 답변을 받을 수 있죠. 또한 답변 지침을 작성해 맞춤형 답변이 출력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 기능은 협업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협업이 필요할 경우 사용자는 공간에 팀원들을 초대해 업로드된 자료를 공유할 수 있고, 함께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도 있죠. 이처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개인화된 공간, 협업의 공간 모두로 전환될 수 있는 이 독특한 기능은 퍼플렉시티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힙니다.
3) 프로 버전의 출시
퍼플렉시티는 올해 초 AI 검색 엔진의 고급 기능들을 집대성한 유료 기능인 프로 버전을 월 20달러의 가격에 출시했습니다. 이제 단순히 이용자 수를 늘리는 외연 확장 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수익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인데요. 사용자는 프로버전을 통해 다양한 AI 모델을 취사선택할 수 있고, 검색 횟수 역시 하루 300회 넘게 가능하며, 이미지 생성 기능도 쓸 수 있죠.
① 다양한 AI 모델의 선택권: 퍼플렉시티의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뿐만 아니라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픈AI의 GPT-4o 등 다양한 LLM 모델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합니다. 개인은 본인에게 최적화된 LLM 모델을 선택해 검색 작업 수행할 수 있죠.
② 대형언어모델(LLM):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한 인공지능(AI) 모델로, 마치 인간이 쓴 것 같은 텍스트를 만들어 냅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도 오픈AI의 LLM인 GPT 시리즈에 기반하죠.
③ 프로 검색 기능의 증가: 무료 버전은 하루 5회의 프로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프로 버전은 하루 300회 이상의 프로 검색 기능 사용권을 제공합니다. 이때 프로 검색은 일반 검색에 비해 훨씬 정밀하고 가공된 답변을 제공하죠.
④ 이미지 생성: 질문을 입력하면 오픈AI의 DALL-E, Black Forest Labs의 FLUX 등을 이용해 답변을 시각화된 이미지로 제공하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는 하루 50회의 한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으로
이러한 강점 덕분에 퍼플렉시티는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기업가치가 15배 증가하는 등 AI 검색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킵니다. 올해 1월 투자 유치 과정에서 공개된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5억 2천만 달러(약 7,300억 원)였는데요. 연말에는 90억 달러(약 1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전망이죠.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인정받는 스타트업, 데카콘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이런 기업가치 증가는 확고한 매출 및 이용자 성장세 덕분입니다. 올해 3월 퍼플렉시티는 연간 1천만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불과 9개월 후 이 예상치는 5천만 달러로 상향됐습니다. 월간 이용자 수 또한 2022년 10월 첫 서비스 출시 당시 220만 명에서 올해 5월 기준 8천만 명 이상으로 약 40배 성장했죠. 시장에서는 퍼플렉시티의 성장세를 주목하며 ‘넥스트 구글’이라는 찬사가 나올 정도입니다.
3. 새로운 도전과 과제
1) 최종 목적지는 AI 슈퍼앱
퍼플렉시티는 단순한 AI 검색 엔진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핵심 기능을 한데 모아 제공하는 AI 슈퍼앱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사용자가 검색뿐만 아니라 쇼핑, 길 찾기, 예약 등의 기능들을 모두 퍼플렉시티 애플리케이션 하나를 통해 수행하도록 하려는 것인데요.
2) 슈퍼앱을 향한 첫걸음, 쇼핑 허브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퍼플렉시티는 최근 미국에 AI 쇼핑 기능인 ‘쇼핑 허브’를 출시했습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자신이 구입하기 희망하는 제품의 특징, 가격 등을 질문 형식으로 입력하면 그에 적합한 제품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답변으로 제공하는데요. 사용자는 한 번의 클릭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특히 유료 구독자는 제품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도 있습니다.
3) 구글에 대한 위협
만약 퍼플렉시티가 검색 기능의 정확성을 충분히 향상하고, AI 슈퍼앱의 비전을 달성한다면 이는 검색 시장을 기반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구글에게 큰 위기가 될 수 있는데요. 특히 퍼플렉시티는 기존에 구글이 설계했던 광고 모델까지 완전히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원래 구글은 특정 검색어와 관련된 광고 링크를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할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하는 광고 모델을 핵심 수익원으로 삼아왔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이를 재설계해 사용자에게 출력되는 답변 결과에 광고 링크를 배치할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하는 새로운 광고 모델을 준비하는데요. 이 구상을 연말까지 현실화하기 위해 나이키, 매리어트 등의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4) 저작권 침해 문제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는 퍼플렉시티는 저작권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혔습니다. 특히 검색 결과로 출력되는 답변들이 해당 답변의 출처가 된 문헌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퍼플렉시티가 AI 모델 학습 과정에서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즈 등이 퍼플렉시티를 고소하기도 했죠. 최근 언론사가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퍼플렉시티에 제기한 소송은 30건에 달합니다.
5) 수익 공유를 통한 해결
이런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퍼플렉시티는 원작자와의 수익 공유라는 대안을 제안했습니다. 사용자들의 답변에 광고를 배치함으로써 얻는 광고 수익의 일부를 답변을 생성할 때 인용한 문헌의 저작권자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광고가 포함되면 답변의 정확성이 저하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합니다. 가장 적합한 답변보다는 광고가 포함된 답변이 우선적으로 출력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AI 검색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퍼플렉시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올해 퍼플렉시티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고,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도 퍼플렉시티를 매일 사용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그 인기가 뜨겁습니다. 이에 퍼플렉시티가 먼 장래에는 구글의 지위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데요. 다만, 오픈AI도 챗GPT에 실시간 검색 기능을 추가하는 등 AI 검색 엔진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점은 변수입니다. 저작권 침해 문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할루시네이션 현상 또한 퍼플렉시티가 극복해야 할 과제죠. 퍼플렉시티가 난관을 극복하고, 도전과 혁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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