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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결정 (feat. 리츠, REITs)

by MINK1016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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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결정 (feat. 리츠, REITs)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결정 (feat. 리츠, REITs)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고 있어요.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건물을 올리는 회사들이 대출을 갚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자주 보이고 있고요. 이런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칫하면 경제 전체의 부실로 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인데요.

 

이번에 정부에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나름의 묘책을 발표했어요. 국민들로부터 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책이에요.

 

1. 리츠가 뭐야?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부동산투자신탁’을 의미해요. 쉽게 이해하자면, ‘부동산을 쪼개서 공동구매 하는 것’이라고 보면 돼요. A라는 회사를 세운 뒤에 여러 명으로부터 자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다시 나눠주는 거예요.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를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리츠도 주식처럼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어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리츠에 가장 쉽게 투자하는 방법은 상장된 리츠의 주식을 사는 거예요. 국내 리츠는 총 373개인데, 이 중에서 23개 리츠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요. 국내 상장 리츠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2001년에 국내에 도입된 리츠는 도입 초기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2019년 이후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5년 새 규모가 2배 가까이 성장했어요. 리츠에 투자하는 사람은 최근 4년 사이에 거의 4배 늘어났고요.

 

2. 리츠에 왜 투자하는데?

리츠의 장점은 한 마디로 ‘소액으로 편하게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부동산을 사서 임대 사업을 하려면 돈이 한두 푼이 필요한 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리츠를 통한다면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요. 큰돈이 없는 사람도 서울 강남에 있는 몇백억 원짜리 건물에 대한 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거죠.

 

실물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에 비해 매매가 간편한 것도 장점이에요.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공간을 직접 보러 가야 하고, 각종 규제 및 세금 문제도 챙겨야 하고, 꾸준한 관리와 보수도 필요하죠. 그런데 리츠는 주식처럼 사고팔면 끝이기 때문에 비교적 편리한 부동산 투자법인 거예요.

 

또 부동산이 원래 주식보다는 가격 등락 폭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주식보다는 주가 변동이 심하지 않아요.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바랄 순 없겠지만, 좀 덜 벌더라도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죠.

 

무엇보다 사람들이 리츠에 투자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높은 배당이에요. 리츠는 법적으로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요. 그래서 보통 주식보다는 훨씬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어요. 상장 리츠의 경우 평균 7~8% 수준이라고 보면 되는데,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3.5~4% 정도라는 걸 고려하면 꽤 높은 수익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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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잘 나가다 고금리 맞고 꺾인 리츠

국내 리츠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건 맞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성장세가 영 부진했어요.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금리가 높다는 건, 리츠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부동산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높다는 이야기예요. 높은 이자를 감당하느라 리츠 운영 비용이 올라가니 당연히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죠. 또 은행에 예금만 해도 높은 금리를 주는데, 굳이 리츠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줄어들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리츠 시장은 다른 선진국 시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에요. 1960년부터 리츠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 현재 상장된 리츠 수가 우리의 10배인 204개에 달해요. 시가총액(전체 주식 가치의 합)은 무려 1,604조 원에 이르고요. 우리나라와 리츠를 비슷한 시기에 도입한 일본(상장 리츠 수 60개, 시가총액 152조 원)이나 싱가포르(39개, 93조 원)와 비교해 봐도, 국내 리츠 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여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리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왔어요.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지원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정책과 견주어 봐도 파격적인 편에 속해요. 리츠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리츠를 만들겠다고 밝혔거든요.

 

4. 그래서 뭐가 바뀐다는 거야?

이번에 발표된 정책 중 가장 중요한 건 ‘프로젝트 리츠’의 탄생이에요. 쉽게 설명하자면, 지금까지 국내 리츠는 임대 위주로 수익을 냈는데, 이제는 개발에도 참여해 수익을 낼 수 있게 하겠다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이미 지어진 건물을 사서 임대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건물을 직접 짓는 단계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거예요.

 

원론적으로는 지금도 리츠를 통한 부동산 개발이 가능하긴 하지만, 개발과 관련된 규제가 워낙에 까다로운 탓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별도의 B라는 회사를 만들어서 건물을 짓고, 건물이 다 올라가면 리츠를 운영하는 A회사가 이 건물을 사들이는 다소 복잡한 방식으로 운영돼 왔어요. 그런데 이제 프로젝트 리츠가 도입되면 이렇게 회사를 별도로 만드는 과정 없이 리츠가 부동산을 짓고, 임대하고, 운영하는 것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리츠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의 종류도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에요. 현재 국내 리츠의 76%가 주택과 오피스에 쏠려 있는데, 앞으로는 헬스케어(시니어주택·의료시설 등), 데이터센터, 태양광·풍력발전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대요. 예를 들면, 2·3기 신도시에 리츠가 시니어주택을 개발·운영하면서 의료 등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헬스케어 리츠 등이 도입될 예정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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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렇게 바꾸면 뭐가 좋길래?

1) 더 안정적인 개발이 가능해

리츠가 개발 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안정적인 부동산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에요. 부동산을 개발하는 회사 따로, 임대·운영하는 회사 따로인 현재 구조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부동산을 개발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부동산 준공 후 자금을 회수하는 게 목적이지만, 리츠는 그 이후에 임대와 운영에 더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이 과정을 모두 한 회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 있는 투자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거예요.

 

2) PF 부실 사태에 도움 될 수도?

올해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이렇게 부실 위험에 빠진 부동산을 정상화하는 데도 리츠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PF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는 사업장의 토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가 인수해 도와줄 예정이라고 하거든요.

 

6. 과연 리츠가 시장을 살릴 수 있을까?

정부는 리츠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이 정책이 당장 큰 효과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 많거든요.

 

결국 리츠도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안정성이나 배당률보다는 수익성이 중요한데, 부동산 시장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부동산 시장이 계속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는 선뜻 리츠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겠죠. 정부는 리츠로 자금을 모아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인데, 거꾸로 부동산 시장이 먼저 회복세를 보여야 리츠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물론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꽉 막힌 상황을 돌파할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우선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과연 리츠는 부동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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