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부동산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건 전세 사기였습니다. 지금까지 인정된 피해자만 1만 5천 명이 넘었습니다. 전세 사기는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가 저렴한 빌라나 오피스텔에서 주로 이뤄졌습니다. 이에 최근 서울에서는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됩니다. 이는 자연스레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1. 오르는 전셋값
1) 전셋값, 꾸준한 상승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3% 올랐습니다. 작년 11월 첫째 주 이후 주간 기준으로 상승 폭이 제일 컸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는 10개월째 상승세입니다.
2) 매매시장과의 괴리
하지만 매매시장은 5주 연속 보합세(0.00%)입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도 별다른 가격 변동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 시장과 매매 시장의 흐름이 반대입니다.
3) 전셋값은 왜 오르지?
전셋값이 오르는 주된 이유는 전세 매물이 확 줄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 508건으로 1년 전과 작년 초에 비해 44% 감소했습니다. 전세 사기를 피해 아파트 전세 매물을 찾는 사람은 증가한 데 반해,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매물 공급은 되레 줄었기 때문입니다.
2. 갱신 계약도 늘어
1) 갱신 계약 비중의 증가
전셋값이 치솟다 보니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도 늘어났습니다. 전월세 상한제에 따라 보증금이 오르더라도 기존 전세금의 5%가 한계라 새로 전세 매물을 구하는 것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가운데 기존 계약을 그대로 연장하는 갱신계약이 35%를 차지했습니다. 작년에 비해 8% P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2) 증액 갱신 비중도 늘어
전체 갱신계약 중 증액 갱신의 비중도 커졌습니다. 증액 갱신은 기존 계약보다 전세보증금을 올린 계약을 뜻합니다. 올해 갱신계약 중 증액 갱신은 전체의 57%로, 작년에 비해 11% P 높아졌습니다. 반면, 보증금을 낮춘 감액 갱신 비중은 전체의 29%로 1년 새 12% P 줄었습니다.
3.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1) 서울 전셋값 한동안 오를 듯
한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빚을 내 집을 사기보다 전세 자금 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분양가가 급격하게 오른 것도 아파트 청약과 매매 수요를 줄여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2) 전세가격 전망 지수 확대
시장도 앞으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3월, KB부동산이 전국 6천여 개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전셋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중개업소는 전체의 31.3%인 반면,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9.8%에 불과했습니다.
3) 7월이 고비야?
일각에서는 오는 7월 전세 가격이 한 차례 더 급등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2020년 7월 30일부터 시행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이 오는 7월 말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입니다. 그간 전월세 상한제에 따라 기존 전세금의 5%밖에 올리지 못했던 임대인들이 만기 이후 전셋값을 대거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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