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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거시경제

너무 싸게 팔아도 문제다 (feat. 중국의 덤핑)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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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싸게 팔아도 문제다 (feat. 중국의 덤핑)
너무 싸게 팔아도 문제다 (feat. 중국의 덤핑)

 

얼마 전부터 세계 언론이 또다시 중국을 둘러싼 무역 분쟁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중국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에 중국과 사이가 좋았던 나라, 나빴던 나라 할 것 없이 중국에 항의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중국이 물건을 지나치게 싸게 팔고 있어서입니다. ‘물건을 싸게 판다는데, 좋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세계 무역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1. 중국의 덤핑을 막아라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은 ‘중국이 덤핑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덤핑(dumping)은 ‘투기, 폐기’라는 뜻입니다. 물건을 마치 투기하듯, 시장에서 거래되던 기존 가격보다 훨씬 더 싸게 파는 행위를 말합니다. 국제무역에서 덤핑은 보통 국내에서 판매하고 남은 물건이나 재고품을 해외에 헐값에 팔아넘기는 걸 의미합니다.

 

최근 중국은 조선, 철강, 배터리 등의 품목을 과잉 생산하고, 남은 잉여 생산품은 해외에 저가로 수출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상대 교역국 입장에선 값싼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거의 밑지는 장사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상대가 덤핑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면 관세를 부과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는데, 이걸 ‘반덤핑’이라고 불립니다.

 

중국의 덤핑을 가장 먼저 견제하고 나선 건 역시 미국입니다. 지난 17일, 미국은 “중국이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철강을 생산해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세계시장에 덤핑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특히 해운·물류·조선 부문에 대해 중국의 덤핑 행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덤핑이 이뤄졌는지, 그리고 덤핑이 이뤄졌다면 불공정했는지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조사 결과 중국이 부당한 덤핑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철강에 평균 7.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걸 25%까지 올리라는 말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관세를 3배씩 올릴 수 있는 건 미국의 ‘무역법 301조’ 덕분입니다. 이 조항은 미국과 교역하는 상대국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행위로 인해 미국의 산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대통령 권한으로 무역 보복을 허용한 법입니다.

 

유럽연합(EU)도 중국의 덤핑 행위가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U는 오는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자전거, 풍력발전 터빈,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제품에 수입 제한과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그런데 중국은 물건 원래 싸게 팔잖아?

‘중국산 제품이 저렴한 건 어제오늘 일도 아닌데, 왜 갑자기 문제가 되는 거지?’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최근 들어서 중국산 저가 제품을 유독 견제하기 시작한 건, 중국이 단순 제조업뿐만 아니라 전기차, 재생에너지, 2차 전지 같은 첨단 산업에서도 높은 생산 능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중국에서 값싼 물건을 세계로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들의 제조업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특히 섬유, 완구, 금속 등 단순한 공산품 분야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월등했기 때문에 선진국이 중국을 이길 수가 없었고, 중국은 그대로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미국은 물론 제조업 강국인 한국·독일·일본의 공산품 생산액을 모두 합쳐도 중국이 만들어내는 공산품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는 제조업이 문제가 아니라, 첨단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기차나 재생에너지 등이 미래의 먹거리로 지목되기 때문에 국가들은 저마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산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또다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치고 나간다면, 다른 선진국들 입장에선 첨단 산업에서마저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 첨단 기술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여 왔습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 등을 제정한 것도 중국의 첨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뛰어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이어가자, 이제는 조선, 해운 등 기존 산업까지 광범위하게 견제하기로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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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국은 왜 과잉 생산을 할까?

팬데믹 시절,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봉쇄정책을 펼쳤습니다. 이 여파로 중국의 국내 경제활동은 극단적으로 위축됐고, 한때 중국 부동산 2위 회사였던 헝다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덮쳤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중국 사람들의 소비가 줄었고, 공장에서 만들어낸 물건이 팔리지 않고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남아도는 물건을 해외로 헐값에 팔아넘기게 된 겁니다.

 

4. '친중국' 국가들도 등 돌리는데...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심해지면서 기존에 중국과 사이가 좋던 국가들도 항의에 나섰습니다. 중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대표적인 ‘친중’ 국가인 브라질은 철강, 화학제품 등 최소 6개 분야에서 중국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라질 철강업계는 정부에 중국산 등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9.6%에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BRICS의 멤버인 인도도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5. '이건 아니지!' 반발하는 중국

물론 세계의 이런 반덤핑 조치에 중국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중국산 철강에 3배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날, 중국은 ‘이런 조치는 경제적 상식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중국 기업이 성장해 온 건, 덤핑 등 부적절한 방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술 혁신과 적극적인 시장 참여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제품의 저렴한 가격이 오히려 세계의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과연 이 무역 분쟁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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