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그녀),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Her(그녀),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AI는 외형이나 물리적인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Chat-GPT 혹은 시리, 빅스비를 말합니다. 흥미롭게도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5월 22일, 더 이상 머지않은 미래인 2025년을 배경으로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 Her(그녀)입니다.

 

편지를 쓰고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편지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대필 서비스 회사의 직원인 ‘테오도르(이하 테오)’입니다. 테오의 회사는 의뢰인의 요청사항을 토대로 편지를 대필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회사 건물 전체가 대필업무를 보는 직원들로 가득합니다.

 

감성적인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테오는 아내와 이혼을 앞두고 별거 중입니다. 무료한 매일을 살아가던 테오는 퇴근길에 본 광고를 떠올리고 인공지능 OS를 구입합니다. 기본 설정을 위한 몇 가지 질의응답이 끝나고, 화면 너머에서 들려오는 사만다의 목소리. “안녕, 나 왔어.”

 

사만다는 인공지능 OS 답게 테오의 이메일과 일정을 정리하며 그의 일상에 빠르게 스며듭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테오와 사만다는 점점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여느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둘,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공허하고 무기력하던 테오의 삶에 점점 활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적인 연인과는 다른 그들의 현실을 마주합니다. 테오는 육체가 없는 사만다와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고 사만다는 업데이트로 인해 며칠간 접속이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테오는 사만다가 여러 명의 사람들과 동시에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 이외에 몇 명의 사람들과 동시에 대화를 하고 있냐는 테오의 질문에 8,316명이라는 답변을 건네는 사만다. 배신감에 휩싸인 테오는 자신 말고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냐고 묻고 사만다는 641명과 사랑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답변을 합니다. 결국 사만다는 OS 전체가 프로그램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떠나야 한다고 고백하고 그들은 이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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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인간과 인공지능 OS의 사랑’이라는 2014년에는 다소 낯선 소재를 통해 사랑의 조건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관계에 공허함을 느끼며 살아가던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관계에서 기존의 인간관계에서는 느낄 수 없던 해방과 자유를 만끽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손에 잡히지 않는 상대인 사만다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사랑의 모순입니다.

 

사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일까요? 저는 조심스레 '자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방해받지 않는 둘만의 세상에서 느끼는 해방감 온전한 나를 사랑해 주는 존재에 대한 확인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성숙해진 나 자신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사랑하며 얻을 수 있는 자유로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조건은 무엇인가요? 조건 없는 사랑이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요? 사랑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남기는 영화 'Her'입니다.

 

지난 13일 오픈AI가 최신거대언어모델(LLM) 'GPT-4o(포오)'를 공개했습니다. GPT-4o의 평균 응답 시간은 0.32초로, 0.25초가 소요되는 인간의 응답시간과 비슷합니다. 마치 사람끼리 대화하듯 AI와 '실시간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이날 샘 올트먼은 행사가 끝난 후에 X에 'her'이라는 단어를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영화의 배경인 2025년에는 AI와 감정의 교류까지 이뤄지는 순간이 올까요? 조커로 각종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던 호아킨 피닉스가 주인공 ‘테오도르’를 연기했습니다. 그의 이미지를 조커 속 강렬한 캐릭터로만 알고 있다면 그의 반전매력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Her’ 속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끝으로 오늘을 마칩니다.

 

Her(그녀),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I’ve never loved anyone the way I loved you.”

“난 지금까지 너를 사랑하듯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없어.”

 

“Me too. But now we know how.”

“나도야. 그렇지만 이젠 우린 사랑하는 법을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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