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떨어질 때 먹는 초콜릿 한 입, 카페인 충전이 필요할 때 마시던 커피. 이젠 손 갈 때마다 찾기 망설여질 수도 있겠습니다. 시장 통제 불능 상태라는 진단이 나올 정도로 코코아와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1. 이젠 초코플레이션?
1) 구리보다 비싼 코코아
지난 26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의 선물 가격이 장중 t당 1만 8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비슷한 시기 산업용 구리 가격보다도 높습니다. 최근 2달간 코코아 가격은 140% 이상 상승했습니다. 2달 전만 해도 4,100달러대, 1년 전에는 3,000달러에 머물던 점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상승세입니다.
2) 커피콩도 상승 랠리
커피 원두 가격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지난 25일, 믹스 커피의 원료로 쓰이는 커피 원두 로부스타의 선물 가격은 t당 3,412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초엔 t당 2,000달러 초반이었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70%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3) 초콜릿·커피, 이젠 사치?
전례 없는 가격 상승에 초콜릿과 커피 가격도 자연스레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초콜릿을 포함한 제품의 가격은 이미 인상됐거나, 올해 내내 오를 전망입니다. 최근 부활절을 앞둔 미국과 영국에선 계란 모양의 초콜릿 가격이 작년보다 평균 12%, 50% 올랐습니다. 일본 스타벅스는 드립 커피 톨 사이즈 가격을 355엔에서 382엔으로 인상했습니다.
4) 우리나라도 조만간
국내 식품 업체가 느낄 가격 인상 압박도 심합니다. 치솟는 가격에 공급까지 대폭 줄어 원자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가나 초콜릿을 만드는 롯데웰푸드는 가나산 코코아의 40%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오는 4월 총선 이후 제품의 가격이 급상승할 전망입니다. 정부 압박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비싼 가격에 거래된 원재료가 우리나라엔 총선 무렵에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2. 가격 오른 원인은?
1) 기후 때문이야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기후 위기가 꼽힙니다. 전 세계 코코아의 75%가 생산되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극심한 가뭄과 엘니뇨가 덮치면서 코코아 수확량이 급감한 겁니다. 세계 2위 코코아 생산지인 가나의 2023~2024년 수확량은 예상치의 절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상기후 탓에 발생한 병충해는 코코아나무의 생산성을 약화하기도 했습니다. 커피 원두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엘니뇨란 페루와 칠레 연안 중심의 동태평양 수온이 보통 이상으로 따뜻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하는데, 최근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반대 현상으로는 평년보다 낮은 수온이 유지되는 라니냐가 있습니다.
2) 근본적인 구조 문제
서아프리카 지역 코코아 농가의 열악한 현실은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코코아 생산은 주로 소규모 농부들의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이들에 대한 투자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에 코코아 농가는 작은 기후변화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3) 앞으로는 나아질까?
코코아 가격은 당분간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여러 구조적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제코코아기구(ICO)는 2023~2024년 코코아 공급량이 37만 4천 t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러 커피 산지 역시 기후 위기를 피하지 못한 데다가 수확 인력 부족 등으로 상황이 열악합니다.
3. 오히려 투자하긴 달달한 시기?
1) 때가 왔다
반대로 코코아에 투자한 사람들은 쏠쏠한 수익률에 코코아 가격 상승을 반깁니다. 코코아는 다양한 원자재 투자 대상 중 하나입니다. 이에 코코아 시장이 직면한 가격 상승에 투자한 헤지펀드는 상당한 수익을 거뒀습니다. 영국 애스펙트 캐피털의 디버시파이드 펀드가 코코아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들어 지금까지 18.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2) 코인 뺨치는 코코아
코코아 선물 가격과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는 비트코인 수익률을 능가합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코코아 지수를 추종하는 위즈덤트리 코코아 ETF는 전일 대비 0.95% 상승한 1만 7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연초(4,250달러)와 비교해 약 137% 뛰어오르며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상승률(약 72%)보다 2배가량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보통 펀드는 매도와 매수에 2~3일 가까이 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펀드를 주식처럼 필요할 때마다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3) 나도 한 번 해볼까
다만, 코코아는 투자 접근성이 낮은 편입니다. 원유, 귀금속 등과 달리 대부분 증권사에서 상품이 개설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증시에 있었던 코코아 관련 ETF 상품도 현재는 모두 상장폐지 됐습니다. 증권사에서 해외선물계좌를 개설해 투자할 수는 있지만, 직접 투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코코아 가공 기업 종목에 집중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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