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쟁쟁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집단입니다. 그런데, 최근 SK그룹이 큰 위기를 맞았는데요. 10년 넘게 회사를 이끈 부회장단 4인을 물갈이한 데 이어, 계열사 정리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할 정도죠.
1. 위기의 진원지, SK온
1) 골칫덩이 SK온
SK그룹의 위기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에서 시작됐습니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독립한 SK온은 출범 후 20조 원의 지원을 받았지만, 독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누적 적자만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올해 1분기에도 3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습니다.
2) 적자 이유가 뭐야?
적자 누적의 원인은 낮은 수율(생산량 대비 양품 비율)입니다. 배터리 업계의 후발주자인 SK온은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 동시다발적으로 공장을 지으며 추격에 나섰는데요. 확장에 너무 서두른 나머지 초기 공장 수율이 70~80%로 매우 낮았습니다. 100개를 만들면 팔 수 있는 건 70~80개에 불과했던 거죠. 최근에야 90%대 수율로 끌어올리며 안정화되는 추세입니다.
3) 전기차 수요 둔화도 겹쳐
설상가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까지 겹쳤습니다. 흑자 달성은 더욱 미뤄질 전망인데요.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가 SK온과 함께 만든 켄터키 2 공장의 가동을 2026년 이후로 미루는 등 완성차 업체의 투자도 지연되죠.
2. 계열사 갈아엎는다
1) 사촌 경영 ON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건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의장입니다. 현재 그룹 내 컨트롤 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기도 한데요. 사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히는 최 의장은 219개에 달하는 그룹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대규모 인사에 나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2) 경영진, 다들 모여!
지난 28~29일, SK그룹 최고경영진 20여 명이 참여한 그룹 경영전략회의가 열렸습니다. 그 결과 2028년까지 100조 원 이상을 AI와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자산 매각, 중복 사업 통합 등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3) 시동 걸린 구조조정
이미 SK의 선택과 집중은 시작됐습니다. 최근 SK렌터카를 8,2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지주사인 SK그룹 역시 보유 중인 베트남 기업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죠. 배터리 분리막을 만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 역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4) SK온, 손 들고 서있어
SK온도 비상 경영을 선언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임원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하는 한편, 이번 분기 흑자 달성에 실패할 경우 임원 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는데요. 오전 7시 출근,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등도 시작했습니다.
3. 아직은 첩첩산중
1) SK온 살릴 묘책은?
SK그룹은 당장 SK온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합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합병이 유력하게 여겨지는데요. 다만 상장사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사 SK E&S간 합병 비율을 결정하는 게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죠.
2) 총수 이혼도 리스크야
최태원 회장의 오너리스크도 문제입니다. 당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요. 최 회장은 경영권 때문에 SK그룹 지주사 지분을 팔 수 없지만, 그 외엔 마땅히 다른 방안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법원에서 법리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3) 위기를 기회로?
구조조정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SK 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대폭 하락했습니다. 이에 국민연금공단은 저가매수 기회를 포착하고 SK 계열사 주식 매수에 나섰는데요. 연기금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는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 등이 이름 올렸고, 한동안 차익 실현을 위해 집중적으로 매도하던 SK하이닉스도 다시 매수에 나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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