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단순한 한 기업의 성과로만 여겨지지 않습니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AI 반도체를 거의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그 자체로 AI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를 보여주는 증거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그런 엔비디아가 회계연도 1분기(2~4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1. 1분기 실적 발표한 엔비디아
1) 예상치 웃돈 실적
엔비디아는 이번에도 다시 한번 시장 눈높이를 뛰어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이 260억 4,000만 달러(약 35조 6,000만 원),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약 8,360원)를 기록했습니다. 각각 시장 예상치인 246억 9,000만 달러와 5.59달러를 크게 넘어선 수치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2%, 주당 순이익은 4.6배 늘어난 것은 덤입니다.
2) 10대 1 액면분할까지
엔비디아 주식의 액면 분할 소식도 발표됐습니다. 다음 달 10일, 주식의 액면가를 10분의 1로 쪼갤 계획입니다. 2021년 7월에 4대 1로 분할한 후로 3년 만입니다. 액면분할은 주당 가격을 낮춰 쉽게 주식을 살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주가엔 호재입니다.
3) 주가는 당연히 급등
잇따른 호재에 엔비디아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오르며 1,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 엔비디아, 호실적의 배경은?
1) H100이 주인공
호실적을 이끈 건 단연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100’이었습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핵심 AI 칩인 H100을 포함한 호퍼 시리즈의 판매 증가가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이 AI 서버를 마련하기 위해 엔비디아 AI 칩을 경쟁적으로 사들인 결과입니다.
2) AI 기업으로 자리매김
AI 반도체 판매 실적을 보여주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나 증가한 226억 달러입니다. 반면 PC용 그래픽 카드 등 게임 부문의 매출은 26억 4천만 달러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엔비디아가 명실상부한 AI 기업으로 발돋움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3) 차세대 산업 혁명의 시작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차세대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번 분기 출하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2분기 매출도 컨센서스(268억 달러)보다 10억 달러가량 높은 280억 달러로 내다봤습니다.
컨센서스(Consensus)란 여러 증권사에서 내놓은 기업 실적 전망치를 종합해 집계한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기업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면 어닝 서프라이즈, 반대는 어닝 쇼크라고 부릅니다. 보통 10%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3. 우리나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1) 웃는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덩달아 웃었습니다. 엔비디아의 AI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주요 공급자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3일 1.16% 오르면서 20만 원 고지를 밟았습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란 메모리에서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대역폭)에 중점을 둬, 기존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단번에 전송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입니다.
2)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
반면, HBM 초기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다고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횡보하는 중입니다. 엔비디아에 이렇다 할 납품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엔비디아발 AI 랠리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대한 품질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통과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3) 두 기업의 미래는?
엔비디아에 HBM3을 독점적으로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처음으로 차세대 HBM인 HBM3E의 납품도 시작하며 승승장구합니다. 올해 HBM 수요의 약 60%를 생산하리라 점쳐지며 착실히 선두 주자의 입지를 다지는 중입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수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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