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각종 산업에 매우 중요한 기초 소재입니다. 특히 인공 지능, 클라우드, 자율 주행 전기 차, 메타버스 등 4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도체의 사용 범위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입니다. 시가 총액 1~2위 기업이 모두 반도체 기업이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기반으로 형성된 밸류 체인에 속한 기업들도 수두룩합니다.
여기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반도체 제조, 팹리스, IP, 디자인하우스, OSAT로 구분했습니다. 추가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소재, 반도체 장비 섹터를 포함시켰으며, 완성된 반도체를 유통하는 반도체 유통 기업도 따로 분류했습니다. 반도체 업체라도 어떤 섹터에 속하는지에 따라 업황, 전방 산업, 투자 포인트 등이 다릅니다.
1. 반도체 산업의 개요와 특징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반도체 회로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후 설계된 도면에 따라 반도체를 만들고, 완성된 반도체는 각종 IT 기기에 탑재될 수 있도록 조립 및 포장(이하 패키지),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즉 반도체 제조 공정은 설계, 제조, 패키지 및 테스트로 나뉘는데, 설계부터 제조까지의 공정을 전공정이라고 하며, 포장하고 테스트하는 공정을 후공정이라 합니다.
한편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을 팹리스라고 하고, 팹리스 기업이 설계한 도면대로 반도체를 제조하는 회사를 파운드리(Foundry)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패키지 및 테스트를 담당하는 후공정 기업을 OSAT라 합니다. 참고로 팹리스, 파운드리, OSAT가 하는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기업도 있는데, 이를 IDM(종합 반도체 회사)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표적인 IDM 기업입니다.
IDM 사업자가 반도체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 최고는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IDM 비즈니스 구조를 갖게 된 이유는 두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구조가 단순하고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이므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자는 주로 IDM 형태를 띱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는 구조가 복잡하며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설계는 엔비디아, AMD, 퀄컴, 제조는 TSMC, OSAT는 ASE, 암코어 등 분업화 체제로 구축되었습니다. 이 밖에 파운드리, IDM, 팹리스를 대상으로 이미 설계된 반도체 회로 등을 제공하는 IP(Intellectual Property) 기업, 팹리스와 파운드 간 가교 역할을 하는 디자인하우스 기업도 있습니다.
2. 반도체 제조 산업의 투자 포인트
1) 반도체 제조(미세화와 트랜지스터 구조)
반도체 제조와 유통 섹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DM, 상장사 유일의 순수 파운드리 기업인 DB하이텍이 포함됩니다. 이 밖에 완성된 반도체를 유통하는 기업도 존재하지만 규모가 작고 단순 유통 산업에 종사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투자 관점에서 중요도는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제조와 유통에 관련해 투자하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반도체 제조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제조 기술력과 반도체 시장의 업황을 잘 봐야 합니다.
제조 기술력의 키워드는 미세화와 트랜지스터로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에서 미세화란 얼마나 회로를 얇게 그릴 수 있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즉 미세화 공정은 반도체 회로의 선 폭을 줄여 한 장의 웨이퍼에 더 많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는 과정입니다. 웨이퍼의 사이즈는 똑같은데 더 많은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으니, 생산성이 높아진다. 또한 선 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력 소모도 덜해지며, 성능도 향상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칩에서 전원을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미세화 공정이 진행되면서 트랜지스터 역시 작아졌는데, 너무 작아지다 보니 스위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트랜지스터가 잘 작동하도록 구조를 변형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판단하는 지표는 반도체 가격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지표입니다. 대만의 반도체 시장 조사 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 사이트에 방문하면,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는 규격화되어 있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시장 가격이 없습니다.
2) 반도체 팹리스, OSAT(고객사 낙수 효과)
엔비디아, 퀄컴, AMD 등 미국 팹리스 기업들 대부분은 시가 총액 100조 원이 넘는 초대형주입니다. 반면 국내 팰리스 기업들은 시가 총액 1조 원 미만의 중소형주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디스플레이, 차량용, 이미지 센서, 멀티미디어, 모바일 기기 등 각자 주력 분야가 다릅니다. 따라서 팹리스 기업을 평가할 때는 일관적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투자하는 팹리스 기업이 설계하는 반도체의 종류가 무엇인지, 고객은 누구인지, 전방 산업의 성장성은 어떠한지 등을 다각도로 따져봐야 합니다.
한편 국내 OSAT 기업들 역시 시가 총액 1조 원 미만의 중소형주가 대다수인데, 국내 팹리스와 다른 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조인 탓에 후공정 역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직접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면서 OSAT 업체에 위탁하는 물량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OSAT 업체 중에서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 물량을 확대하는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화 공정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패키징 기술 경쟁력이 강화되는 부분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30 나노에서 20 나노로 가는 것보다 3 나노에서 2 나노 공정으로 가는 것이 훨씬 어렵고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특히 10 나노 이하 노광 공정(빛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공정)에서는 극자외선(EUV) 장비가 사용되는데, 1대당 가격이 약 2,000억 원에 달합니다.
돈만 있다고 EUV 장비를 조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ASML 뿐입니다. 이런 미세화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OSAT에서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선진화된 패키지 방법으로 반도체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가령 서로 다른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하는 SiP(System in Package)를 적용하면 크기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성능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OSAT 기업별로 구현할 수 있는 패키징 기술이 다르므로 이 점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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