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율이란 무엇인가?
환율은 한자로는 ‘바꿀 환(換)’에 ‘비율 율(率)’자를 쓰며, 영어로는 ‘Exchange Rate’라 합니다. 즉, 양국의 통화를 서로 맞바꿀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환율이 무엇인지 묻는 원론적 질문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보다 ‘환율은 항상 오를까, 내릴까?’, ‘오르면 얼마까지 오르고, 내리면 얼마까지 내릴까?’라는 질문이 더 유의미합니다. 이러한 질문은 환율의 방향, 레벨과 연관이 있으며, 좀 더 들어가 ‘그럼 과연 언제쯤 오르내릴까?’라는 질문을 통해 시간개념과도 엮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그럼 왜?’라는 파생적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되는데,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환율’이란 단어가 비로소 우리 생활에 있어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누군가 앞서 말한 3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맞힐 확률은 사실 50%로 꽤 높은 편입니다. 현 경제 상황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일단 답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장 분위기상 느낌이 올 때가 있기 때문에 환율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맞든 틀리든 비교적 수월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에서는 느낌만으로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내외 경제 및 금융 스케줄과 대내외 이슈, 이벤트 등 상승 및 하락 재료들을 조합해 추정하지만, 언제 오르내리고 얼마나 지속될지는 4차원의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복잡한 문제입니다. 수많은 재료들을 조합해 답을 낸다고 해도 정확하게 답을 맞히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2. 환율을 예측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이유
환율 몇십 원에 회사의 손익이 좌우되는 우리나라 수출입기업부터, 일상생활에서 원유, 가스 및 원자재를 비롯해 수입 재화를 쓰고 있는 우리들, 자산 증식을 위해 해외 금융자산이나 외화에 투자한 투자자들, 그리고 자녀의 유학자금을 보내야 하는 부모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환율은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환율 변동의 고통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1997년 IMF외환위기를 떠올려봅시다. 너무 먼일처럼 느껴진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기억해 봅시다. 50%가 넘는 환율 폭등으로 영업 이익률이 10%가 넘는 우량 수입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고, 엔화 대출을 받았던 개인 사업자들의 빚이 2배가 되었으며,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또한 2012년에는 고금리 해외채권 열풍에 편승했다가 50%가 넘는 막대한 손실을 경험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고통은 항상 몇 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지만 언제고 다시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이제부터라도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들을 인지하고 충격에 대비해 봅시다.
3. 세계 경제의 나침반, 환율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경제, 정치 및 사회적 상황은 주식, 채권, 외환 및 원자재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움직입니다. 글로벌 개방경제에서 각국의 통화는 다양한 시장 주체들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적정 환율을 형성하고, 글로벌 외환시장을 거쳐 금융 및 자본시장과 상품시장 등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환율은 가격 그 자체의 의미보다 세계 각국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끊임없이 순환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때로는 투기적인 세력이 환율의 방향을 조종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주요 거시경제지표)과 수급이 환율을 결정한다. 우리는 환율을 봄으로써 글로벌 경제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역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세계 경제 속 우리 경제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율을 통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단번에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율 방향을 추정하기 위해 환율과 관련된 경제 및 금융 용어들을 익히고 수많은 요인들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더불어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는 능력, 즉 외환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이슈를 파악해 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환율과 상관성이 높은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면 각 이슈들의 우선순위를 놓고 모두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환율이란 나침반을 주시하다 보면 그 방향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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