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율 급등에 진화 나선 정부
1) 환율 안정시킬게!
1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후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10원을 넘기는 등 급등세를 보이자, 긴급회의를 연 건데요. 최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라고 밝히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구두개입이란 정부는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국내 경제 상황에 악영향이 우려되면, 직간접적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합니다. 외환 개입은 실제 행동에 앞서 말로 시장에 경고하는 구두개입과 실제로 외환을 매매해 환율 변동을 일으키는 직접개입으로 나뉩니다.
2) 진정 안 되는 환율
다만, 해당 발언에 환율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14일, 주간 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05.1원으로 전날보다 1.5원 하락하는 데 그쳤죠.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하락 마감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3) 한은도 못 막은 달러 강세
일각에선 한국은행(한은) 역시 급등하는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달러를 적극 매도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외환보유액이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한 달 사이에 42억 8천만 달러(약 6조 100억 원)나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죠. 그럼에도 날뛰는 환율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겁니다.
2. 환율, 왜 올랐어?
1) 트럼프의 보편관세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건 트럼프의 보편관세 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전 세계 수입품에 10~20%가량의 관세를 일괄적으로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물가가 자극을 받고, 자연스레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2) 미국 국채 금리 오를 듯
트럼프의 재정지출 확대와 세금 감면 정책도 문제입니다. 재정지출이 커지고, 세수가 줄어들면 미국 정부는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 경우 미국 국채 금리가 높아지고, 미국 국채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달러 가치 역시 강세를 보이게 되는 겁니다.
3) 한국 경제 부진 영향도
한국 경제의 부진한 성장세도 환율 급등 요인 중 하나입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수출이 정체하는 등 어려운 모습을 보이는데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죠.
3. 올해 환율은 어떨까?
1) 달러 강세 유지될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늦으면 2026년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 다음에야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란 분석인데요. 적어도 환율 문제가 올해 안에 빠르게 해결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2) 환율 1,450원 가능성?
올해 환율이 최소 1,420원에서 최대 1,4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400원이 쉽게 뚫리면서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건데요. 다만, 연말에 환율 고점이 형성되고 나면, 내년 1분기에는 환율 오름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3) 11월 한은의 선택은?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집니다. 지난 7일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차가 1.5% P로 좁혀졌고, 3분기 경제성장률도 0.1%로 전망치(0.5%)를 크게 밑돈 만큼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반면, 치솟는 환율과 함께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감안하면 이번엔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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