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며 시장의 우려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중국의 애국 소비에 밀려 아이폰 판매가 부진해지며 1분기 매출이 하락했고, 지난 3월에는 미국 법무부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되기도 했습니다.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 애플이 AI 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를 내놓았습니다.
1. M4 탑재된 새 아이패드
1) AI 칩 탑재
지난 7일(현지 시각) 애플이 신제품 공개 행사 ‘Let Loose’를 열고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 버전에는 자체 인공지능(AI) 칩인 M4가 탑재돼 눈길을 끕니다. 인공지능 구동을 통해 아이패드를 사실상 노트북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2) 강력한 칩, M4
M4 칩의 성능도 화제입니다. 직전 모델에 탑재됐던 M2 칩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1.5배로 향상됐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처리 속도는 4배 빨라졌습니다. 또한, M4 칩에는 초당 38조 회의 연산이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탑재돼 AI 서비스를 기기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신경망처리장치(NPU)란 기존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에 더해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처리하는 프로세서를 말합니다. 인공지능에 많이 쓰이는 딥러닝이 가능한 프로세서입니다.
3) 너무 비싼 거 아냐?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 형이 999달러, 13인치는 1,299달러에서 판매가 시작됩니다. 저장용량이 높아진 건 생각해야겠지만, 시작가 자체가 기존 모델보다 높아졌습니다. 가격이 노트북 수준에 버금가는 건 분명 일반 소비자에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2. 또 뭐가 좋아진 거야?
1) 디스플레이 업그레이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에는 기존의 LCD 대신 OLED를 사용한 울트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습니다. 모든 영상에서 1,000 니트의 화면 밝기를 지원하고, 특히 더 선명하게 표시되는 HDR 영상에서는 부분적으로 1,600 니트의 밝기를 지원합니다. 11인치 모델은 5.3mm, 13인치 모델은 5.1mm로 두께도 얇아졌습니다. 무게도 가벼워지고, 나노 텍스쳐 글래스를 적용하면서 반사광도 덜해졌습니다.
울트라 레티나 XDR은 애플의 새로운 디스플레이로, 두 개의 OLED 패널을 조합해 화면을 더 밝게 해주는 탠텀 OLED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기존의 슈퍼 레티나 XDR에서 발전됐다는 의미로 울트라를 붙였고, HDR(High Dynamic Range)을 넘었다는 의미로 XDR(Extreme Dynamic Range)이라고 부릅니다. 레티나는 애플의 고유 디스플레이 이름입니다.
니트는 물체에서 나오는 빛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입니다. 1니트는 1㎡에 비추는 촛불 1개의 밝기를 뜻합니다.
HDR(High Dynamic Range)은 다이나믹 레인지(Dynamic Range)란 영상에서 표현하는 가장 어두운 부분과 가장 밝은 부분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HDR은 표준 다이내믹 레인지(Standarad Dynamic Range, SDR) 보다 개선된 기술을 일컫는 말입니다.
2) 신형 애플 펜슬
한편, 새로운 애플 펜슬 프로 모델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나온 새 모델이죠. 펜을 감싸 쥐는 스퀴즈 제스처를 감지해 자동으로 도구 팔레트를 띄우는 기능과, 펜을 돌리는 동작을 감지해 브러쉬 방향을 바꿔주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또한 펜슬을 잃어버렸을 때 아이폰 등을 활용해 찾을 수 있는 ‘내 기기 찾기’ 기능도 최초로 탑재됐습니다.
3. 새 아이패드 출시의 의미는?
1) 애플의 승부수
최근 아이패드 매출이 부진했던 가운데, 애플이 이번 아이패드 프로 모델 공개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1분기 아이패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하락했고, 선물용 수요가 높은 연말연시 기간에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습니다. 강력한 AI 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를 공개하면서 AI 경쟁에 참전할 것을 알렸습니다.
2) 보급형도 준비했어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도 함께 출시하며 보급형 라인업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번 아이패드 에어에는 M2 칩이 탑재됐고, 11인치가 599달러, 13인치가 799달러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구형이 된 10세대 아이패드는 429달러에서 349달러로 가격을 크게 인하하기도 했습니다.
3) 애플의 AI, 드디어 공개되나
한편, 앞으로 애플의 새로운 AI 기술이 연이어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음 달 10일에 열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하는 자체 OS iOS 18이 시작입니다. M4 칩의 AI 기능도 이 회의에서 더 자세히 다뤄질 전망입니다. 하반기에는 애플의 핵심 제품, 아이폰 16이 출시되죠. 업계는 아이폰 16에 애플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에이잭스’가 탑재되리라 내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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