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 국채, ‘안전자산’ 신화가 흔들린다
한때 미국 국채와 함께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일본 국채의 인기가 최근 급격히 식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국채 가격은 급락하고, 금리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20일 진행된 20년물 일본 국채 경매에서 입찰 경쟁률은 2.5배로, 2012년 8월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평균 낙찰가와 최저 낙찰가의 격차도 38년 만에 최대 폭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의 적정 가치에 대해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시장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2. 국채 금리, 사상 최고치 행진
이 같은 입찰 부진은 곧바로 금리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2025년 5월 22일 기준,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3.19%, 40년물은 3.70%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했습니다. 장기물 금리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국채 수요가 줄어들면서 투자자 유인을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0년 발행 이후 최고치, 40년물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3. 일본 국채가 외면받는 이유
1)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부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023년 기준 250%에 달해 세계 1위입니다. 이는 과거 재정위기를 겪었던 그리스(127~168%)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로,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의 핵심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2) 선거 앞둔 감세 경쟁과 적자 국채 우려
6~7월 지방 및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치권에서는 소비세 인하 등 감세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감세가 현실화될 경우 줄어든 세수를 메우기 위해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적자 국채가 더 쏟아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3) 일본은행의 테이퍼링과 민간 매수 부진
일본은행(BOJ)은 그간 대규모 국채 매입으로 정부 재정 확대를 뒷받침해 왔으나, 2023년부터 매입 규모를 분기마다 4,000억 엔씩 줄이는 테이퍼링에 돌입했습니다. BOJ의 매입 축소로 생긴 공백을 민간 금융기관이 메우지 못하면서 국채 시장의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4) 글로벌 금융 불안과 엔화 신뢰 약화
미국발 관세 전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일본 국채뿐 아니라 엔화 역시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엔화 대신 스위스 프랑으로 자금을 옮기는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4. 미국 국채도 흔들… 글로벌 안전자산 ‘빨간불’
일본 국채뿐 아니라 미국 국채 시장도 최근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21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09%로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60%까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대규모 감세안 추진,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투자에 신중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현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5. 안전자산 지형이 바뀐다
일본 국채는 오랜 기간 글로벌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였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과 투자자 신뢰 약화로 그 위상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막대한 국가부채, 감세 논의, 일본은행의 매입 축소, 글로벌 금융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미국 국채 시장까지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의 중심축이 스위스 프랑 등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과 미국의 재정정책, 중앙은행의 대응,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이 안전자산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미국, 100년 만에 신용등급 강등 (feat. 세계 경제의 초우등생에 무슨 일이?)
1. 미국, 100년 만에 신용등급 강등… 왜?2025년 5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마지막까지 미국에 최고 등급을 부여해 온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습니다. 기존
mkpark01.tistory.com
예금보호 한도 1억 원으로 상향, 9월부터 달라지는 금융 환경
1. 예금보호 한도란 무엇인가?예금보호 한도란 시중은행, 저축은행,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파산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나 각 중앙회가 예금자의 돈을 일정 한
mkpark01.tistory.com
관세 전쟁에도 끄떡 없는 중국 (feat. 미-중 무역 전쟁)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강경한 통상 공세에 나섰습니다. 이에 맞서 중국도 고율의 맞불 관세로 대응하는 한편, 희토류 등
mkpark01.tistory.com
'경제 > 거시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일리 증시 상황 확인 지표 (feat. 미국이 직면한 재정적자 문제) (10) | 2025.05.26 |
---|---|
데일리 증시 상황 확인 지표 (feat. 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강등) (6) | 2025.05.25 |
미국, 100년 만에 신용등급 강등 (feat. 세계 경제의 초우등생에 무슨 일이?) (5) | 2025.05.22 |
브라질에 찾아온 공포의 조류 독감 (feat. 국내 시장과 치킨 업계에 미치는 영향) (4) | 2025.05.22 |
예금보호 한도 1억 원으로 상향, 9월부터 달라지는 금융 환경 (6) | 2025.05.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