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6월에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라는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에 금융시장이 들썩였습니다. 정책 당국자의 말 한마디가 가진 무게감이 드러난 사건입니다. 대통령실까지 해명에 나설 정도로 일이 커졌습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입니다. 가령, 주가가 천 원일 때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500원으로 떨어졌을 때 되사서 갚아 500원의 이익을 내는 것입니다.
1. 공매도 재개 두고 혼란 커져
1) 공매도 재개 시점 언제?
작년 11월,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공매도 금지 기한을 올해 6월 말로 정했습니다. 이에 공매도 재개 여부를 두고 최근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2) 금감원장의 발언
이런 와중에 이복현 금융감독원(금감원)장의 발언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16일 금융권 뉴욕 투자설명회(IR)에서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금감원은 지난 19일에 "공매도 금지, 재개 관련 사항은 금융위원회 의결 사항이며 현재까지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 정해진 바는 없다"라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3) 대통령실 의견
대통령실 역시 6월 공매도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는다”라면서 “금감원장의 발언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나온 개인적인 희망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2. 공매도, 왜 금지했는데?
1) 불법 공매도, 멈춰!
작년 11월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은 무차입 공매도로 대표되는 불법 공매도 때문입니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매도 주문을 내는 것입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가 줄줄이 적발되면서 정부는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 증권사 불법 공매도 딱 걸렸다
시작은 작년 10월이었습니다. HSBC, BNP파리바 등 글로벌 IB 두 곳의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금융당국은 대대적인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지난 5월 6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9개 투자은행이 2,112억 원의 불법 공매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동시에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제재에 나섰습니다.
3)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화
이후 금감원은 국내 증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화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기관 투자자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중앙 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는 내용입니다.
3. 공매도 재개, 그래서 언제야?
1) 전산시스템 구축, 얼마나 걸려?
지난 26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불법 공매도 점검 및 차단을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10개월에서 1년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안에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어렵다는 간접적 언급입니다.
2) 재개 시점 발언
논란의 주인공, 이복현 금감원장도 다시 한번 의견을 밝혔습니다. 지난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불법 공매도 방지 시스템 구축은 내년 1분기에야 가능하다며 공매도 재개는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 그런 의도 아니었어
대통령실과 의견에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오는 6월 중에 공매도 재개 방식과 범위, 조건 등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며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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