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 SDI 전고체배터리 로드맵 (A, B, C 샘플)
이번 인터배터리 2024에서 삼성 SDI의 전고체 로드맵 발표(2027년에 양산시작)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삼성 SDI는 2024년부터 26년까지 A, B, C 샘플을 고객사에게 제공하고 27년에 전기차에 적용할 시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한 적이 없다 이번에 발표함으로써 의미는 있지만 A, B, C 샘플의 의미를 알면 이러한 삼성 SDI의 로드맵에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A, B, C 샘플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면, A샘플은 테스트 수준, B샘플은 완성품, C샘플은 양산성에 대해 고객사에게 검증을 받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A 테스트, B 프로토, C 파일럿으로 보면 좀 더 이해하기가 용이합니다.
2차 전지의 경우 각각의 샘플은 대략 약 1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삼성 SDI의 로드맵도 각 샘플제공에 1년의 시간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점은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2차 전지 배터리/소재 대비 훨씬 난도가 높은 공정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2차 전지 산업에서 흔히 적용되는 샘플 a, b, c의 소요기간 1년씩을 적용하기에 매우 무리가 있는 스케줄이라는 점입니다.
삼성 SDI에 따르면 20ah 수준(4.4V 전압 가정 시 88wh)의 프로토타입 전고체 셀을 2년 만에 중대형 배터리 수준인 60ah (4.4V 전압 가정 시 264wh)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는 얘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2차 전지/전기차 관련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투자자들에게 전고체 배터리 성능이 과장되었다고 피소(미 증권거래소법 제15조 제 78b항 위반)를 당한 미국의 퀀텀스케이프(폭스바겐의 전고체 파트너사)도 2023년 12월 전고체 A샘플을 개발하였고 A샘플을 제공하였으나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는 지난 2024년 3월 퀀텀스케이프 대신 다른 유럽 전고체업체(블루코)와 계약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기존 2차 전지 소재들도 A, B, C 샘플 테스트와 통과가 계획대로 쉽지가 않은데 아직 기술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전고체배터리가 A, B, C 샘플 테스트를 회사가 계획한 대로 통과한다는 것 자체에 매우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삼성 SDI 전고체 배터리 성능 (60ah)
삼성 SDI는 2027년 60ah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를 시양산 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통상 전고체 배터리의 전압을 4.4V 가정하기에 264wh의 에너지밀도를 지니고 있는 배터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고체는 전압을 높이기에 좀 더 유리하여 4.4V 이상이 될 수도 있고 이 경우 해당 전고체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좀 더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압이 높아지면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2170 원통형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263wh(Cell Level)입니다. 즉, 삼성 SDI의 60ah 전고체배터리의 수준은 현재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의 용량 수준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압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이상, 2027년 시양산 할 수 있다는 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주행거리)의 측면에서 그다지 메리트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3.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문제들
삼성 SDI가 제시한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황화물계이고 60Ah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스펙이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음극재를 무엇으로 사용할 것인지(전고체에서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음극재의 리튬메탈 적용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양극재에서 하이니켈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황화합물을 사용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스펙이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 모호한 상황입니다.
60Ah라는 용량을 봤을 때, 음극재와 양극재는 기존의 흑연계 및 하이니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기는 합니다.
즉 전해액만 황화물계 고체전해질로 바꾸는 것이라면, 기존 3원 계배 터리 대비 특별한 장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얘기하는데, C-rate를 이해하면 하이퍼포먼스를 추구하는 고성능 전기차에서 고체전해질이 꼭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4.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난제 (특히 황화물계)
1) 전고체 배터리는 전극과 전해질의 계면(고체와 고체가 만나는 접촉면)에서의 높은 저항발생으로 인해 액체전해액보다 배터리의 효율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되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2)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사용했을 때, 덴트라이트 현상으로 폭발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수축과 팽창률이 높기 때문에(실리콘음극재의 문제점과 유사) 덴트라이트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리튬메탈을 음극재로 사용했을 때 안정성에 더욱 큰 문제점을 발생시킵니다. 리튬메탈 음극재의 덴트라이트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면(현재 LG엔솔 등이 리튬메탈 음극재 적용에 가장 앞서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보다 3원계 하이니켈 배터리의 대폭적인 성능향상이 기대됩니다.
3) 황화물계는 황성분으로 인해 대기 중에 수분과 산소와 반응하면 독성가스인 황화수소로 변환됩니다.
산화물계가 공기 중 안전성이 높습니다. 다만 계면 저항성이 황화물계보다 더 높아 배터리의 대용량화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4) 고 C-rate에서 안정성과 수명 저하가 큽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온의 통로가 액체가 아닌 고체이기 때문에 저항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상대적으로 고출력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고 C-rate에서 배터리의 구조에 무리를 주어 SOH의 열화가 심화됩니다. 여기에 전고체 배터리 특유의 팽창과 수축이 배터리구조 변형을 더 촉진시키기도 합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이 기존배터리 대비 낮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즉, 고 C-rate의 운행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생각과는 다르게 안전하지 않습니다.
LFP배터리가 C-rate에서 취약한 이유와 비슷한데, 전해질이 고체라는 점과 LFP의 철분자가 화학식에 의해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배터리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이온과 분자의 활성도가 낮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분자구조에 문제를 일으켜 배터리의 안정성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안정성과 고성능은 역의 관계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상용화 시에 고성능 전기차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높은 성능(고출력, 고 C-rate, 급격한 작동전압의 변화 등)을 요구하는 고성능차량에 적합한지도 의문이 있습니다. 도요타와 삼성 SDI를 중심으로 황화물계 전고체가 대세라는 인식이 있는데, 최근 오히려 폴리머+산화물계 하이브리드 전고체 등과 같은 다른 전고체 기술 개발 흐름도 눈 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황화물계 전고체보다 폴리머+산화물계 하이브리드 형태의 상용화가 빠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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