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랫폼 양대 산맥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양사 주가가 모두 부진한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에 힘입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실적 발표 이후 증권업계는 네이버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고, 카카오는 지난 9일 장 초반 5만 원을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1. 네이버 실적은 순항 중
1) 역대 최고 실적이라고?
지난 3일,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어난 4,39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전망치(3,895억 원)를 뛰어넘었고, 분기 기준 영업이익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조 5,2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습니다.
2) 주요 사업 모두 성공적
사업 분야별 매출액을 보면, 서치플랫폼(9,054억 원), 커머스(7,034억 원), 핀테크(3,539억 원) 등 주요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습니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검색 광고 개선과 신규 광고주 발굴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커머스 매출은 ‘도착 보장’ 배송 서비스에 따른 신규 매출 발생,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의 성장 덕에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했습니다.
3) 이대로 2분기까지?
네이버의 향후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입니다. 특히 2분기에는 광고 성수기를 맞아 실적 호황이 이어질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의 가입 브랜드 수와 거래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멤버십 강화, 광고 타깃팅 고도화 등의 노력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집니다. 네이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14.74% 올려 잡은 곳도 있습니다.
2. 카카오도 호실적
1) 만족스러운 성적표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2% 증가한 1,20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11.6% 증가한 677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1조 9,88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습니다.
2) 전 사업 분야 고르게 성장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는 플랫폼(9,548억 원), 콘텐츠(1조 336억 원) 부문 등 전 사업 분야에서 고른 매출 성장을 이뤘습니다. 플랫폼,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33.3% 늘었습니다. 특히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 커머스 사업을 운영하는 톡비즈 매출(5,521억 원)의 실적 기여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에도 선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3) 향후 실적 전망은
카카오의 실적은 더욱 견조해질 전망입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주력인 커머스 사업은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중국 커머스의 대규모 마케팅 예산이 집행된다면 오히려 수혜를 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사업 기반이 공고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거란 자신감까지 내비칩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Monthly Active Users)란 30일 동안 앱을 사용한 사용자 수를 의미합니다. 애플리케이션 등 IT 서비스의 실적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입니다.
3. 장밋빛으로만 가득한 건 아니야
1) 공정위 조사 중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물망에 오른 점은 예의주시할 만합니다. 네이버는 멤버십 구독 서비스의 중도 해지를 어렵게 했고,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부당한 중개 수수료를 매겼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이에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고, 두 회사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2) 네이버-라인 사태
한편, 네이버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야후로부터 사실상 결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고, 이사회에 있던 유일한 한국인 임원도 배제했습니다. 조만간 양사가 지분 관계를 정리할 거란 전망과 함께, 앞으로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릅니다. 네이버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인수·합병(M&A)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외교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은 네이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네카오, AI를 잡아라!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팀을 모아 통합 조직으로 개편하고, AI 기술을 고도화해 전 사업 분야에서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작년 발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카카오 또한 AI 개발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본사와 합병하는 등 AI 사업 확장에 힘을 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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