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진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이커머스 셀러들을 위한 컨퍼런스 ‘언박싱데이(UNBOXING DAY)’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무대에는 실제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브랜드 관계자가 직접 나와 관련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그중에서도 K-뷰티 브랜드이자 한방 화장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선미녀’, 그리고 미국에서 품절 대란이 일었던 냉동 김밥 제조사 ‘복만사’의 사례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관련 내용을 추려 정리해 봤습니다.
1. 아마존 랭킹 1위를 만든 성장 변곡점
조선미녀는 ‘구다이글로벌’이 소유한 한방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조선미녀의 대표 상품인 ‘맑은쌀 선크림’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요.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400억 원 달성에 성공했다고요. 구다이글로벌은 2019년 조선미녀를 인수, 브랜드 전개 초기부터 해외 브랜드명을 ‘Beauty of Joseon’으로 정해 국내보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구다이글로벌이 조선미녀를 인수할 당시 매출은 1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를 2021년 30억 원, 2022년 400억 원, 2023년엔 1400억 원 규모로 키운 것인데요. 박현수 구다이글로벌 COO는 조선미녀의 2024년 매출을 3000억 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과거만 해도 K뷰티는 중국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얻은 결과라고요.
조선미녀는 국내에선 어쩌면 다소 촌스럽게 들릴 수 있는 이름인데요. 오히려 해외에서는 신비로운 동양의 분위기를 풍김과 동시에, 이것이 주력 상품인 한방 화장품과 시너지를 내면서 ‘모던 한방’이란 독특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입니다. 박 COO는 “브랜드 이름부터 서체까지 한국적이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초기부터 공을 들였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선미녀가 미국 시장을 공략한 이유에 대해 박 COO는 당시 미국 시장에서 K팝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증가하던 때였고, 이때 모던 한방 화장품이란 조선미녀의 콘셉트가 잘 맞아떨어질 수 있겠다고 봤답니다. 기존 한방 화장품 라인은 꽤 고가로 형성돼 있었기에 조선미녀는 가격 허들을 낮추면서 보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쪽으로 전략을 짰고요. 특히 색조 화장품을 주로 소비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기초 화장품으로써 한방 화장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한 것이 유효했다고 합니다.
관련해 조선미녀는 미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게 유효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미녀는 글로벌 벤더사 ‘실리콘투’와 협력해 해외 물류, 현지 마케팅, 오프라인 유통망 구축을 함께했고요. 이를 통해 현지 시장 특성과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하여 효과적인 진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진출 후에는 현지 대형 유통업체 ‘타깃(Target)’과 협력해 제품 판매와 동시에 소비자들의 직접적 피드백을 수집했습니다. 현지 적합성 평가와 함께 필요한 개선사항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요.
조선미녀의 성장 변곡점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91만 팔로워 보유 틱톡커 Sarah Palmyra와 160만 팔로워 보유 틱톡커 Ava 등이 조선미녀 선크림을 사용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큰 바이럴 효과를 얻은 것입니다.
사실 당시 구다이글로벌은 마케팅 예산이 부족하여 해당 소수의 틱톡커들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오히려 이게 잘 들어맞아, 이후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에게 조선미녀 제품을 무상으로 협찬하는 등 성과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는 때마침 햇빛 알레르기와 피부암 위험성을 경고하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것이 조선미녀 선크림 바이럴 마케팅과 연결되면서 인지도를 크게 올렸고, Ava와는 콜라보 상품을 출시할 정도로 돈독한 협력관계가 됐습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1년 사이 유망한 K뷰티 브랜드를 연달아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 등인데요. 이 두 브랜드 역시 북미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조선미녀와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이뤄 전 세계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라 합니다. 특히 티르티르는 쿠션 라인에 강점이 있고, 라카코스메틱은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지라 세 브랜드가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여러 국가에서 매출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란 게 뷰티 업계 관계자의 평가입니다.
2. 냉동 김밥으로 미국인 입맛 공략한 썰
국내 냉동 김밥 1호 개발 업체 ‘복만사’는 복을 만드는 사람들을 줄인 이름입니다.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끄는 데 성공한 복만사 냉동 김밥은 경상남도 하동에서 만들어진 건데요. 로컬 기업 복만사는 작은 지방 도시에서 지난해 매출 57억 원을 달성한 글로벌 기업이 됐고요. 올해 100억 원 매출을 앞두고 있다 합니다.
조은우 복만사 대표는 복만사를 시작하기 전 고깃집, 죽집 등 여러 사업을 벌였다 합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못했고, 하동으로 도망치듯 귀촌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하동에서 다양한 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다시 사업을 시작합니다. 다양한 간식을 개발해 놀이공원이나 휴게소에 납품하며 2019년 연매출 18억 원 달성에 성공하는데요.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매출의 80%가 빠지며 다시 큰 위기를 맞았는데요. 이를 냉동 김밥으로 극복하는 데 성공합니다.
복만사는 미국의 대형 유통사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와 협력했습니다. 냉동 김밥에 대한 현지 소비자 반응과 구매 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고요. 진출 초기 여러 종류의 김밥을 수출했는데, 그 중 유부우엉 김밥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크다는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우엉의 식감과 달고 짠맛이 미국인들에게 불고기 소스를 연상시키게 했다는데요. 이처럼 현지 입맛 공략의 중요성을 깨달은 복만사는 이후 키토제닉, 할랄 등 새 김밥 개발에 응용 중입니다.
그리고 복만사 역시 조선미녀처럼 소셜 미디어 덕을 크게 봤습니다. 지난해 여름 재미교포 Sarah Ahn을 시작으로 다수의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냉동 김밥 시식 영상을 공유했고요. 이것이 유행과 챌린지로 이어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중동 같이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한국산 냉동 김밥에 관심을 갖고 주문하기 시작했다고요.
현재 복만사 냉동 김밥은 미국에서 2.99~3.99 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김밥의 기본 가격이 10달러 가까이기에 냉동 김밥의 가성비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건데요. 게다가 복만사는 꾸준히 웰빙 푸드 브랜딩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육류는 통관이 까다로워 채소 위주로 김밥을 쌌는데, 이게 현지에선 ‘비건 김밥’으로 알려지며 식단 관리를 위한 필수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요. 나아가 현지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운맛 김밥 라인을 새롭게 개발 중이라는데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경제 > 국제증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K패션, 새로운 한류의 주인공 (feat.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 얼킨, 시에) (11) | 2024.12.18 |
---|---|
오픈AI, 격해지는 수익화 갈등 (feat. 수익 구조 변화) (7) | 2024.12.18 |
브로드컴, AI 반도체 다크호스의 등장 (10) | 2024.12.17 |
구글, 새 양자컴퓨터 공개로 가상자산 급락 위기설 (feat. 비트코인 시세) (16) | 2024.12.16 |
나스닥 사상 최초 2만 돌파, 커지는 산타랠리 기대감 (13) | 2024.12.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