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화 긴축 시대 저물었다
1) 3년 2개월 만의 인하
지난 11일, 한국은행(한은)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 P 인하했습니다. 오랫동안 유지된 긴축통화정책이 막을 내렸는데요. 고금리에 내수와 투자가 위축해 경제에 악영향이 끼치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분석입니다.
기준금리란 금리 체계의 기준이 되는 금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은 소속 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년에 8번 결정하는데요, 금융 기관과 환매조건부증권 매매, 자금조정 예금 및 대출 등의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죠.
2) 물가 안정 됐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긴축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라고 금리 인하 이유를 밝혔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6% 오르는 데 그치는 등 물가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금리를 내릴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3) 가계 대출도 잡힌다?
이어 이 총재는 한동안 고공행진했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잡힐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통상 주택담보대출은 2~3개월 전 주택 거래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9월 아파트 거래량이 7월 대비 절반, 8월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라고 언급했는데요. 이에 가계대출 걱정을 다소 덜고 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 추가 금리 인하 이어질까
1) 매파적 인하다?!
다만,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선 유보적이었습니다. 금융통화워윈회(금통위) 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뒤에도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가 “매파적 인하”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및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하며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거죠.
매파란 경기 과열을 막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등 긴축 통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반대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돈을 푸는 확대 통화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비둘기파라고 부르죠.
2) 우리 생각엔 비둘긴데?
하지만, 시장은 한은의 스탠스가 누그러졌다고 받아들이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중립금리 상한보다 실질금리가 위에 있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라거나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오래 가져가면 성장률 2%를 유지하기 어렵다”라는 등의 발언 때문입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도 디플레이션도 유발하지 않는 '딱 적당한' 기준금리 수준을 의미합니다.
3) 내년 말 2%대 중후반까지 내려갈 듯
전문가들은 내년 1~2월을 기점으로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봅니다. 내년 말쯤 금리가 2%대 중후반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측하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2%를 밑돌면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인 2.5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3. 실질적 효과 없는 금리 인하?
1) 이자 부담 줄어들까?
보통 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줄어듭니다. 기준금리가 0.25% P 내리고, 대출금리도 같은 폭으로 하락하면 가계대출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약 15만 3천 원, 자영업자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약 55만 원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죠.
2)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방긋
이번 금리 인하로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숨통도 트일 전망입니다. 이들은 고객의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과 달리,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요. 그동안 채권금리가 높게 유지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비용이 한층 줄어들 전망입니다.
3) 단기적 효과는 글쎄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미국 연준의 빅컷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낮아진 상태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대다수 시중은행은 당장 대출이나 예금금리를 내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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