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며 한국의 금리인하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금리 변화에 따라 집값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금리인하 시즌: 투기 수요가 몰려온다?!’에 대해 다룹니다.
1. 우리는 언제, 얼마나 내릴까?
미국의 기준금리¹⁾ 인하(연 5.25~5.50%→4.75~5.00%) 이후, 한국 금리인하도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약해지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느려진 데다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심하니 우리도 서둘러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겁니다. 시장에선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엔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 p 내릴 가능성(연 3.5%→3.25%)을 점칩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올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았습니다.
¹⁾ 기준금리: 한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는 정책 금리를 말합니다. 이걸 올리면 시중은행의 금리도 오르고, 이걸 내리면 시중은행의 금리도 내려갑니다.
2. 앞으로 집값은?
보통 금리인하는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합니다. 금리가 낮을수록 대출이자 부담이 줄기 때문입니다. 단, 최근엔 금리인하에 따른 집값 전망이 아래와 같이 분분합니다.
1) 오를 것
고금리 여파로 주택공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려 대출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 주택 수요는 늘어나 집값도 자연스레 오를걸.
2) 내릴 것
금리인하는 ‘오래된 뉴스’로 이미 시장가격에 반영됐어. 더욱이 최근 핵심지 아파트값은 ‘임계점’에 도달한 만큼 집값은 앞으로 조정될 일만 남았어.
주택 준공(입주) 실적은 어떠냐고요? 올 7월 전국 주택 준공 실적은 1만 316 가구로 작년 7월보다 50.6% 줄었습니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9,387 가구에서 2,556 가구로 72.8% 줄었습니다.
3. 투기 수요가 몰려온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전에 없던 투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최근 1~2년간 주택 매매거래는 신생아특례대출¹⁾ 등을 받은 실수요자가 주도했습니다. 한데 금리를 내리면 그간 조용하던 투기 수요 및 가수요²⁾가 시장에 들어와 집값을 끌어올릴 거란 주장입니다. 특히 이번 금리인하는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금리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올 2분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중 60%는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이었습니다.
¹⁾ 신생아특례대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주택구입·전세자금대출입니다. 주택구입자금대출의 경우 ① 2023년 1월 이후 출산한 ② 자산 5억 600만 원 이하 ③ 연 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무주택가구에 ④ 최저 연 1.6% 금리로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줍니다(대출 가능 집값 9억 원까지).
²⁾ 가수요: 가짜 수요를 말합니다. 즉 앞으로 가격이 오를 거란 기대에 따른 일시적 수요. 이들이 많을수록 시장 가격이 심하게 부풀려질 수 있고,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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