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앞두고 개별 종목에 대해선 전망하지도 않고, 사실 전망하는 것 역시 어려운데요. 그래도 투자에 대한 2025년 트렌드를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1. 미국 주식 전망: 미국 소형주에 주목해 주세요.
전 세계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주식 시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미국 주식, 미국 외 선진시장 주식, 신흥시장 주식! 글로벌 3대 신탁인 노던트러스트가 지난주 '2025 글로벌 투자 전망 (Global Investment Outlook)'을 발간했는데요. (클릭하면, PDF 파일로 연결됩니다) 내년도 주식 시장은 미국 소형주, 미국 대형주, 신흥시장주, 선진시장주 순으로 상승 여력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볼게요.
1) 미국 대형주, 너무 올랐다
미국 대형주(U.S. Large Cap)는 우리가 흔히 하는 매그니피센트 7을 포함한 큰 주식을 가리킵니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테슬라가 대표적인데요. 미국 대형주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약 21% 상승했습니다. 작년에도 23% 올랐으니, 매우 큰 성과인 셈인데요. 때문에 오늘날 주가수익비율(P/E)이 27에 달합니다. 장기 평균인 21보다 높아서, 시장에서는 "고평가 되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이란 한국에서는 PER(Price Earnings Ratio)로 쓰지만, 일반적으로 P/E로 씁니다. 즉 가격(Price) 나누기 이익(Earning)인데요. 시가총액 나누기 당기순이익입니다. P/E가 27이라고 한다면, 주식 가치(시총)가 회사가 벌어들인 돈(순이익) 보다 27배 높다는 뜻입니다.
투자자들은 매그니피센트 7과 같은 대형 기업들이 향후 2년간 매년 6%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이익을 2년간 14%, 13%씩 추가 창출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때문에 장기 평균 P/E를 고려해 본다면,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1990년대 후반에 벌어진 닷컴버블과는 다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이익, 성장, 수익률, 자본 지출, 잉여 현금 흐름면에서 그때와는 체질이 다릅니다.
닷컴버블이란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으로 1995년~2000년 발생한 광적인 투기 투매 현상을 가리킵니다. 나스닥은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943일간 고점대비 78% 폭락했습니다.
2) 미국 소형주, 아직 오를 여력이 큼
반면 미국 소형주(U.S. Small Cap)는 올 들어 10% 상승에 그쳤습니다. 또 2023년에는 16% 상승을 했는데요. 소형주 기업들은 부채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변동 금리 기준이라고 해요. 금리가 떨어지면, 이익이 개선! 또 트럼프 정부 들어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면, 소형주 기업의 이익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대형주 대비 가격이 더 합리적이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것이 노던트러스트의 분석입니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미국 대형주는 이미 높은 고지에 거의 다다른 산악인 같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천천히 오를 가능성이 크고요. 반면, 소형주는 아직도 낮은 위치에 있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메시지입니다.
리쇼어링(Reshoring)이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저렴한 인건비를 이유로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오프쇼어링과는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온쇼어링 인쇼어링 백쇼어링이라고도 합니다. 쇼어(Shore)는 건물이나 땅을 지지하기 위한 버팀목인데요. "버팀목을 다시 박는다(reshoring)""버팀목을 뺀다(offshoring)"로 해석하면 쉽습니다.
2. 선진 주식 전망: 미국 개미는 있어도, 유럽 개미는 없어요
흔히 주식에서 미국을 뺀 선진 시장을 꼽으라고 한다면, 유로존, 일본, 호주-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포르를 꼽습니다. 대표적 지수는 MSCI WORLD입니다. 미국을 뺀 선진 시장 주식은 올 들어 8% 상승하는데 그쳤는데요. 2009~2024년 연평균 수익률 역시 미국 대형주가 14%인데 반해 미국외 선진 대형주는 6.2%에 그쳤습니다.
1) 미국은 성장주, 유럽은 가치주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미국 대형주는 매그니피센트 7을 중심으로 한 기술과 통신서비스 주식인데요. 비중이 무려 41%에 달합니다. 즉 성장주 중심. 반면 미국 외 선진 대형주는 금융과 제조업 비중이 큽니다. 즉 가치주 중심.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성장주란 빠른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주식이고, 가치주는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주가 상승을 보고 투자하고요. 가치주는 안정적 수익과 배당을 보고 투자합니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가 높아집니다.
현재가치와 할인율이란 현재 가치란 미래에 받을 수익을 현재 시점에서 가치로 환산하는 것인데요. 금리가 낮으면 미래 수익이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이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려서, 비싼 비용 없이 사업을 한다면 어떨까요. 지금 하는 투자 매력이 훨씬 커집니다.
현재가치= 미래가치 / (1+연이율)^기간
지역별 총수익(Total Return)은 대만, 인도, 브라질, 한국, 중국순. 주식 발행이 잦은 국가가 일반적으로 낮다
3. 신흥 주식 전망: 한국 주식은 왜 대만보다 못 오르나
한국을 포함한 신흥 시장(MSCI EM)의 주식의 상승률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습니다. 2000~2010년에는 연평균 9.9% 상승했는데요. 2010~2024년에는 6.9%로 둔화됐습니다.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레스토랑 가격만 따지지 마세요
먼저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펼치는 것이 부담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한테 “저러다 망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하네요. 다만 지난 시간에도 짚어드렸듯이, 인도 동남아 경제는 밝게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고요. 전문적 투자자들은 한 종목을 볼 때 총수익을 중점적으로 따집니다.
총수익이 어렵다고요? 총수익은 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했을 때 얻게 되는 모든 수익을 가리킵니다. 마치 식당에 들어가 메뉴 가격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맛, 서비스, 무료 디저트까지 모두 고려해, 레스토랑 전체 경험을 가격으로 매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 구성 요소는?
① 매출 성장 (Revenue Growth): 기업의 실질적인 성과와 수익 창출 능력을 반영합니다. 매출 성장이 크면 총수익이 커집니다.
② 주식 발행 (Shares Issuance): 신주 발행은 투자자의 주당 수익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신주가 늘면, 총수익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③ 밸류에이션 (Valuations): 주가수익비율(P/E) 같은 지표.
④ 배당 (Dividend): 투자자에게 직접 현금을 줍니다. 긍정적 영향!
2) 신주 발행이 발목 잡는다
이런 관점에서 총수익을 놓고 보면, 선진 시장은 10.6%, 신흥 시장은 6.4%, 한국은 5.6%로 나타났습니다. 또 대만은 15.2%, 인도는 10.6%입니다. 한국의 경우 매출 성장은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주식 발행량이 많습니다. 주식 가치가 희석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셈입니다. 또 배당은 긍정적으로 꼽혔지만, 크지 않았습니다. 반면 경쟁국인 대만은 매출 성장이 크고, 주식 발행이 거의 없었으며, 배당금 지급액 역시 컸습니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한 전망을 했습니다. 2025년도 코스피 전망치를 2750으로 잡은 것인데요. 현재가 2456 정도 되니, 내년에 약 11% 정도 오를 것이라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방위산업 주식, 주주수익률이 높은 주식,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변화를 주는 주식, 코스피 200 중소형주를 주목하라”라고 조언했습니다.
3)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한국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대규모 자본 투자가 불가피한 산업 중심입니다. 대출 대신 신주 발행을 선호합니다. 또 배당금을 지급하기보다는,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신주 발행이 장기적 성장을 위해 중요한 자금 조달 방식이긴 합니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방식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주주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기업 성장과 주식 시장이 따로 노는 이유입니다.
4. ETF 전망: ETF를 보면 돈이 보인다.
돈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ETF(상장지수펀드)를 보면 대략적인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ETF란 주식처럼 거래되는 투자 펀드인데요. 특정 지수, 섹터, 자산을 추종해 설계합니다. 지수만 놓고 보면요. S&P 500을 추종하는 SPY,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QQQ가 대표적입니다. 또 산업 섹터를 추종하는 ETF도 있습니다. 기술주 XLK, 에너지 XLE, 헬스케어 XLV! 국가별로도 있습니다. 중국 FXI, 인도 EPI, 브라질 EWZ!
ETF 티커란 ETF에는 고유 식별 코드인 티커가 있어요. 티커를 붙이는 것은 만든 회사 마음인데요. 몇 가지 힌트는 있습니다. 특히 투자 분야, 운용사, 투자 전략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SPY는 S&P 500을 추종하고요. VOOG는 뱅가드가 S&P 500 내 상위 성장주(Growth)에 집중 투자한다는 뜻입니다.
1) 핀비즈에서 히트맵을 보자
실시간 시세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핀비즈(Finviz)라는 웹페이지가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흐름을 확인할 때 많이 봅니다. 핀비즈 웹페이지에는 히트맵이 있는데요. 사각형 크기는 종목의 시가총액, 녹색은 상승, 빨강은 하락을 가리킵니다.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1월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11개월간 가장 많이 오른 ETF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비트코인(GBTC 123.4%), 기술주(VGT 28.9%), 금융(XLF 36.5%), 금(GLD 28.1%), S&P 500(SPY 26.7%), 나스닥 100(QQQ 24.4%), 에너지(XLE 13.8%), 인도(EPI 12.5%)! 반면 반도체 하락에 3배 베팅하는 ETF(SOXS -59.3%), 브라질(-25.8%) 섹터는 크게 하락했네요.
2) 11월 한달 어떤 섹터가 떴나?
반면 11월 한달간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GBTC 35.4%), 반도체 하락에 3배 베팅하는 ETF (SOXS 14.41%), 에너지 (XOP 10.4%), 금융 XLF(8.9%) S&P 500 (SPY 3.8%), 나스닥 100 (QQQ 2.6%), 인도(EPI 1.73%)가 상승을 했고요. 또 중소형 ETF도 많이 상승했습니다. 미국 내 우수 중형 기업 400개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IJH와 소형 기업 중 시가총액 하위 2000개 기업에 투자하는 IWM은 이달 들어 각각 7.4%, 9.2% 상승했습니다.
반면 중국(YINN -16.6%), 브라질(EWZ -8.2%) 금(GLD -4.8%), 반도체(SOXX -5.13%)는 떨어졌습니다. 과거 지표가 꼭 미래 지표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몇 가지 생각할 시사점을 보여줍니다.
3) 인생과 투자는...
적극적 투자자라면 기관 투자 유입이 늘고 있는 비트코인(GBTC), 에너지 섹터(XLE·XOP), 기술주(VGD)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또 보수적 투자자라면 S&P 500(SPY) 나스닥 100(QQQ) 인도(EPI)를 참조하고, 금리가 하락할 경우 다시 상승할 수 있는 금(GLD) 분할 매수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과거 지표가 그렇다는 것이고, 인생과 투자는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맞죠?
어떠셨나요? 주식 시장과 ETF의 흐름을 살짝 엿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투자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흐름인 트렌드를 공부하고, '나의 성향'에 맞는 '나 만의' 전략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워런 버핏은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이를 곱씹으면, 아무리 현재 주가 흐름이 좋더라도 장기적 이익을 낼 수 있는 튼튼한 기업만을 선별해 투자하라는 메시지입니다.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투자 운영이란 신중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의 안전성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An investment operation is one which, upon thorough analysis, promises safety of principal and an adequate return
여러분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좋은 지식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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