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에서 벌어진 세기의 이혼 소송. 최 회장의 재산 규모가 어마어마한 탓에 재산분할 액수에도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 세기의 이혼 소송, 중간 결과 발표
1) 노소영 손 들어준 항소심
지난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22년 12월 1심에서 인정된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 665억 원에서 대폭 늘어난 액수입니다.
2) 재산 분할 몇 대 몇?
두 사람의 재산 총액을 약 4조 원으로 산정한 재판부는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습니다. 한편,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 액수를 현금으로 지급하라고도 했습니다.
3) 재판부, 최 회장 질타
재판부는 최 회장이 일부일처제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며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이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리며 혼인 관계를 파탄 냈음에도 전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2. SK그룹 성장 과정, 어땠길래?
1) 판결 이유는?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노 관장과 그의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 역할을 해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라고도 언급했습니다.
2) SK 그룹의 성장사
실제로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노 전 대통령이 크게 기여했다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1980년~90년대, SK그룹이 석유와 이동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특혜를 누렸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80년 11월 대한석유공사 인수, 1992년 한국이동통신 인수가 꼽힙니다. 두 기업은 현재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이라는 SK그룹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습니다.
3) 노태우 비자금도?
한편 항소심 판결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노 관장은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300억 원을 사돈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현 전 회장에게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고 판단된다 “라며 노 관장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4) 엇갈린 반응
판결 결과에 대한 양쪽 입장은 엇갈렸습니다. 노 관장 측은 “혼인의 순결과 일부일처제 주의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 주신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반응했지만, 최 회장 측은 “재판부가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라며 상고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보였습니다.
3. SK그룹의 미래는?
1) SK 주가는 급등
재판 결과가 발표된 직후 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주가는 16%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이후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전 거래일 대비 9.26% 상승한 15만 8,100원에 마감했습니다. 최 회장이 재산분할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SK 주식을 처분한다면, 경영권 분쟁이 생기며 주식 매수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2) 지주회사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채 그 회사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면서 사업 활동을 통제하는 기업입니다. 기업 지배구조의 최정점에서 다양한 산업과 업종에 투자하고 수익을 올립니다. 흔히 지주, 지주회사, 홀딩스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3) 자금은 어떻게
현재로선 최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피하고자 SK 주식 매각을 최소화하고, 계열사 배당금 수령 및 지분매각, 주식담보 대출 등을 활용하리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SK 계열사에서 배당금을 받고, SK실트론과 같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4) 최창원 시대 열릴까
한편, 이번 판결과 함께 최근 최태원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 의장에도 이목이 쏠립니다. 최 의장은 SK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삼남으로,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 관계인데요.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작년 말 그룹 내 이인자로 등극하고, 그룹의 쇄신을 이끌어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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