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가속화될수록 ① 대형 플랫폼으로 통합되면서 기존 미디어는 붕괴되고, ② 다층화된 팬을 만족시키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흐름은 이미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7월 초, 스카이댄스의 파라마운트 인수가 공식화되면서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범죄도시” 시리즈를 성공시킨 홍필름이나 “노량” 시리즈 제작사인 빅스톤 픽쳐스와 같은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가 지상파와 케이블 TV를 가지고 있는 거대 미디어 회사를 인수한 것입니다.
파라마운트는 CBS, 케이블채널 MTV 및 영화 제작과 배급을 담당하는 파라마운트픽처스 등을 보유한 대형 미디어 그룹입니다. 그럼에도 케이블 방송 산업의 침체로 오랫동안 적자가 누적되어 왔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반전을 꾀했으나, 파라마운트+는 수십억 달러 투자금만 허비한 돈 먹는 하마가 되었습니다.
이에 영화 '터미네이터' '미션 임파서블' '탑건: 매버릭' 등을 제작한 스타이댄스가 파라마운트를 합병하는 안을 제안했고, 파라마운트 이사회가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결국 최종 승인을 했습니다. 100년 역사의 파라마운트가 20년도 안된 스카이댄스에 팔린 역사적 사건입니다.
또 하나의 사건은 넷플릭스의 독주로 ‘스트리밍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넷플릭스는 2024년 2분기에 전분기 대비 8백만명의 구독자를 늘리며, 약 2.8억 명의 구독자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 이익이 40억 달러에 이르러 2019년 대비 7배 성장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시간점유율 게임에서도 경쟁사 대비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천문학적 적자를 보이는 경쟁사는 콘텐츠 투자에 예산을 줄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파라마운트나 HBO/Max 등은 더욱 움츠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도 기존 미디어의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TV 시청률이 5% 미만이 된지 오래이며, 특정 드라마의 경우 0%대 시청률도 기록 중입니다. 이미 한국 콘텐츠 시장은 유튜브와 넷플릭스, 틱톡이 점령한 지 오래입니다. 무성 영화가 유성 영화로, 흑백 영화가 풀칼라 영화로, 실사 영화에서 CG가 가미된 영화로 진화할 때마다 기존 진영의 인플루언서들은 거센 반발을 보였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유성 영화를 거부했던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기존 미디어 붕괴가 이제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층화된 콘텐츠 창작의 장벽이 AI 기술로 낮아질수록 이제 모든 채널이 향유의 공간이 되고, Hyper-personalization의 흐름이 더 거세질 것입니다. 유튜브가 취향 기반 라디오를 만드려 하고,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가 AI 추천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어떻게 변화할지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해야 합니다. 일단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해야 합니다. ‘Just do it’보다 ’Think first’입니다. 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저자의 울림 있는 조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던 것을 멈추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AI 덕분에 기존에 익숙해졌던 모든 문법이 더 빠르게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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