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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거시경제

새로운 시장, 비세그라드로 떠나라 (feat. 동유럽의 중심국가)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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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장, 비세그라드로 떠나라 (feat. 동유럽의 중심국가)
새로운 시장, 비세그라드로 떠나라 (feat. 동유럽의 중심국가)

 

1335년, 약 700년 전 중세 동유럽 보헤미안국가의 왕들이 비세그라드(Visegrád) 성에 모여 분쟁을 종식시키고 경제, 정치 협력체를 추진하는 협약을 맺었다. 현재 동유럽의 중심국가인 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4개 국가가 그 주인공이다. 근현대사 속 소비에트연방의 영향권에서 더딘 발전을 이어가던 국가들은 연방해체 이후 1991년 다시 비세그라드에 모여 새로운 정치·경제·문화·안보 협력을 다짐했고, 2004년에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닻을 올렸다.

 

당초 3개 국가였던 이들은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면서 ‘비세그라드4’, 이른바 ‘V4’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EU의 지원 아래 경제·산업 성장을 도모하며 동유럽의 맹주로서 유럽에서 목소리를 내는 하나의 경제블록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뜬금없이 대형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고, 대규모 방산수출을 하거나 대통령이 직접 날아가 정상회담을 여는 데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1. 2004년 EU가입 이후 성장 토대 마련, 한국 대기업 20년간 제조플랜드 투자 확대

V4를 비롯한 동유럽국가들은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서구권 경제편입 과정에서 10여 년간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다. 유럽국가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1991년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과 1997년 EU편입 협상이 시작되면서 대규모 외국인투자 유치를 이끌어냈고 2004년 EU공식가입을 거치면서 자유주의 개방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에 성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체제전환기로 거론되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동유럽국가들은 국가총생산(GDP)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1996년부터 반전이 시작되며 2002년까지 연평균 4~6%대의 고성장을 이뤄냈다.

 

체코의 1인당 GDP는 1991년 3650달러에서 2022년 3만 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헝가리 3766달러에서 1만 9390달러로, 폴란드는 2518달러에서 1만 9,910달러, 슬로바키아는 2668달러에서 2만 3,460달러로 증가했다.

 

한국대기업들은 V4의 2004년 EU가입에 맞춰 대규모 플랜트기지를 착공하며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체코에, 삼성전자와 기아차는 슬로바키아에, LG전자와 SK는 폴란드에 거점을 마련했다.

 

2. 차, 전자 이어 ‘방산, 원전, 배터리’ 한국 기술+자본 투입, 확대협력 기회

한국기업의 동유럽 진출은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 전자제품을 넘어 전기차, 배터리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이어 방위산업시장 특수까지 확대일로다.

 

예컨대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나란히 4,0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설비를 만들었으며,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헝가리에 배터리 관련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체코의 원자력발전소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이 프랑스업체를 이기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V4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은 투자확대에 힘입어 서유럽을 압도하는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마이너스성장 또는 1% 안팎의 저성장 위기에 빠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과 대조적으로 3% 이상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팬데믹으로 요동쳤던 공급망 이슈를 넘어 방위산업과 에너지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추가협력과 투자기회도 마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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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시장확대, 우크라이나 전쟁특수와 재건사업 기회도

V4와 함께 인근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아직 성장초기에 있는 국가에 대한 투자와 협력확대도 기회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서유럽대비 낮은 인건비를 유지했던 V4 국가에서 각종비용이 증가하면서 인근국가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지정학적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점을 고려해 대규모 방위산업 수주가능성과 향후 휴전이나 종전을 감안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도 기대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철원 대외연구원 선임위원은 “비세그라드 4국은 한국기업이 진출하고 있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방산, 에너지 등으로 협력의 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루마니아, 불가리아에 이어 세르비아 등 서발칸지역 EU가입 후보국들로 협력대상국의 확대도 고려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는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폴란드, 루마니아, 체코 등과의 협력도 중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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