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블루스크린이라면... 컴퓨터 오류 화면?
네, 맞습니다. 손꼽히는 정보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윈도우 운영체제와 충돌을 일으키며 오류를 낸 건데요. 세계 곳곳의 컴퓨터에서 블루스크린을 띄워버렸다고 하죠. 전체적인 피해를 살펴보자면
1) 미국 내 911 콜센터 일부가 운영을 멈췄어요.
2) 개장 시간이 늦춰지는 등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장애가 발생했어요.
3) 미국, 이탈리아 등 몇몇 국가의 일부 지역에서 대중교통 운행이 제한되었어요.
4)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중단되었어요.
5) 의료시설 내 CT 기계, 예약 시스템, 처방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했어요.
6) 제조업 공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어요. 테슬라의 일부 생산라인도 잠시 멈추었다고.
7) 일부 법원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어요. 운영이 중단되거나, 재판이 미뤄졌어요.
8) 블루스크린 탓에 계산대 사용에 문제를 겪는 상점도 등장했어요.
9)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 일부가 꺼졌어요.
사법, 의료, 교통, 공장, 금융, 관광, 방송, 정부 시스템 등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가 박살 나버렸던 건데요. 이번 대형 사고의 원흉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따르면, 안전모드 부팅 등의 과정을 거쳐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다고 해요.
2.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문제없지 않았어?
맞습니다. 일부 항공사*에서 예약 시스템 문제, 항공편 지연 문제가 발생했고, 펄어비스/그라비티에서 운영하는 게임이 점검에 들어갔고, 쿠팡 내부 전산망에 문제가 생기긴 했는데요. 이 외에는 큰 문제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에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10개 기업에서 피해가 확인되었다고.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윈도우 운영체제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쓰는 기기' 가운데 최신 업데이트가 진행된 사례에서만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는 알약, V3, AVAST 등 타 보안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덕분에 문제를 피해 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죠.
**특히 공공기관은 국내 보안 프로그램만 쓴다고 봐도 무방해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는 안전해!"라고 하긴 어려운데요. 점유율이 높은 알약, V3, AVAST 등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대형사고 나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일례로 2011년 무렵엔 V3 Lite가, 2017년엔 AVAST가, 2022년엔 알약이 정상 프로그램을 악성코드로 오진하며 전국 곳곳의 PC에서 문제를 일으킨 바 있죠.
이에, 클라우드 시스템*** 등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시큐러스 대학교의 한 부교수는 잘못된 패치와 업데이트는 항상 발생한다면서, 지금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규모가 너무 거대해졌다고 지적했어요.
***쉽게 말해, 내 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일을 외부(데이터 센터 등)에 대신 맡기는 시스템을 말해요.
특정 시장이 소수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죠.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중 하나에서만 문제(해킹, 잘못된 업데이트 등)가 생겨도,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실제로 구식 시스템을 쓰던 뉴욕시 대중교통은 별문제 없이 정상적인 운행을 이어갔다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여러 개의 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멀티 클라우드) 하자는 말도 나오는데요. 일례로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비용이 더 많이 들더라도 하나는 정상 업무에, 하나는 예비용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클라우드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어떤 시스템에서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자고 한 거예요.
전 세계의 PC가 강력한 바이러스에 공격당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번 사태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벌어질 일들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먹통이 된 PC의 대체품으로 등장한 녀석은 바로 "수기" 였다고 해요. 일례로 일부 항공사에서는 손으로 쓴 항공권을 발급해 줬고요. 일부 병원에서는 손으로 쓴 수기 처방전이, 미국의 지역 방송국에서는 손으로 그린 일기예보가 등장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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