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만드는 조선 산업, 배를 운영하는 해운 산업은 바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물류 기업들도 항만 하역, 보관 업무를 겸하기 때문에 해운업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연관성에 기인해 조선과 해운, 물류 산업을 한데 묶어 조선과 운송으로 정의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글로벌 고성장 사이클이 막을 내린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과의 경쟁, 해양 플랜트 등 오프쇼어 분야에서 큰 손실을 보면서 주가가 부진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해상 운임이 상승했고, 이는 선박 발주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국내 상장된 해운사는 HMM을 포함해 5곳에 불과하며, 항만 하역,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와 항만 업체들은 총 19곳입니다. 조선사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같은 조선 빅 3와 현대미포조선, HJ중공업 같은 중형 조선사로 구분됩니다. 이밖에 선박용 엔진, 블록, 탱크 등 다양한 기자재를 납품하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1. 해운 산업의 개요와 특징
해운 산업은 호황과 불황에 따라 큰 수익 편차를 보입니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더 심하기 때문입니다. 보충 설명하면, 선박 발주량이 많아지는 시점은 경기 회복 조짐이 점차 보이면서 물동량이 많아지고 나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충분한 선박이 공급되기까지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남아 있는 모든 배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상당 기간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어 해운사들의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됩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무역이 중단되다시피 하다가 갑작스레 경기가 회복되자 물동량이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HMM이 급격한 턴어라운드를 보이며 주가가 저가 대비 약 15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반대로 경기가 꺾이는 시점에는 과거에 발주했던 선박들이 인도되어 해운 기업들은 공급 과잉 사태를 겪습니다. 이 경우 해운 기업들은 적자를 면하기 힘듭니다.
2. 해운 기업의 투자 포인트
1) 운임 지수
컨테이너선의 경우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인 SCFI와 중국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 CCFI가 중요하고, 벌크선의 경우 발틱 운임 지수(BDI)가 중요합니다. 탱커선 운임 지수는 운송량이 가장 많은 유조선 운임 지수(WS)를 참조합니다. 그래서 HMM은 컨테이너선, 대한해운은 벌크선 등 각 해운사별로 주력 선종이 다르므로 투자자는 투자하는 기업에 따라 어떤 운임 지수를 봐야 할지 잘 선택해야 합니다. 한편 벌크선과 탱커선의 경우 운반하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운임 역시 오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자재 가격 추이도 중요합니다.
2) 장기 계약 비중
해운 산업에서 장기 공급 계약이란 일정 기간 이상 정해진 운임으로 화물을 꾸준히 운송하는 것을 말하는데, 업황에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안정적인 실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업황이 턴어라운드 하는 시점에는 상대적으로 수혜 강도가 덜합니다.
참고로 HMM의 경우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이 약 30~40% 수준이지만, 계약 기간이 보통 1년입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에 따른 수혜를 다른 해운사보다 톡톡히 누렸습니다. 주가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반면 대한해운, 팬오션 등 상대적으로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이 높고, 갱신 기간도 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해운 업황이 꺾이면서 HMM은 주가 상승 폭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지만, 타 기업들의 주가 하락 폭은 미미했습니다.
3) 4자 물류 시스템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호황으로 운임이 치솟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였고,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단순히 선단을 늘리는 것보다는 고객사의 공급망 일부, 또는 전부를 아웃소싱하는 제4자 물류(4PL)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21년 머스크는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의 물류 사업을 운영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는데,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유니레버의 해상 운송뿐만 아니라 항공 운송까지도 담당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풀필먼트 기업인 비저블 SCM과 HUUB를 연달아 인수했는데, 해상 운송은 물론 항공, 육상 운송까지 담당한다는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해운사들의 서비스는 해상 운송을 넘어 종합 물류 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투자하는 현재 해운사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다음 호황이 찾아왔을 때 어떤 성장 기회를 노릴 것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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