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등장한 석유와 가스 발견, 그것도 가스는 20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는 확률은 정부가 밝혔듯 20% 내외라고 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그 확률 자체가 더 낮다는 건데, 석유탐사 성공률은 탐사단계에서 경제성 있는 유전을 발견할 확률은 3% 내외에 불과합니다.
과거에는 10개 시추공 중 9개가 건공(석유나 가스가 나오지 않는 시추공) 일 정도로 성공률이 10%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최근 탐사 실패는 한국석유공사의 최근 3년간(2019~2022년) 해외 탐사시추 성공률은 0%였습니다. 2018년 이후 신규 탐사사업이 없었고, 진행 중이던 탐사사업도 철수하거나 현지 사정으로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석유탐사는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고위험 사업이며, 최신 기술 발달로 성공률이 조금 높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한국석유공사도 최근 탐사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됐으면 싶습니다만 처음도 아니고 이미 수차례 과거 정권에서 들먹였던 내용인지 좀 헷갈립니다.
영일만 유전과 관련하여 예전에 관련 분야에서 잠깐 귀동냥한 것을 가지고 몇 가지 가능성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79년의 재탕?
79년에는 심해 유전 탐사 기술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후보지로 추정되는 곳은 수심이 1000미터 이상이므로 과거에 탐사한 곳도 아니고, 40년 동안 데이터 처리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해서 예전에는 못 본 잠재 매장지를 확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2. 140억 배럴?
부존량 혹은 잠재량의 정의는 다양합니다. 일단 땅 속의 석유와 가스가 있다고 해서 다 캐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가가 판매가 보다 더 많이 들면 캐낼 수 있어도 안 뽑습니다. 정확한 특성은 실제 시추를 해봐야 알고 지금은 그저 탄성파 탐사 결과를 해석한 것에 불과합니다. 아주 낙관적인 경우 저 정도가 매장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며 저 중 얼마나 경제적으로 시추 가능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3. 개발까지의 시간
물리 탐사, 시추, 평가에 대략 3-5년이 소요됩니다. 만약 경제적으로 채굴가능하다면 수심이 깊기 때문에 석유는 FPSO를 가스는 FLNG나 해저 가스관을 배치해야 하는데 국내는 관련 규정이 없으므로 많은 준비 작업이 소요됩니다. 빠르면 실제 기름과 가스를 국민들이 이용하기까지는 10년 정도 소요됩니다.
4. 심해에 갑자기 기름과 가스가 나올 수 있나? 왜 의견들이 다른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2000년 이후 동지중해 심해에서 막대한 가스를 발견하고 현재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때도 여러 업체들이 동일 광구 탄성파 조사 후 어떤 업체는 가스가 없다, 어떤 업체는 가스가 있다 하며 논쟁이 치열했습니다. 지질 구조는 3차원적으로 복잡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시추를 하고 생산정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채굴할 수 있는 석유와 가스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회사와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양한 건 당연합니다.
5. 영일만 석유와 가스는 누구 것?
100% 정부 소유입니다. 석유 공사와 가스 공사가 초기 비용을 대고 생산하면 자원 개발 세금을 낸 후 정유 공장 등에 판매할 것입니다. 즉, 저 석유와 가스가 싸게 직접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것은 아니고, 정부는 세수가 확충되고 공기업들이 주로 개발과 판매를 맡게 될 것입니다.
동해 가스전에서 가스를 생산한 사례가 있으므로 대규모 유전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인접 지역에서도 지질 구조에 따라 개발비는 천차만별입니다. 실제 저 광구에서 석유와 가스가 확인되더라도 경제성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시추를 해 보면 알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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