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AI 반도체 시장의 요충지라는 위상을 굳힙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인텔 같은 반도체 기업이 모두 대만 투자에 뛰어든 모습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대만을 상대하는 각국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1. 대만에 모인 AI 대표주자
1) 컴퓨텍스 2024
지난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가 성대한 막을 올렸습니다. 엔비디아, AMD, 퀄컴, ARM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CEO가 모여들었습니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은 새 AI 칩을 발표했습니다.
2) 젠슨 황의 대만 사랑
행사에서 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대만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5년 내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예고하는 등 대만 친화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덕분에 대만 내에서 그의 인기는 아이돌 그룹을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3) 스마트섬이 되기 위한 전략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컴퓨텍스 개막 축사에서 대만을 ‘AI 스마트섬’으로 만들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기와 친환경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슈퍼컴퓨터 구축, 인재 육성 등의 정부 전략을 제시했죠.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퀄컴 등의 기업도 대만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언급했습니다.
2. AI 중심지로 떠오르는 대만
1) 반도체의 섬, 대만
최근 반도체 시장 내 대만의 위상은 급상승 중입니다. 반도체를 제작하는 과정 중 설계-제조-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은 중요한 과정으로 꼽힙니다. 대만은 이 모든 공정이 자국 내에서 수직적으로 이뤄지고, 각 기업의 기술력도 세계 최정상급입니다.
2) AI 칩 생산기지 TSMC도 대만에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대만 경쟁력의 핵심으로도 꼽힙니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 칩 위탁생산을 독점하면서 AI 칩 생산기지로도 주목받습니다. 대만에 대한 지정학적 우려에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TSMC에 대한 신뢰를 투자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3) 파운드리
팹리스 업체로부터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전문 생산 업체를 말합니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 기술은 있으나 생산 라인이 없는 기업으로,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을 하고, 이렇게 생산한 반도체를 팔아 이익을 얻습니다. 대표적인 팹리스 업체로는 애플, 퀄컴, 엔비디아가, 파운드리 업체로는 TSMC,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4) 속 타는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중국은 대만에 속수무책입니다. 젠슨 황 CEO가 대만의 AI(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대만이 가장 중요한 국가(country)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거나,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 중 대만과 중국을 다른 색으로 표시한 세계 지도를 띄우는 등 중국의 심기를 건드는 언행을 보였지만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영향력이 너무 큰 엔비디아 CEO의 발언이라 섣불리 대응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3. 대만을 둘러싼 정세는?
1) 압박 수위 높이는 중국
다만, 중국은 대만을 향한 견제 수위를 계속 높이는 중입니다. 지난달 23일, 대만을 사방에서 둘러싸고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벌인 것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대만과 관련된 한·미·일의 공조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2) 미국은 대만 편!
한편, 미국은 대만과의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합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의회 대표단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해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5일(현지 시각)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경제적으로 봉쇄할 경우 중국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는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3) 최혜국 대우
한 국가가 다른 나라에 부여하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A 국가와 B 국가가 무역 협정을 맺으면서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면, 두 국가가 C 국가, D 국가 등 제3자에게 준 혜택만큼 서로를 대우해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4) 눈치 보는 한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입장은 조금 난처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미국, 일본과 함께 대만의 유사시에 대비하곤 있지만,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지난 4일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이 한국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본과 결탁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한다며 신중한 언행을 요구하는 등 중국의 압박도 느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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