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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국제증시

WWDC 2024로 AI회사가 된 애플 (feat. 애플 지능의 탄생)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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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24로 AI회사가 된 애플 (feat. 애플 지능의 탄생)
WWDC 2024로 AI회사가 된 애플 (feat. 애플 지능의 탄생)

 

1. 애플 지능(Apple Intelligence)의 탄생

애플 WWDC2024의 내용. 사실 블룸버그의 보도로 많은 부분이 유출되었는데요. WWDC2024는 과연 유출된 내용을 애플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로 엮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2시간 동안 사전 녹화된 영상을 틀어주고 함께 시청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프라이즈도 없었어요. 하지만 애플이 AI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가져올지를 엄청나게 고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애플은 애플 생태계 기기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관통하는 생성형AI를 '애플지능(Apple Intelligence)'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앞으로 AI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애플지능이라고 부르겠다는 애플의 '애플중심적 사고'가 눈에 띄었는데요.

 

AI가 소비자들에게 쓸모 있는 서비스로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애플은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바로 개인화. 애플은 이를 Personal Context라고 설명했어요. AI가 개인의 사적인 대화 및 경험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고객들에게 가장 쓸모 있는 AI가 된다는 것.

 

그러나 소비자 개인화를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가져와야 하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예민할 수가 있죠. 문제는 생성형AI는 모델의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아이폰 등 디바이스에서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에요. 이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데이터센터(클라우드)로 보내서 이를 연산시키고 다시 가져오는 절차가 필요해요.

 

이를 위해서 애플은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로 했어요. 자신들의 AI반도체가 탑재된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고객의 데이터는 여기서만 처리하기로 한 것. 그 이름은 바로 Private Cloud Compute라고 정했습니다. 그래서 온디바이스로 애플 반도체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온디바이스에서, 높은 연산이 필요한 것은 클라우드로 보내는 하이브리드 AI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고객의 정보를 가져와서 어떤 것을 하느냐면요.

첫 번째. 시리가 좀 더 개인화된 비서가 됩니다. 생성형AI가 고객을 좀 더 잘 이해해서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줘요. 내 말을 잘 알아듣는 개인용 비서를 만드는 것이 애플의 목표.

 

둘째 앱에 실제 명령을 내리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현재는 시리와 AI를 가지고 애플이 직접 만든 앱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드파티앱(우버나 배민 같은)에도 확장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고객의 데이터를 획득했습니다. 여기까지 들으신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너무 당연한 것 아니야? 혁신이 어딨 지? 삼성 갤럭시와 구글, 오픈AI가 생각하고 먼저 공개했던 거 아니야? '이번에도 혁신은 없는 거 아냐?'  맞아요.

 

그런데 애플의 AI 진입을 AI 경쟁이 아니라 디바이스 생태계 경쟁이라고 보면 저는 매우 위협적이고 강력한 애플의 또 하나의 락인(생태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 요소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개인데이터가 필요한데요. 이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애플과 구글 정도? 애플은 디바이스에 저장된 데이터, 메일,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어요. 구글도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 저장된 데이터, 지메일 등에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꺼이 고객이 자신의 데이터를 애플에게 맡길 것인지하는 문제인데 애플은 이를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푸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집착(!) 덕분에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죠.

 

구글도 자신의 생태계에 있는 데이터를 고객의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애플과 달리 구글은 스마트폰 디바이스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다른 제조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이건 반대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는 AI와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구글에 의존하고 있죠.

 

이건 PC 쪽도 마찬가지인데요.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서 고객의 인터넷 사용정보를 갖고 있긴 하지만, PC에 저장된 데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에 더 많죠. 애플은 아이폰-맥-아이패드가 하나의 생태계로 개인정보가 공유되는데, 구글이나 삼성,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디바이스에 갇혀 서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어요. 일부 공유는 되겠지만.. 애플만큼 강력하지 않아요. 개인화된 AI가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킬러 서비스가 된다면 이 데이터확보가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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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챗GPT 탑재한 시리.. 언제 오시리?

여기서 잠깐.. 글을 읽다가 궁금하신 분이 있을 것 같아요. 오픈AI와 '샘 올트먼'은 어디에? 오픈AI와 애플이 협력한다고 했는데? WWDC 현장에는 샘 올트먼이 등장했습니다. 그는 제일 앞줄에 앉아서 '함께' 방송을 시청했습니다. 하지만 키노트 영상에 등장하거나 깜짝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공식적으로 애플과 오픈AI의 파트너십은 발표되었어요. 시리에는 챗GPT가 들어가서 시리에게 챗GPT를 통한 질문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애플이 개발한 AI 중에서 어느 것이 애플이 직접 개발한 AI이고, 어느 것이 오픈AI의 GPT 기술을 가져온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AI가 텍스트와 이미지를 이해하고, 이미지와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등 생성형AI의 주요 기능이 애플기기에 도입됩니다. 하지만 애플은 '올해 하반기부터 GPT-4o가 시리에 도입된다'라고 말했고 다른 AI도 향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죠. 오픈AI는 여러 파트너 중 하나라고 명확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에요.

 

삼성전자 갤럭시AI의 경우 온디바이스로 처리되는 기술은 대부분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한 AI가, 클라우드로 처리되는 기술은 구글의 제미나이로 작동됐는데요. 애플도 동일한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3. 애플이 제시하는 모바일AI의 모습

지난번에 현재 테크의 흐름은 AI를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할지 온디바이스로 처리할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애플은 이번 WWDC2024에서 이런 질문에 대해서 답을 내린 것 같습니다. 이를 문답으로 정리해 볼게요.

 

1) 챗GPT 같은 생성형AI, 아이폰에서 구동이 안되는데

온디바이스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애플 디바이스에서 처리하고, 처리량이 큰 것은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하이브리드로 하자.

 

2) 정보가 클라우드로 가면 고객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우리 고객 데이터 괜찮을까?

우리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거기서만 고객 데이터가 처리되도록 하자.

 

3) 시리가 엉뚱한 대답 하면 어떻게 해?

개인화된 정보를 가지고 하면 될 거야. 일단은 AI 내놓고 테스트를 거쳐서 내년에 정교화시키자. 더 이상 우리가 AI에 대해서 뒤쳐진다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4) 생성형AI 그 비싼 걸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해?

기본적인 건 우리가 만들고, 어려운 건 일단 챗GPT에 맡겨. 근데 GPT말고 다른 것도 들어올 수 있게 하자.

 

어떻게 보면 이런 응답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를 공개하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들에 업데이트를 하면서 선택한 방향과 같아요. 결국 하이브리드로 생성형AI를 돌릴 수밖에 없고, 외부업체의 AI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하지만 애플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가져올 수 있고, 이를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거기에서만 돌리겠다는 계획. 개인화된 AI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개인 데이터'와 '보안'임을 애플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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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애플의 이번 발표와 개인화된 AI에 대해서 제가 받은 중요한 인상.

바로 'J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에요. MBTI에서 자신의 생활이나 업무를 정해진 대로 계획하고 이에 맞춰 행동하는 성향을 'J'라고 표현하는데요. 개인화된 AI에게 중요한 것은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충실하게 데이터로 정리해 놓는 것이에요. 고객의 일정을 비롯한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고, 레이블링이 되어있으면 생성형AI는 이것을 학습해서 매우 효율적인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개인의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고 'P'처럼 즉흥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아무리 뛰어난 AI가 등장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경험하는 AI의 성능은 별로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마찬가지. 개인과 기업의 데이터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기록하도록 만드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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