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에서 'SK AI 서밋 2024'가 열리고 있는데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일 개막식에서 무려 1시간 이상 무대에 올라 AI에 대한 미래 구상을 밝혔습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그렉 브록먼 오픈AI CEO 등이 참여해 열기를 더했습니다.
신청 오픈과 동시에 10분 만에 마감됐고 3만 5,000명이 등록했다는 ‘SK AI 서밋’. 글로벌 AI를 주름잡는 빅4 CEO들은 한 마디씩 하면서 AI 미래를 전망했는데요. 이들은 AI가 인간 지능을 초월할 미래가 가까이 왔으며, 그렇다고 해서 두려워만 말고, 지금부터라도 인류에 유익한 AI를 구축하자고 제언했습니다. 현장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1. AI가 일자리 없애지만, 더 많은 창업 창출한다!
오픈AI 회장인 그렉 브록먼 회장은 인간을 초월할 능력을 갖춘 이른바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도래할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전망보다는 올바른 AI를 구축하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 브록먼은 올 연말까지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데요. 핵심 멤버인 존 슐만, 일리야 수츠케버, 잔 레이크가 줄줄이 사표를 내면서, 그의 행보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던 찰나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런 브록먼의 발언을 요약드리면 이렇습니다.
1) 오픈AI 미션은 AGI 구축
Q. 한국에 오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토요일 밤에 서울을 구경했는데, 정말 활기찼습니다. 특히 홍대에 갔을 때 그 열정적인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곳이에요. 사실 저희 아내가 한국계라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Q. 샘 올트먼 CEO와 함께 어떻게 AI 사업을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A. 2015년에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와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AGI 연구소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우리가 너무 늦은 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한번 해보자'며 시작했습니다.
AGI는 1997년 마크 구브루드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가 자기 복제 시스템을 갖춘 군사용 AI 출현을 예고하면서 처음 쓰였는데요. 올트먼은 판단력이 있고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하는 AI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2) AGI 점진적이면서 단계적으로
Q. AGI, 즉 인공 일반지능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A. 오픈AI의 미션은 AGI를 만드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AGI가 단일한 시스템으로 완성되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점진적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고 있어요. 예를 들어 GPT-4 같은 경우는 특정 영역에서 ‘슈퍼 휴먼’이라 할 수 있지만, 논리적인 사고나 인간 특유의 감성 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AGI가 점차 챗봇에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존재로 진화해 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Q. 기술과 서비스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GPT를 개발할 때 API를 만드는 부분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래서 개발자들에게 먼저 API를 공개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피드백을 받자고 생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 자체가 먼저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결국 언어 기반의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이 모델과 대화하면서 피드백을 준 덕분에 챗GPT 같은 형태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Q. 챗GPT가 등장하게 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A.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받았던 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GPT-3.5 수준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었지만, 꾸준히 개선하면서 GPT-4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AI가 이토록 빠르게 발전할 줄은 몰랐는데, GPT-4가 실제로 활용되는 것을 볼 때마다 감회가 남다릅니다.
3) 챗GTP 언어 능력 탁월하지만...
Q. AI의 장단점은 어떤가요?
A. AI의 장점 중 하나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과 속도입니다. 예를 들어 GPT-4만 해도 인간이 몇 시간 걸려 할 일을 단 몇백 분의 1초 만에 해내니까요. 하지만 AI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챗GPT는 스스로 다시 생각하고 발전하지 않아요. 그래서 AI의 논리와 추론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AI가 퓰리처상 수상작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거나 기업 창업 아이템을 직접 제시할 정도는 아니거든요.
Q.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논리적 사고와 관련된 프로젝트들을 계속 진행 중입니다. 모델이 '생각'과 '사고' 과정을 거쳐 답변하도록 만들려는 것이죠. 현재 GPT-4는 답을 내는 데 약 10초 정도 걸리지만, 초기 모델은 1분이 걸릴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 목표는 컴퓨팅 성능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겁니다. 더 나아가 5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하나가 인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큰 컴퓨팅 파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픈AI는 올 9월 약 3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준의 전기를 소모할 5 기가와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자고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오픈AI는 미국이 5 기가와트 정도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갖고 있어야, 중국을 누르고 확고한 1위 AI 국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Q. AI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AI는 매우 수평적인 기술이라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줄 겁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분야가 그러하죠. 제 아내가 희귀 유전자 질환을 진단받았는데, 이 질병이 신체 여러 부분에 영향을 줍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각자 자기 분야만을 보고 치료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진단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AGI는 여러 도메인을 통합적으로 파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챗GPT 같은 도구가 이런 진단과 치료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겁니다.
4)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데이터
Q. AI 발전을 위해 어떤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데이터, 연산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이 세 가지가 필수적입니다. 메모리 대역폭이나 시스템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특히 대규모 AI 시스템을 운용하려면 상당한 전력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5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약 8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인프라 구축을 통해 AI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죠.
Q. AI 발전에 또 무엇이 필요할까요
A.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SK 같은 기업은 업무 시간의 50%를 AI 연구와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업과 정부, 연구소가 적극적으로 AI 발전을 위해 협력한다면, 그만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Q. AI가 인간 지능을 추월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AI는 결국 인간 지능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단순히 한순간에 이루어지진 않을 거예요. 이 과정은 점진적으로, 여러 단계에 걸쳐 일어날 것입니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어떤 목표를 얼마나 빠르게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로 인한 위험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시대 끝날 것
Q.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A. AI로 인해 큰 변화가 있을 겁니다. 예전에는 한 작업에 70~80명의 직원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업종에 따라 영향이 다를 것이지만, AI로 인해 창업 시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새로운 기업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SNS 인플루언서 같은 직업이 늘어난 것처럼요.
Q. AI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저는 AI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생계를 위해 꼭 일을 해야만 하는 시대가 끝나고,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보편적 소득이 제공되는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겠죠. 중요한 것은 AI를 통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오픈AI는 인류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AI를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Q. 소버린 AI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각 국가나 도메인에 맞는 견고한 AI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픈AI는 API를 통해 강력하고 유능한 엔진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각국에서 자국에 필요한 방식으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각국이 자율적으로 AI를 발전시키고, 이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10년 후에는 인류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2. 2.5배 급증할 전기수요, 소형 원자로가 해결한다
AI는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데이터 과학자 알렉스 드 브리스는 2023년 10월에 발표한 연구에서, 2027년까지 전 세계 AI 관련 전력 소비량이 연간 85~134 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이는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스웨덴 등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의 크리스 레베스크 CEO 연설도 있었는데요.
테라파워의 나트륨(Natrium)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는 물리적인 크기와 부지 면적 측면에서도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보다 훨씬 작게 설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자로는 냉각수 탑이 보통 60m에 달하고 부지도 몇 평방킬로미터에 달합니다. 하지만 SMR은 높이가 20~30m로 낮고 0.1 평방킬로미터 부지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냉각재로 끓는점이 883도에 달하는 나트륨을 활용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시대에 테라파워는 어떤 미래를 그릴까요. 레베스크의 연설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1) 미국 300 기가와트 석탄발전소 폐쇄
Q. 전력 수요가 앞으로 얼마나 증가할 것으로 보시나요?
A. 선진국에서는 2050년까지 전력 수요가 지금의 약 2.5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와 그와 관련된 인프라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AI 기술의 발전도 전력 수요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에 많은 석탄 발전소들이 퇴역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만 약 300 기가와트에 달하는 석탄 발전소가 폐쇄되고 있습니다. 전력 시스템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전력 시스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Q. 미래의 전력 시스템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요?
A. 향후 20년에서 30년 동안 전력 시스템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원자력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따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현재 전력 공급의 약 3분의 1을 원자력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은 원자력 분야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빌 게이츠 회장도 테라파워를 창업할 당시, 원자력의 중요성을 알고 강하게 옹호했는데요.
2) 50% 콘크리트 철강 덜 쓴다
Q. 미래의 전력 기술 중에서 어떤 기술이 특히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A. 저에게 있어서 미래의 핵심 기술은 나트륨(Natrium) 원자로입니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이 약 26 기가와트 정도인데, 저희 나트륨 원자로는 물이 아닌 용융염으로 냉각합니다. 이를 통해 나트륨이 낮은 압력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발전소 자체를 더 가볍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 사용량이 50% 줄어들고, 철강도 50% 덜 사용됩니다. 필요한 인력 또한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원자로의 건설 및 운영비용이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Q. 한국에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적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A. 한국은 이미 원자력을 매우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도입하면 더 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술은 콘크리트와 철강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기존 원자로보다 건설 기간이 단축됩니다. 건설비용과 자재 절감 효과로 인해 한국에서 더욱 경제적이고 빠르게 원자력을 확충할 수 있게 됩니다.
3) 36개월이면 짓는 소형 원자로
Q. 나트륨 원자로의 건설에 있어 특별한 장점이 있습니까?
A. 나트륨 원자로는 열병합 발전소처럼 짧은 건설 기간을 자랑합니다. 약 36개월에서 38개월이면 완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트륨 원자로는 용융염 에너지 저장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정한 전력 출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요에 맞춰 전력 공급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전력 수요가 하루 동안에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나트륨 원자로의 이런 유연한 출력 조정 기능이 매우 유리합니다.
Q. 원자력만으로 2.5배 증가할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까요?
A.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뿐 아니라 수력, 첨단 원자로, 재생 에너지, 가스터빈 발전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나트륨 원자로를 기존 원자력과 연계해 활용하면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나트륨 원자로의 에너지 저장 방식은 용융염을 사용해 전력을 저장하고, 터빈을 통해 필요할 때 빠르게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기존 원자력 규제 기준을 벗어나 허가를 받을 수 있어 더 빠르고 저렴하게 건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AI 발전하려면, 더 많은 메모리 필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날 사전 녹화 대담을 통해 미래에는 더 큰 메모리 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작년만 하더라도 AI는 텍스트 생성에 그쳤는데요. 이제는 방대한 문서를 분석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AI가 무엇인가 기억해 분석해야 할 일이 많아져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특히 젠슨 황 CEO는 대담에서도 SK하이닉스를 향해 “좀 더 차세대 모델을 빨리 만들라”라고 재촉하는 모습도 보였을 정도입니다. (HBM3E 16단 샘플 공급과, HBM4 내년 말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6.5%나 급등)
1) HBM은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었다
Q. 새로운 메모리 기술에 대한 연구가 있나요?
A. 네, 새로운 메모리 기술 개발은 매우 활발합니다. 특히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에서 상당한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컴퓨팅의 본질이 코딩에서 머신러닝으로 크게 전환된 만큼, 이에 따라 새로운 메모리 기술이 필요해졌습니다. 과거 코딩을 통해 작성된 소프트웨어가 대부분 직렬적으로 작동했던 반면, 이제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다중 병렬 처리가 필요하죠. 이런 변화는 메모리 구조와 효율성에서 많은 혁신을 요구합니다.
Q. HBM이 중요한 기술인가요?
A. 그렇습니다. HBM은 현대 컴퓨팅에서 아주 중요한 기술입니다. 코딩 중심에서 머신러닝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메모리 대역폭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는데, 이는 컴퓨팅 아키텍처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함께한 HBM 메모리는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중요한 진보를 만들어냈습니다. 더 적은 메모리로도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으며, 컴퓨팅 처리 능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 회로의 성능이 약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인데요. 1965년 인텔의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가 처음 제안했습니다.
Q. 앞으로 메모리 기술에는 어떤 점이 더 필요할까요?
A. HBM 메모리의 개발과 출시 속도는 지금도 매우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대역폭과 더 큰 에너지 효율성이 요구될 것입니다. 특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에서는 컨텍스트 메모리가 필수적이죠. 초기 AI 모델은 주로 텍스트 생성에 집중했기에 상대적으로 메모리 요구량이 적었지만, 요즘은 검색과 학습 능력을 높이면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MoE(Mixture of Experts)나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모델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AI 컨텍스트 메모리는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2) 막대한 데이터 다룰 메모리 필요
(MoE는 여러 개의 전문가 모델 중 특정 입력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여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기법인데요. 모든 AI가 동시에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연상비용을 낮추는데 제격입니다) (RAG는 정보를 검색해 답변을 생성하는 AI 모델입니다. 질문을 받으면 먼저 외부 지식베이스나 문서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오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데요. 학습하지 않은 정보도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A. 간단히 말해, AI가 모든 정보를 미리 학습해 두는 대신, 필요한 정보를 추론 시점에서 바로 불러오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와 지식은 시스템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AI와 소통하며 불러올 수 있게 됩니다. 이제는 AI 모델이 대화나 사고의 맥락을 이해하고 연결 지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를 실현하려면 훨씬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3) 단독으로 서비스 구현 어려운 API
Q. 엔비디아한테 파트너십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A. 엔비디아는 컴퓨팅 플랫폼 기업으로서, 우리가 직접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에 큰 강점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구글과 같은 기업과도 협력하여 GCO에 통합되도록 하고 있죠. 특히 SK하이닉스는 여러 세대의 컴퓨팅 아키텍처와 고대역폭 메모리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시스템 아키텍처 레벨에서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어떤 회사보다도 많은 인력을 텐서플로우에 투입하여 GPU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했습니다.
Q. 서비스 측면에서는 어떤 기업들과의 협업이 효과적인가요?
A. AI 생태계에서 API는 단독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스파크(Spark)와 같은 솔루션이 생태계 내 협업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AI 측면에서는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SAP 같은 기업들이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생태계 파트너와의 협력은 엔비디아 플랫폼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TSMC 회장이 구상한 플랫폼
웨이저자 TSMC 회장 역시 이날 녹화 방송을 통해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플랫폼은 지금까지는 소비자나 판매자처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장이나 생태계를 가리켰는데요. 이제는 그 의미가 폭넓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엔비디아도 플랫폼, TMC도 플랫폼 기업이라고 강조!
Q. 인공지능이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시나요?
A. 인공지능은 지금 컴퓨터, 모바일, 자동차, IoT 등 여러 산업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통신, 교통, 교육, 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죠. 특히 인공지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산 능력과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Q. 인공지능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인공지능 혁명 뒤에는 에너지 효율적인 컴퓨팅 기술의 놀라운 발전이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는 계속해서 트랜지스터 스케일링에 집중하면서 전력 소모와 칩 면적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3D 실리콘 스태킹과 같은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 이종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해 시스템 수준에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로직, 특수 HBM 등 다양한 형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할 수 있으며, 하나의 칩에 최대 1조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하나의 기업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이며, 여러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Q. TSMC는 이러한 협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A. TSMC는 이와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22년에 3D 패브릭 얼라이언스를 결성했습니다. 또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OIP)이라는 생태계를 구축하여 여러 파트너와 함께 혁신을 이루고자 합니다. 특히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고대역폭과 저전력 메모리 분야에서 많은 기여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서만 우리는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으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4. AI 미래 발전시키려면 5가지 병목현상 풀어야
이번 행사 주제는 ‘AI 투게더, AI 투머로(AI Together, AI Tomorrow)’였는데요. AI가 지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직과 기업이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곳곳에 담겼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AI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에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다수의 인재와 기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와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CEO들을 줄줄이 불러, SK그룹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1) 지구 탄소감축 1% 담당하겠다
최 회장은 AI 미래를 발전시키려면 다섯 가지 보틀넥(병목현상)을 풀어야 한다고 했는데요. 1) 투자금을 회수할만한 유스케이스와 비즈니스 모델 부재 2) AI 가속기와 반도체 공급 부족 3) 첨단 제조 공정 설비 부족 4) AI 인프라 가동에 필요한 전력 문제 5)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를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SK가 전 지구 탄소 감축량의 1%를 담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MS는 현재가 아닌 과거의 탄소 배출량까지 모두 중립화하려는 넷제로 프로그램을 런칭했는데요. 앞으로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를 혁신해, 탄소 중립 목표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MS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 비즈니스 모델 발굴 절실
또 최 회장은 AI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겨울'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습니다. 물론 성공적인 모델도 있기는 합니다. MS의 코파일럿을 대표적인 유스케이스인데요. SK텔레콤 역시 글로벌 통신사와 협력, 통신사 전용 B2B 솔루션과 '텔코 LL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실험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병목인 AI 가속기에 대해선 엔비디아와 성공적으로 협력하고 있지만 대량 생산의 수율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라고 전하면서도 일화 한 토막을 들려줬습니다. 젠슨 황 CEO를 만났는데 마치 한국 사람처럼 “HBM4(고대역폭 메모리)의 공급 스케줄을 6개월을 당겨 달라"라고 재촉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엔비디아가 기술 개발 속도에 진심이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또 최 회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고도로 훈련하는 데에만 약 10 기가와트의 전력이 소요된다면서, 데이터 센터가 꾸준히 건설될 경우, 필요한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AI 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양질의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으면 AI의 지속 발전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와 B2B 모델이 비교적 발전하기 용이한 분야로 꼽았습니다.
오늘은 AI 빅샷들이 총출동한 SK AI 서밋 현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해 드렸는데요. AI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이제는 단일 기업만으로는 수많은 난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행사장 곳곳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AI CEO들을 초대해 이런 큰 행사를 연 것 자체가 고무적이기도 했습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2030년까지 전 세계 GDP의 16%에 해당하는 13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전망입니다. 그만큼 AI는 기업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생산성 향상, 의사결정 지원,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의 방식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일으킬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이 이런 중요한 순간, 세계무대의 주인공이 되려면 더욱 빠른 학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픽사의 공동창업자인 에드윈 캣멀은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현실이 고통스러울지라도, 그 과정에서 성장은 찾아옵니다. 빠르게 틀리고, 빠르게 배우는 것, 그것이 진정한 혁신입니다.
We have to recognize both the reality of the pain and the benefit of the resulting growth. To be wrong as fast as you can is to sign up for aggressive, rapid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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