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가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1개당 9,000만 원 수준이던 비트코인은 대선 이후 급등하면서 1억 3,000만 원을 돌파했다. 공화당 새 정부에 입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거론했던 도지코인을 비롯해 가상화폐 시장은 새로운 전기는 맞고 있다. 가상화폐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블록체인기술과 핀테크는 다가올 미래에 더욱 강력한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제25회 세계지식포럼 ‘핀테크와 블록체인은 어떻게 글로벌 결제시스템을 바꿔놓았나’ 세션에 참석한 브루스 터크먼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도 블록체인을 주목했다. 그는 “아직 토큰 결제 등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다. 하지만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의 금융거래보다는 빠르고, 접근성이 높고, 편리하단 점에서 이점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최근 금융시스템 흐름은 블록체인의 발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터크먼 교수에 따르면 핀테크 기술을 통해 국경을 넘어선 국가 간 결제가 간편해지고 보편화됐다. 인도, 케냐 등 금융참여도가 낮았던 국가에서는 핀테크를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금융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터크먼 교수는 “인도의 통합결제 인터페이스(UPI)는 전화번호와 연동한 계좌와 QR코드로 편의성을 개선하고 케냐는 이동통신사 엠페사(M-Pesa)에서 모든 휴대폰에 E머니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였다”며 핀테크의 긍정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1. 개발도상국 계좌도 없던 국민, 핀테크로 쉽게 금융접근성 높아져
인도의 UPI는 인도 정부와 국립결제공사(NPCI)가 2016년 개발한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계좌 간 즉시 송금과 결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시스템의 도입 이후 인도 사회에선 현금 없이 QR코드로 전자결제를 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NPCI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도의 연간 UPI 거래액은 2조 2,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5.1% 상승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UPI 거래 건수가 1,000억 건을 돌파했으며, 2030년까지 하루 20억 건의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이 많은 케냐에선 은행 계좌 대신 휴대전화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 ‘엠페사’가 주요 송금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출시된 이후 현재 케냐 인구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또 터크먼 교수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참여도가 낮았던 인도, 바레인, 태국,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에서 실시간 결제 수요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금융결제 방식으로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개발도상국에서는 계좌가 없어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핀테크 혁신이 성공하면서 실시간 결제가 가능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결제 시스템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금융거래가 더욱 쉬워지면서 불법적인 활동과 테러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가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핀테크로의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봤다. 그는 “이전보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계좌는 악용 우려로 서비스가 덜 제공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래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2. 계좌분석해 담보없는 대출도 ‘ok’
또 단순히 돈을 이체하는 것을 넘어서 핀테크 계좌를 통해 일매출을 추적,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가 발전하고 담보가 없는 사람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순기능도 언급했다. 터크먼 교수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온라인 결제가 보편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산업도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15년 전 도입된 블록체인 기술은 중개자 없이 저비용으로 실시간 결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최근까지 핀테크 기술이 국경을 초월한 결제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편의성 및 접근성을 크게 높여왔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결제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플과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 등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터크먼 교수는 “세계적인 은행인 JP모건이 고객들을 위한 JMP 토큰을 내는 등 앞으로 블록체인을 통한 지급결제가 더욱 효율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 빅테크 페이스북의 ‘리브라’ 실패는 규제당국 등 준비 없는 발행이 원인
한편 2019년 페이스북이 시작한 자체 가상자산 프로젝트 ‘리브라’가 실패한 것에 대해선 “미국 규제당국과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은 데다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한 충분한 준비도 없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터크먼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다. 그는 학부생, MBA 및 경영학 MBA에게 고정 소득, 파생 상품, 트레이딩 및 유동성 위험 과정을 가르쳤다. 현재 고정소득 및 파생상품 시장, 관련 공공정책 이슈, 금융시장과 그 규제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하고 있다.
2017년 가을부터 2020년 여름까지 터크먼 교수는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다. 터크먼 교수는 스턴에서 경력을 시작했지만, 월스트리트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1994년 살로몬 브라더스를 시작으로, 2010년 리먼 브라더스의 프라임 서비스 부서에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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