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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국제증시

4년 만에 뒤바뀐 배터리 시장 (feat. K-배터리의 위기와 중국의 질주)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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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뒤바뀐 배터리 시장 (feat. K-배터리의 위기와 중국의 질주)
4년 만에 뒤바뀐 배터리 시장 (feat. K-배터리의 위기와 중국의 질주)

 

1. 전기차 시대, 배터리 시장의 빛과 그림자

불과 4년 전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산업계의 ‘핫 아이템’이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는 글로벌 2차 전지(충전식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이들 기업은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죠.

 

하지만 2025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전기차는 어느새 일상 속에 자리 잡았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은 급락했습니다. LG엔솔은 2024년 매출 25조 6,916억 원, 영업이익 5,75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 24.1%, 영업이익 73.4%가 감소했습니다. 삼성SDI 역시 2024년 매출 16조 5,922억 원, 영업이익 3,633억 원으로 각각 22.6%, 76.5% 줄었고, SK온은 연간 영업손실이 1조 1,270억 원에 달했습니다.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0% 이상에서 2025년 1분기 18%까지 하락했습니다.

 

2. K-배터리의 위기, ‘캐즘’인가 구조적 변화인가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배터리 업계는 ‘캐즘(Chasm)’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캐즘이란 혁신 제품이 얼리어답터를 넘어 대중 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정체를 겪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2020년대 초 두 배씩 성장하던 전기차 판매량은 최근 20%대로 성장률이 둔화됐습니다. 긴 충전시간, 화재 위험, 높은 가격 등 전기차의 한계가 대중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캐즘보다 더 근본적인 위기로 ‘중국의 질주’를 꼽습니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정부의 대규모 지원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키웠습니다. CATL은 2025년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 38.3%, BYD는 16.7%를 기록하며 두 회사만으로 글로벌 시장의 55%를 차지했습니다. 테슬라, BMW, 벤츠,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중국 배터리를 적극 채택하고 있습니다.

 

3. 중국 배터리의 약진, 한국 기업의 위기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전기차 보급 정책을 펼치며 배터리 기업에 보조금, 세금 감면, 충전 인프라 지원, R&D 지원 등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23년부터는 구매보조금 대신 4년간 102조 원 규모의 취득세 감면 정책을 도입하며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CATL, BYD 등은 내수 시장에서 쌓은 수익을 바탕으로 제품 개선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고, 헝가리 등 유럽 현지 공장 건설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 배터리 3사는 2021년 전기차 시장의 낙관론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납품 축소와 가동률 저하로 고정비 부담이 커졌습니다. LG엔솔, 삼성SDI, SK온의 공장 가동률은 60% 이하로 떨어졌고, 미국·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 축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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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기차 시장의 미래와 K-배터리의 과제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일시적 둔화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신차 판매의 40%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다시 도약하려면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가격·기술 경쟁, 공급망 다변화, 차세대 배터리(전고체, 각형 등) 개발 등 구조적 혁신이 필수입니다.

 

중국 CATL, BYD는 전고체 배터리 등 신기술 개발에도 앞서가고 있어, 한국 기업들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이 요구됩니다. 국내 업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지화 전략, 프리미엄 제품 개발, 공급망 다변화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와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5. 방전된 K-배터리, ‘완충’의 길은 혁신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의 질주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닌, 기술 혁신과 공급망 전략, 신시장 개척이 K-배터리의 ‘완충’을 위한 해법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위기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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