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 올림픽이 마침내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목표를 5개로 잡았는데요. 선수들이 분투해 역대 최다인 13개를 거머쥐며 당당히 8위를 차지했습니다. 벌써 다음 올림픽을 기대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다음은 2028년 7월 14일~30일 미국 LA에서 열리는데요.
개인적으로 LA 올림픽을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UAM (Urban Air Mobility) 때문입니다. LA 올림픽에서는 UAM 시스템이 작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사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이런 기대감이 없지는 않았는데, 이뤄질 듯하다 그쳤어요.
그래서 오늘은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를 활용해 교통 체증을 피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UAM 소식을 말씀드릴게요.
1. 2028년 LA에 eVTOL이 등장할까
이번 파리 올림픽은 UAM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바로 독일의 볼로콥터와 공항 운영 기업 프랑스 ADP그룹이 파리에 처음으로 수직이착륙(eVTOL)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2. eVTOL을 둘러싼 시선
eVTOL은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륙하고 착륙할 수 있는 미래형 모빌리티인데요. 작은 비행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도심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빠르게 이동시키는 데 사용됩니다. 또 UAM은 도심 내에서 eVTOL 같은 작은 비행기를 이용해 교통 체증을 피하면서 빠르게 이동하는 교통 방식 자체를 말합니다.
아쉽게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화려한 eVTOL 부상을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이 상업 인증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에 볼로콥터는 부랴 부랴 파리 도심에서 eVTOL을 선보일 수 있는 비상업적 시범 비행을 추진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항공안전청이 볼로콥터에 단 1회성 비행만을 허가했습니다. 그것도 센강 선박에 eVTOL을 올려놓고, 강에서만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안전 논란이 그치지 않으면서 이 마저도 무산 됐다는 점입니다. 결국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장 전에 잠시 올렸다 내렸다 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3. 오래된 규제, 빠른 중국
볼로콥터의 야심 찬 도심 상용 서비스 계획이 불발된 것인데요. 기술은 준비됐지만,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행 규제는 대다수 헬리콥터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이륙 준비 중입니다. 미국에서는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보잉 자회사 위스크(Wisk),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 등이 있고요. 중국에는 이항(EHang)이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현대차와 한화시스템 대한항공등이 있습니다.
해외 상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올 6월 아처 에비에이션이 실리콘밸리에서 에어택시 네트워크를 설계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조비 에비에이션이 지난달 523마일의 수소 동력 비행을 한 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국계 이항은 일본과 아랍에미리트에서 승객을 태운 시범 비행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4. 공동 법안에 쏠린 눈
미국과 유럽도 중국보다 늦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긴 압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이 공동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유럽 민심은 조종사 없이 비행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러다 최소 7년은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곧 실시할 2단계 사업에서는 실제 도심에서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가장 분주한 곳은 LA입니다. 2028년 올림픽을 계기로 LA가 전기 교통 분야의 리더로서 위상을 과시하려고 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이노베이트 28'을 발표하고 "2028년 올림픽에서는 에어택시가 수요가 많기 때문에, FAA가 그 임무를 함께 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항공청 말대로 2028년을 정점으로 도심 하늘을 eVTOL이 수놓을 수 있을지는 좀 더 봐야 할 듯합니다. 정부의 변심이 잦기 때문입니다.
5. 육해공을 누빌 새로운 드론들
얼마 전에는 무인이동체 산업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도 수많은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현재 eVTOL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안전성과 수익 모델이었습니다. 비용을 낮추려면 자율주행 형태로 비행을 해야 합니다. 조종사 인건비 때문인데요. 하지만 사람이 조종하지 않는다면, 안전 우려가 있다는 것이 교통 당국 판단입니다. eVTOL은 추락 시, 낙하산이 펼치도록 돼 있습니다.
6. "사람 대신 화물을!"
eVTOL은 도심 내에서는 택시와 가격 경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헬리콥터 조종사가 조종한다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그럼 사람이 아닌 화물이라도 운송하면 되지”라는, 아이디어들이 꽤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육공분리합체형 배송용 무인이동체라는 다소 이름이 긴 드론을 들고 나왔는데요. 이 드론은 15kg 화물을 싣고 전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매우 빠른 배송이 필요한 긴급 상황이라고 해볼게요. 예를 들어, 심장 이식 수술에서 배송 골든타임은 4시간입니다. 이때 육공 드론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화물이 비행 드론에 실려 최장 100km까지 이동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km 구간은 자율주행 육상 로봇이 배송합니다.
또 이날 1인용 드론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볼트라인이라는 한 중소기업이 skyla v2.0을 선보였습니다. 최대 120kg까지 탑재할 수 있는데요. 최대 시속 90km로 20분간 비행이 가능합니다. 현장 관계자분께 물어보니 긴급 구조용이나 레저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요. 이미 십 수 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7. 심해를 기어다니는 드론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크랩스터를 들고 나왔습니다. 몇 년 전 개발한 로봇인데요. 최대 수심 200m까지 내려가 게(Crab) 발로 기어 다니면서 반경 100m 이내 물체를 식별하고 로봇 팔로 물체를 채취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최대 6000m에서 활동할 수 있는 CR6000을 내놓았고, 2027년에는 기뢰탐색 수중보행로봇을 개발해 발표한다는 구상입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역시 드론 비행체에 진심이었습니다. 공군은 첨단 전투기인 KF-21에 다목적 무인기와 무인전투기를 함께 배치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는데요. 사람 조종사가 조작하는 KF-21 뒤를, 다목적 무인기와 무인 전투기가 따라가는 시스템입니다. 무인전투기는 반복적 임무를 수행하는 고성능 기체이고요. 다목적 무인기는 자폭 공격 등에 동원되는 소모성 무인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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